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김학의 카드' 쥔 윤석열…靑 강제수사할까
입력: 2021.01.24 00:00 / 수정: 2021.01.24 00:00
청와대와 전면전을 벌일지는 수사 진행상황과 수사팀의 의견이 우선이겠지만 결국 윤석열 검찰총장의 결단에 달렸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인다./남용희 기자
청와대와 전면전을 벌일지는 수사 진행상황과 수사팀의 의견이 우선이겠지만 결국 윤석열 검찰총장의 결단에 달렸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인다./남용희 기자

문재인정부 들어 압수수색 4번

[더팩트ㅣ박나영 기자] '김학의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이틀에 걸쳐 법무부 등을 전방위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을 꾸린지 일주일여 만에 강제수사로 전환되는 등 긴박한 분위기다. 검찰의 수사의지가 확인되면서 법조계 안팎에서는 청와대도 사정권 안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와 전면전을 벌일지는 수사 진행상황과 수사팀의 의견이 우선이겠지만 결국 윤석열 검찰총장의 결단에 달렸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인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 5부는 21~22일 이틀간 법무부에 대한 전방위적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칼날이 법무부 고위 간부를 넘어 윗선으로 타고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이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제기된 모든 의혹을 확인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안양지청에서 수사 중이던 김학의 사건을 수원지검 본청으로 재배당하고 신속히 대규모 압수수색에 나선 것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의지가 확인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청와대까지 강제수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출금금지 의혹의 중심인물인 이규원 검사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같은 법무법인에 근무한 친분으로 잘 알려졌다. 이 검사의 과거사진상조사단 파견도 이 비서관이 추천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비서관이 당시 검찰 과거사 조사 작업을 주도했다는 말도 있다. 국민의힘은 청와대 개입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청와대 강제수사는 갈등을 피하기는 힘들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검찰은 청와대에 압수수색 영장을 4번 집행했다. 2018년 12월 민간인 사찰 의혹 수사와 관련해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과 반부패비서관실 등이 첫 압수수색 대상이었다. 당시 청와대는 "성실히 협조했다"는 입장을 냈다. 이후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 당시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이 두 번의 압수수색은 서울동부지검이 집행했다. 공교롭게 당시 수사 지휘라인인 한찬석 동부지검장, 권순철 차장, 주진우 부장검사는 현재 모두 옷을 벗었다.

뇌물수수·성범죄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차관이 2019년 5월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뇌물수수·성범죄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차관이 2019년 5월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윤석열 총장 취임 뒤인 2019년 12월 4일 집행된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대통령비서실 압수수색에서는 뒷말이 많았다. 김태우 전 수사관이 폭로를 하면 청와대가 반박하는 '진실게임'이 이어지던 때다. 당시 청와대는 "비위 혐의가 있는 제보자 김태우의 진술에 의존해 검찰이 국가중요시설인 청와대를 거듭해 압수수색한 것은 유감"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1년 전 요청한 자료와 차이가 없는데다, '피의사실 공표 금지 제도가 시행되고 있음을 명심하라'며 공개 경고한 다음 날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며 반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로부터 한달 후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다시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영장내용을 두고 청와대와 신경전을 벌이다 8시간여 만에 철수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윤석열 라인'이 모두 교체된 검사장급 인사 이틀 만에 이뤄졌다. 청와대는 압수 대상을 특정하지 않았다며 협조하지 않는 등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국민의힘의 수사의뢰 이후 수사에 가속이 붙은 '김학의 출금' 수사가 청와대까지 뻗어나갈 경우 '정치적 보복 수사'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첫 법무부 수장인 박상기 전 장관과 이광철 비서관의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어 수사가 진행될수록 파장이 불가피하다.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둬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현 시점에 김학의 출금 사건이 소환된 배경을 두고 여권에서는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주장도 편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서 지난 17일 검찰이 김 전 차관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 방침에 "윤석열의 보복 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 과거사위원장을 맡았던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같은 날 윤 총장을 향해 "김학의 출국금지 절차 수사가 부장검사 2명을 포함해 5명의 검사를 투입할 만큼 중대하고 시급한 사건인가. 우리 검찰에 지금 시급하고 중대한 사건이 없나"라고 물으며 "보복의 시작이 검찰 치부인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이라니 놀랐다"고 했다.

다만 청와대까지 수사가 확대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이번 사건 공익신고서에 이름이 나오는 인물만 11명이다. 검찰은 신고서에 거론되지 않은 이용구 법무부 차관(당시 법무부 법무실장) 등도 조사할 가능성이 있다. 아직 정황일 뿐 개입했다는 직접적 단서가 없는 청와대 수사 여부는 압수물 분석과 관계자 출석조사 이후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bohen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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