'증인' 한동훈 "정진웅 폭행 충격에 구토…수면제 처방도"
입력: 2021.05.22 00:00 / 수정: 2021.05.22 06:36
한동훈 검사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의 폭행 관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한동훈 검사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의 폭행 관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전치 3주 진단' 의사 증언은 '오락가락'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의 독직폭행 혐의 피해자인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이 법정에 나와 두 사람 사이 물리적 충돌은 실수가 아닌 정 차장검사의 폭행 때문이었다고 증언했다. 의사가 입원 치료를 권했지만 "검찰 조직이 우스워질까 봐 입원하지 않았다"라고도 했다.

해당 의사 역시 법정에 나와 한 검사장이 심한 통증을 호소했다고 증언했지만, 긁힌 수준의 상처를 진단서상 '타박상'으로 표기한 정황이 드러나 변호인이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21일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 차장검사에 대한 속행 공판을 열어 한 검사장과 진단서를 끊어준 의사 A 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한 검사장은 지난해 7월 사건 당시 상황을 "변호인이 (서울) 강남에 계셔서 20~30분이면 오실 수 있으니 정 차장검사의 허락을 받아 (변호인에게 전화하기 위해) 전화를 집어 들었다"며 "휴대전화에 설정된 비밀번호를 손가락으로 누르고 있었는데 정 차장검사가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고 소리치며 제 몸 위에 올라타 밀어 눌렀다"고 묘사했다. 이어 "모두 스무 자리인 비밀번호를 서너 자리 누를 시점 정 차장검사가 제게 다가와 팔과 어깨를 잡았다. 본능적으로 방어 동작을 취하자 앉아 있던 소파가 뒤로 밀리면서 바닥으로 넘어졌다"며 "제 몸 위로 넘어진 정 차장검사가 제 손에서 휴대전화를 가져갔다"고 기억했다.

또 한 검사장은 '아아' 비명을 지르며 고통을 호소했는데도 정 차장검사가 계속 밀어붙였다며 "실수로 넘어졌다면 바로 일어났을 텐데 (넘어져 있던) 시간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중심을 잃었다면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겠느냐. 우연히 벌어진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증거인멸로 오해받을만한 행동을 했냐는 물음에는 "전혀 없었다. 수사팀이 5~6명 이상이 와 있었다"라며 "상식적으로 전화하려면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게 너무 당연한 이야기 아니냐. 전화 비밀번호 누르는 게 오해를 일으킬 거라 생각 못 했다"고 항변했다.

한 검사장은 사건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학교 졸업하고는 완력을 받은 적도 없었고, 전국적으로 중계되는 상황에서 몸이 충격을 받아서 그런지 병원 가자마자 여러 번 토했다"며 "의사가 입원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으나, 저도 검사고 정 차장검사도 검사인데 이미 (정 차장검사의 입원 사진이) 공개된 상황에서 저까지 입원하면 검찰 조직이 우스워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건강하지만, 사건 직후에는 상당 기간 잠을 이루지 못해 약효가 강한 수면제를 처방받았다고도 덧붙였다.

독직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독직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이날 공판에는 한 검사장에게 전치 3주의 상해 진단서를 작성하고 입원을 권했던 의사도 증인으로 나왔다. 지난해 7월 29일과 31일 내원한 한 검사장을 진료한 의사 A 씨는 "(한 검사장이) 최초 진료 당시 어깨와 목, 날개뼈와 견갑골,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가슴이 답답하고 구역질을 하는 증상도 있었다"며 "한 검사장이 많이 아파하고 구역질을 해 입원 치료를 권했지만 한 검사장이 사정상 통원 치료받고 싶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또 환자의 통증을 상중하로 나눌 때, 한 검사장은 '중상' 이상의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상'은 통증이 심해 아예 팔 등을 움직이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는 A 씨가 애초 발급한 진단서는 물론, 검찰에 출석해서 한 진술과도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한 검사장이 '타박상'을 입었다는 내용에 관해 변호인이 집중적으로 추궁하자, A 씨의 증언은 다소 꼬이기 시작했다. 타박상이란 외부 충격으로 근육이 손상돼 출혈과 부종이 발생하는 상처로, A 씨는 "(내원 당시) 무언가에 쓸려 붉어지고 부은 타박상이 있었다"고 법정에서도 밝혔다.

변호인은 사건 직후 한 검사장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 갈무리를 제시하며 "긁힌 자국은 있지만 이마저도 두 시간이 경과한 뒤부터는 알 수 없을 수준이던데, 일곱 시간이나 경과해 병원에 왔을 때는 상처가 선명해지고 붓기까지 했다는 건가"라고 물었다. 서울대 의학 정보에 기재된 타박상의 정의를 언급하며 "한 검사장이 내원했을 때 팔 부위가 멍들고 부어 있었느냐"고 추궁하기도 했다. 이에 A 씨가 "제가 부었다고는 안 한 것 같다"고 답하자 변호인은 "증인은 지금 법정에서는 찰과상이라고 진술을 바꿨지만 검찰에서 부었다고, 타박상이라고까지 이야기했다"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A 씨는 "찰과상으로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며 기존 증언 내용을 정정했다. 찰과상이란 피부 표면의 긁힌 상처를 말한다.

이어 변호인은 한 검사장의 경추부를 촬영한 엑스레이 영상을 제시했다. 앞서 A 씨는 최초 진료 당시 통증에 따른 근육 경직으로 한 검사장의 경추부가 정상인보다 완만하다고 진단했다. 변호인은 실제 일자목·거북목 환자의 엑스레이 사진을 함께 내보이며 "한 검사장의 경추부는 정상적 경추부와 별 차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A 씨는 "(한 검사장의) 상부 경추부로 갈수록 정상적인 커브 모양이 사라지는 걸로 판단된다"라며 "인터넷에는 명확하고 극단적인 사례만 올린다"라고 해명했다.

이 사건 다음 재판은 6월 28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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