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척해진 이재용 "공소사실 인정 못 해"
입력: 2021.04.22 18:13 / 수정: 2021.04.22 18:13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의혹 사건의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직접 밝혔다. /이동률 기자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의혹 사건의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직접 밝혔다. /이동률 기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 첫 공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의혹 사건의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직접 밝혔다. 최근 충수염 수술을 받은 이 부회장은 평소보다 야윈 모습이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박사랑·권성수 부장판사)는 22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부회장 등 전·현직 삼성그룹 관계자 11명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검찰은 "총수 이 부회장을 필두로 미래전략실 관련자들은 이 부회장의 지배권 승계를 계획하고 실행했다"며 "그 과정에서 삼성물산과 그 주주에 대해 업무상 배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피고인 측은 두 회사의 합병은 적법하게 이뤄졌고, 오히려 삼성물산 경영 안정화에 도움이 됐다고 맞섰다.

변호인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은 2015년 5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됐다"며 "주주와 채권자, 이해당사자 의견을 조율하고 그 권리를 보호하는 등 여러 절차와 규정에 따라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또 변호인은 "검찰은 합병 목적으로 지배력 강화와 동시에 승계를 위한 후속 작업을 들고 있지만, 사업·경영상 이 사건 합병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삼성물산은 합병 이후 그룹 지분이 40% 가까이 증가해 경영권 안정화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는 정식 공판으로, 이 부회장을 비롯한 피고인 11명은 모두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평소보다 수척한 모습의 이 부회장은 수의가 아닌 정장 차림이었지만, 재킷에는 서울구치소 수용자용 스티커가 부착됐다.

이 부회장은 직업이 삼성전자 부회장이 맞냐는 재판부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공소사실에 대한 검찰·변호인의 의견 진술이 끝난 뒤, 공소사실을 인정하냐는 재판부의 물음에는 잠시 머뭇거리다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최치훈·김신 전 삼성물산 대표 등도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 부회장 등은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9월 기소됐다. 구체적으로는 자본시장법상 부정 거래 행위 및 시세 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가 적용됐다.

이 사건 첫 공판은 지난달 25일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 부회장이 충수염 진단을 받고 응급수술을 받으면서 이날로 미뤄졌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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