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속으로'…검찰 칼끝 다시 조국 노린다
입력: 2021.05.17 05:00 / 수정: 2021.05.17 05:00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당시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공소장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등장해 논란이다./더팩트 DB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당시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공소장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등장해 논란이다./더팩트 DB

'김학의 출금 수사' 외압 의심…공소장 유출로 일파만파

[더팩트ㅣ박나영 기자]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당시 외압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공소장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등장해 논란이다. 검찰이 조 전 장관을 직접 수사할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공소장 유출 의혹 진상조사도 이어지면서 파장이 더 커질 듯하다.

발단은 지난 14일 중앙일보 단독보도였다. 이 지검장의 공소장에 조국 전 장관(당시 민정수석)이 출금 수사 외압에 개입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는 게 뼈대다.

공소장에는 당시 이규원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가 안양지청이 자신을 수사한다는 걸 알고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광철 당시 민정비서실 선임행정관에게 알렸고 이 비서관은 조국 민정수석에게 이 검사가 곧 미국에 유학을 갈 예정이라며 "수사를 받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적시됐다. 이후 조 수석이 다시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알리면서 수사를 막았다고 검찰은 의심한다.

조 전 장관은 자신의 SNS에 "이 사건과 관련해 어떤 압박도 지시도 한 적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이미 자녀 입시와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으로 조 전 장관을 재판에 넘겼고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놓고도 수사 대상(불기소 처분)에 올렸다. 이 지검장의 기소 후 다시 조 전 장관을 겨냥하는 흐름이다. 검찰이 조 전 장관이 수사 외압은 물론 2019년 3월 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 조치에도 관여했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라는 동아일보 보도까지 나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14일 대검찰청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공소장이 언론에 공개된 것과 관련해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뉴시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14일 대검찰청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공소장이 언론에 공개된 것과 관련해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뉴시스

일단 수사외압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공이 넘어갔다. 검찰이 수사외압 의혹을 놓고 윤대진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현철 수원지검 안양지청장·배용원 안양지청 차장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했기 때문이다. 조 전 장관은 이들의 혐의 대목에서 등장한다.

공수처는 현재 수사검사 5명을 조희연 교육감 해직교사 특채 의혹 사건 수사에 투입했고 6명은 법무연수원 4주 교육에 참가시켰다. 이 사건을 당장 들여다보기에는 형편이 여의치 않다. 이 때문에 검찰이 이성윤 지검장 사건을 공수처에 넘겼다가 수사여력 부족으로 재이첩 받았던 전례가 되풀이될 수 있다.

다만 공소장 유출 의혹과 새 검찰총장 임명·인사와 맞물려 파열음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검은 지난 14일 감찰부 검찰 1,3과와 정보통신과를 투입해 이 지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이 지검장 변호인이 직권남용 사건 공소장을 받기도 전에 그대로 공소장이 불법 유출됐다는 의혹이 있다"며 진상을 밝히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박 장관은 김학의 출금 사건 수사 내내 피의사실공표 의혹을 여러차례 지적했으며 이 지검장 기소 역시 '억지춘향'이라고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공소장 유출 건을 계기로 강경 대응에 나설 거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이 조 전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도 조사하지 않고 공소장에 사실상 공범으로 못박은데다 외부 유출까지 되면서 '정치적 수사'라는 입방아에도 오르내릴 수밖에 없게 됐다.

오는 25일 쯤으로 예상되는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조 전 장관 수사 쟁점화가 불가피하다. 김 후보도 불법 출금 사건으로 서면조사를 받은 적이 있어 야당의 집중포화가 예상된다. 김 후보가 장관으로 임명돼도 김학의 수사팀을 둘러싼 첫 인사가 '폭풍의 눈'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bohen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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