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2018년 11월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부산 형제복지원사건'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사과한 뒤 이들의 사연을 듣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시스 |
대법 "비상상고 사유에 해당 안돼" 기각
[더팩트ㅣ박나영 기자] 부랑자를 선도한다는 명분으로 1970~1980년대 감금, 강제노역, 암매장 등을 자행한 형제복지원 원장 고 박인근씨의 무죄 판결을 취소해달라며 검찰이 제기한 비상상고를 대법원이 기각한 데 대해 검찰이 아쉬움을 표했다.
대검은 11일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대표적인 인권유린 사건으로 대법원의 인용 판결을 기대하였으나, 비상상고 신청이 기각돼 아쉽다"고 밝혔다.
대검은 "법무부 '검찰 과거사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검찰총장이 피해자들을 만나 사과하고, 무죄 판결을 시정하고자 비상상고를 제기한 후 재판과정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했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특수감금 혐의로 기소돼 무죄를 확정받은 박씨의 비상상고심에서 기각 판결을 내렸다고 이날 밝혔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은 비상상고의 사유로 정한 '그 사건의 심판이 법령을 위반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비상상고는 확정판결을 대상으로 하며, 심리 과정이나 재판에 '법령 위반'이 있을 경우 허용된다.
검찰은 1987년 박씨를 업무상 횡령·특수감금 등 혐의로 기소했지만 대법은 정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었다며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검찰의 부실·축소 수사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됐고 이 사건을 조사한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2018년 4월 위헌적인 내무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은 불법감금에 해당한다며 검찰에 사건 재조사를 권고했다. 검찰은 권고에 따라 진상조사를 벌여 당시 불법 수용과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결론 내렸고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비상상고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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