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오늘 두번째 기로…수사심의위 15명에 달렸다
입력: 2021.05.10 05:00 / 수정: 2021.05.10 05:00
10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사건을 심의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린다. /뉴시스
10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사건을 심의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린다. /뉴시스

김오수 후보자 임명 전 사건 마무리 예상

[더팩트ㅣ박나영 기자] 10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사건을 심의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린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수사 당시 외압을 행사한 의혹을 계속 수사할지, 기소 할지를 놓고 판단을 내린다. 검찰총장 후보에서 탈락한 그가 재판을 받는 운명에도 처할지 관심이 모인다.

수사심의위는 이날 오후 2시 회의를 열어 이 지검장 사건을 심의한다.

심의위에는 이 지검장(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게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전 안양지청 검사가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이 지검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를 막았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이 지검장도 직접 출석해 반박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수사심의위는 외부 전문가들이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 수사 과정 심의 및 사법처리 여부 등을 논의하는 기구다. 대검은 법조계, 학계, 언론계, 문화·예술계 등 각계 전문가 150∼250명 중 추첨을 통해 15명의 위원을 선정해 위원회를 구성했다.

수사심의위 판단은 권고일 뿐 구속력이 없다. 이에 검찰이 수사심의위의 결론과 무관하게 이 지검장을 기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사건을 맡아온 수원지검 수사팀은 이미 기소 방침을 정했고 대검도 수사팀과 의견이 일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 지검장이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린 후 수사심의위가 개최되면 기소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검찰총장 후보로 오른 인물을 기소할 경우 대통령 인사권 침해 논란을 불러올 수 있어 기소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이 지검장은 최종 후보군에서 제외되면서 수사팀의 부담이 사라진 셈이다.

수사심의위가 불기소를 권고한다면 역풍이 불 수도 있다. 검찰이 이 지검장의 검찰총장 발탁을 저지하기 위해 '표적수사'를 벌였다는 주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지검장이 검찰총장직과는 멀어졌지만 서울중앙지검장 유임이나 고검장 승진이 거론되는 점도 어떤 의미든 변수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이선화 기자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이선화 기자

검찰이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전 판단을 서두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 후보자는 이 사건을 놓고 서면조사를 받았기 때문에 수사를 지휘하는 위치에 오르면 이해충돌 소지가 생긴다. 김 후보자는 앞서 지난 4일 "현재 진행 중인 (김학의 출금) 사건은 일체 보고를 받지 않을 방침"이라며 "이해충돌 사건은 총장에 취임하면 규정에 따라 회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최근 전국 주요 검찰청에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을 보고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도 차기 검찰총장 임명 전 주요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뜻이라는 분석이다. 반부패강력부는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맡고 있는 수원지검, 월성 원전 경제성평가 조작 의혹 등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 등에서 자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검장은 지난달 22일 "일반 국민들의 시각을 통해 이 지검장이나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안양지청에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는 점이 분명히 규명될 것"이라며 수원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 그러자 오인서 수원고검장은 "사건 관계인 신청의 경우 절차가 오래 걸린다"며 대검에 직접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하면서 신속한 진행을 요청했다.

대검은 이를 받아들여 수사심의위 소집을 결정하면서, 수사팀과 피의자의 공통 요청 대상인 '공소제기 여부' 뿐만 아니라 피의자 요청 사안인 '수사계속 여부'까지 심의 대상에 포함시켰다.


bohen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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