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65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사진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뉴시스 |
65세 이상 요양병원·시설 28만8000명…당국, '접종 권고' 유지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오늘부터 65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다만 지난달 접종이 시작된 뒤 알려진 국내외 이상반응 사례 때문에 고령층 접종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진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접종의 이득이 위험성보다 더 크다는 판단 아래 접종을 적극 권고한다는 입장이다.
23일 당국에 따르면 이날부터 전국 65세 이상 요양병원·시설 입소자·종사자를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진행된다.
이들은 당초 1차 접종 대상자였지만 당국의 65세 이상 보류 결정에 따라 대상에서 제외됐던 인원이다. 기존 65세 미만 접종 인원과 동일하게 요양병원은 자체 접종, 요양시설은 방문 접종 방식으로 진행한다.
전체 대상자는 약 37만5000명이지만 이 중 약 3/4만 접종을 하게 된다. 당국이 동의 여부를 조사한 결과 76.9%인 28만8000여 명만 접종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시설별로 요양병원 동의율은 75.2%, 요양시설은 78.7%다.
이는 첫 접종 대상인 65세 미만 요양병원·시설 인원의 동의율보다 15%P 이상 낮은 수치다. 당시 동의율은 93.6%였다.
지난달 국내에서 접종이 시작된 뒤 두자릿 수 사망자가 발생하고,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혈전증 이상반응 사례가 보고된 데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또 전날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접종 뒤 아나필락시스 1건, 중증 사례 1건에 대해 접종과 연관성이 인정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앞서 유럽의약품청(EMA)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혈전의 전체적인 위험 증가와 관련돼 있지는 않지만 매우 드문 종류의 혈전의 경우 관련성을 명확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오늘부터 65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2월 26일 서울 도봉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요양병원·요양시설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방역당국은 이런 판단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접종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 발표한 2분기 접종 계획을 살펴보면 상반기까지 총 1200만 명 이상이 접종을 받게 되며, 이 중 75세 이상 364만 명 등 몇몇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국민들은 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게 된다.
최은화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세계보건기구, 유럽의약품청, 영국 의약품규제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보고된 혈액응고 장애를 분석한 의학적 근거와 결론을 검토한 결과, (이 기관들의) 입장과 동일하게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위험이 지속되고 있는 현 국내 상황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지속해야 된다고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시험과 실제 의료현장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중증 감염과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백신으로, 예방접종을 통해 얻는 이득이 부작용 위험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유럽에서 발생한 혈전과 혈소판 감소가 함께 동반되는 파종성 혈관 내 응고 장애와 뇌정맥동혈전증은 각각 100만 명당 1명 내외의 빈도로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사례로, 백신과의 인과관계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코로나19 백신처럼 많은 사람이 맞는 백신의 경우 이렇게 드문 증상도 접종 시점과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입원환자나 입소자는 아마 기저질환, 건강상태, 연령 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며 "인플루엔자 예방접종도 접종률이 70~80% 정도를 보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밝혔다.
서은숙 예방접종피해조사반 위원은 "접종을 결정할 때 이 백신의 효과가 실제 의료현장에서 80% 이상의 중증감염과 사망을 줄인 예방효과가 있었다는 것을 고려했으면 한다"며 "부작용 위험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았지만, 100만 명당 1명 내외의 정도로 매우 드문 사례고, 충분히 교육하고 주의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중증감염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는 분들은 접종을 받아야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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