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경영진의 펀드 사기와 정·관계 로비 의혹의 한 축인 선박 부품 제조업체 해덕파워웨이(해덕) 핵심 관계자가 구속을 피했다. /배정한 기자 |
"피의자 역할·관여 정도 다툼 여지"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경영진의 펀드 사기와 정·관계 로비 의혹의 한 축인 선박 부품 제조업체 해덕파워웨이(해덕) 핵심 관계자가 구속을 피했다.
김태균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8일 해덕 자회사 세보테크 전 부회장인 고모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태균 부장판사는 "범죄혐의사실 중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사안이 중하나 이 사건 횡령 및 배임 행위 등에 관한 피의자의 구체적인 역할과 관여 정도 등은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의 내용과 수사의 경과, 피의자가 수회에 걸친 수사기관의 임의소환에 성실히 응한 점, 피의자의 주거, 가족관계 등에 비춰 보면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주민철 부장검사)는 고 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고 씨는 지난해 11월 재판에 넘겨진 해덕 전 대표이사 박모 씨와 코스닥 상장사 M사 전 최대 주주인 오모 씨 등의 공소장에 공범으로 적시된 인물이다.
이들은 한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하기 위해 세보테크 회삿돈 30억 원을 빼돌려 자금을 마련한 의혹 등을 받는다.
검찰은 김재현 당시 옵티머스 대표와 해덕 관계자 등 4명을 기소했지만 고 씨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함께 기소하지는 않았다.
한편 해덕은 2018년 옵티머스에 회삿돈 약 37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업체다. 이 돈은 옵티머스 자금세탁 창구로 의심받는 셉틸리언으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셉틸리언이 최대 지분을 소유한 화성산업은 해덕을 인수했고, 화성산업 대표로 있던 박 씨는 2019년 초 해덕 대표가 됐다. 이에 따라 옵티머스가 화성산업을 이용해 무자본 인수합병 수법으로 해덕 경영권을 장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해덕은 정관계 로비 창구로 의심받고 있다. 또 다른 핵심 인물인 윤모 변호사는 해덕을 인수한 화성산업의 감사를 지낸 것으로 전해졌는데 그의 아내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은 해덕의 사외이사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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