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휴정기를 마친 법원이 이번 주 재판 마무리에 총력을 기울인다. /남용희 기자 |
입양아 학대 양부모·김대현 전 검사 재판 돌입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코로나19 휴정기를 마친 법원이 이번 주 주요 재판 마무리에 분주한 시간을 보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법원 선고는 물론 사람에 유독한 가습기 살균제를 유통·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 동료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서울시 공무원에 대한 선고가 예정돼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12일 오후 2시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의 선고 공판을 열고 판결을 선고한다.
홍 전 대표 등은 원료 물질이 사람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 제품을 유통하거나 판매한 혐의로 2019년 5월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들 두 명에게 금고 5년을 각각 구형했다. 금고형은 교도소에 가두지만 징역형처럼 노역은 시키지 않는 형벌이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업계 관계자들에게도 금고 3~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시장 비서실에서 함께 일한 동료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시 공무원에 대한 선고도 이번 주 내려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조성필 부장판사)는 14일 오전 10시 준강간치상 혐의를 받는 A 씨의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A 씨는 서울시장 비서실 소속이던 지난해 4월 회식 뒤 만취 상태인 동료를 성폭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로 같은 해 9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달 10일 A 씨에 대해 징역 8년을 구형했다.
'국정농단 사태' 핵심 인물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도 두 번째 대법원 판단을 받는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4일 오전 11시 15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박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 판결 선고기일을 연다.
지난해 7월 박 전 대통령은 파기환송심에서 뇌물 혐의에 징역 15년과 벌금 180억 원, 국고 손실 등 혐의에는 징역 5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35억 원의 추징금도 명령받았다.
파기환송 전 항소심의 징역 30년과 벌금 200억 원, 추징금 27억 원과 비교해 10년 감경된 형량이다. 검찰 측은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했으나 박 전 대통령은 재상고하지 않았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4일 오전 11시 15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박근혜(사진)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 판결 선고기일을 연다. /사진공동취재단 |
변론 종결을 향해 재판 마무리에 박차를 가하는 재판도 있다. 2년 가까이 진행된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과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의 재판은 14일 마지막 증거 조사를 끝으로 이달 21일 최종변론을 진행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오촌 조카 조모 씨의 항소심 역시 마무리 수순을 밟는다. 서울고법 형사11부(구자헌 김봉원 이은혜 부장판사)는 15일 오후 3시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등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조 씨의 2심 결심 공판을 연다.
조 씨는 조 전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최종 의사결정권자로서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19년 10월 구속기소 됐다. 지난해 6월 1심 재판부는 조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조 씨의 항소심은 애초 6일 마지막 증인신문을 한 뒤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었지만 증인이 불출석하며 15일로 미뤄졌다.
재판 본격화에 시동을 거는 사건도 있다. 고 김홍영 검사를 폭행하는 등 '갑질'을 해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았다는 의혹을 받는 김대현 전 부장검사의 첫 공판이 12일로 예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는 12일 오전 10시 폭행 혐의를 받는 김 전 부장검사의 첫 공판을 진행한다.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10월 고 김 검사를 네 차례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애초 대한변호사협회(이찬희 협회장)는 폭행 혐의와 함께 동료 검사의 결혼식장에서 고 김 검사에게 식사할 방을 구해오라고 강요한 혐의로도 김 전 부장검사를 고발했지만 검찰은 강요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했다.
김 전 부장검사 사건은 같은 해 11월 첫 공판이 잡혔지만 김 전 부장검사 측 요청으로 미뤄졌다. 지난달 8일로 다시 잡힌 첫 공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또 연기됐다. 12일 재판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는 공판기일이라 김 전 부장검사는 법정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16개월 입양아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첫 공판이 13일 진행된다. 사진은 추모객들의 선물과 편지로 둘러 싸인 정인 양의 묘지. /남용희 기자 |
16개월 입양아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 첫 공판도 13일 진행된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13일 오전 10시 30분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양어머니 장모 씨와 아동복지법상 아동 유기·방임 혐의를 받는 양아버지 안모 씨의 첫 공판을 연다.
검찰은 최근 전문 부검의들에게 정인 양 사망 원인에 관한 재감정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양부모에게 살인 혐의가 추가로 적용될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남부지법에는 양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하고 엄하게 처벌해달라는 시민의 진정서도 쏟아지고 있다. 재판부는 공정한 재판을 위해 유·무죄 판단 전 진정서를 보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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