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최강욱에 징역 1년 구형…"범행 수법 매우 불량"
입력: 2020.12.23 20:03 / 수정: 2020.12.23 21:49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새롬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새롬 기자

최강욱 "검찰 본인 조직부터 돌아보라" 질타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최 대표는 "조직의 행위를 돌아보라"며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강욱 대표의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며 최 대표에 징역 1년을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법무법인 청맥 직원 어느 누구도 조 씨(조국 전 장관의 아들)가 인턴활동을 한 것을 못봤다고 한다. 인턴을 안 했으니 당연한 결과"라며 "1년 이상 매주 2~3회 출근했다는데 아무도 보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경심은 이미 조 씨의 누나가 고등학교 진학하던 시절부터 허위 서류 등을 만들어왔다. 딸의 의전원 입학부터 아들의 대학원까지 이어졌다. 이 사건은 그리 놀라울 것도 새로울 것도 없는 일"이라며 "조 씨는 2017년 상반기에는 대학원에 탈락했지만, 같은 해 하반기에는 허위증명서 내세운 곳에선 합격했다. 허위스펙이 영향없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하지 않은 것을 한 척하는 '가짜스펙'이다. 다른 지원자와 공정한 경쟁을 거부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유사 사례 선고를 봐도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한 것은 결코 가볍지 않다. 더군다나 변호사로서의 진실의 의무를 지고 법을 준수해야 하는 위치를 고려하면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과 법정에서 최 대표의 태도도 문제 삼았다. 검찰은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식하지 않고, 뉘우치지도 않는다. 수사과정에서도 출석조차 거부했다"며 "매주 3회 정도 조 씨를 지도했다고 주장했다가 법정에서는 말 바꿨다. 수차례 입장을 번복하는 등 실체와 무관한 방법으로 본질을 호도하는 주장을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만 보인다. 법 논리를 내세운 위선을 질타하고, 정의와 공정을 강조하던 평소 모습과 반대이기에 비난 가능성은 더욱 크다"며 "피고인에게 다른 범죄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본건 범행은 기회공정의 신뢰와 사회기강을 무너뜨릴 염려가 있다"며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새롬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새롬 기자

반면 최 대표 측은 공소사실이 부당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적법절차를 무시한 채 선별적으로 기소됐다. 공소제기 과정을 보면 허위 인턴 확인서를 써줬다고 기소된 사람이 정말 있는지 의문"이라며 "중앙지검장이 보완조사를 지시했으나 검찰총장은 받아들이지 않고 기소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조 씨의 인턴활동도 실제 있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조 씨의 인턴 활동을 봤다는 증언이 있었다"며 "인턴활동의 정형 및 인턴 허위기재 기준도 존재하지 않는다. 체험형 인턴이고, 채용 전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최후진술 기회를 얻은 최 대표는 "공소사실은 A4 용지 한 장 반이고, 반면 사건기록은 13권에 달한다. 그만큼 명확한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무리한 추론과 상상이 계속 발동됐다. 검찰의 악의를 과소평가한 제 입장에서 착오와 실수가 있었다. 법률가의 한 사람으로서 의아하고 힘들었다"고 했다.

이어 "조국 일가족 수사 과정에서 추가적인 흠집내기가 필요한 것이었다. 정치적 사건이 될 수 없는데 정치적 사건을 만들었다"며 "도대체 공판에서 재판부 설득을 위해 입증하는지, 언론 보도를 위해 입증하는지 (모르겠다) 피고인인 저를 비난하는 기사가 계속 나왔고, 사실관계를 과장하는 기사도 많았다. 매우 참담하다"고 언급했다.

최 대표는 "중대범죄라면서 징역 1년을 구형했는데 (이 사건이) 그렇게 많은 사람의 가슴에 못을 박은 행위라고 생각한다면 본인들 조직 행위도 돌아보라"며 검찰을 질타했다. 그는 "검찰은 다른 사람의 권리는 우습게 생각한다. 한동훈 검사장의 사건에서는 비밀번호조차 풀지 않았는데 왜 저만 이런 취급을 하는지, 어디서부터 어긋난 것인지 모르겠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한번 흠집 내고 괴롭히길 마음먹으면 누구를 상대로도 어떤 사실이든 만들고 부풀릴 수 있다. 이런 폭주를 멈출 수 있는 것은 재판부의 현명하고 용기 있는 판단뿐"이라며 "제가 실체적 판단으로 무죄 받는 것보다 검찰 폭주를 규제할 수 있고, 헌법이 권한을 준 법원에서 결정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최 대표는 지난 2017년 10월 법무법인 청맥에서 변호사로 재직하던 시절 조 전 장관의 아들 조 씨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 조 전 장관과 함께 대학원 입시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내년 1월 28일 판결을 선고하기로 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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