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신속결론 vs 방어권…윤석열 징계위, 내일 끝낼까
입력: 2020.12.14 05:00 / 수정: 2020.12.14 05:00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 배제 결정으로 출근하지 못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남용희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 배제 결정으로 출근하지 못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남용희 기자

증인 출석·심문 진행에 좌우될 듯…절차적 논란도 변수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지난 법무부 징계위원회에서 마무리 짓지 못 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여부 혹은 수위가 내일은 결정될지 주목된다.

법무부는 15일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2차 검사 징계위원회를 연다. 이날 징계위에 채택된 증인 8명의 증언은 징계위 판단에 적지않은 영향이 불가피하다. 증인 심문이 원활히 진행되느냐에 따라 당일 결론이 나올지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류혁 법무부 감찰관은 이른바 '패싱 논란'의 중심인물이다. 윤석열 총장의 징계 청구와 직무배제를 발표 4시간 전에야 알았고 이를 법률적 문제를 이유로 끝까지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감찰관이 실제 감찰 과정에서 배제됐다면 법무부 감찰규정에도 어긋난다. 추미애 장관이 대검 주요직책을 맡기려다가 검찰 인사위원회의 지적을 받아 법무부 감찰관에 발탁한 인물이다. 윤 총장 징계 과정에서는 대척점에 서게됐다.

이정화 대전지검 검사 역시 윤 총장에게 힘을 보탤 증인이다. 이 검사는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 파견나와 이른바 '판사 사찰 의혹'을 법리 검토해 윤석열 총장에게 직권남용죄가 성립되지않는다고 판단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에서는 박은정 감찰담당관의 지시로 이 보고서 내용이 삭제됐다고 증언했다.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전 수사정보정책관)은 문제의 '판사 사찰 문건'을 작성한 성상욱 전 대검 수사정보2담당관의 상급자였다. 역시 윤 총장 측의 요청으로 증인 채택됐다. 문건이 수사정보정책관 직무범위 내에서 정상적으로 작성됐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 지휘에 관여했던 박영진 울산지검 부장검사(전 대검 형사1부장)은 윤 총장 지시로 전문수사자문단 구성도 진행했다. 당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게 강요미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수사팀과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언유착' 사건 수사와 감찰에 윤 총장의 부당한 개입이 없었다는 취지의 증언이 예상된다.

윤 총장이 증인 신청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아직 출석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이 지검장과 정 차장검사는 '검언유착' 사건, 한동수 부장은 '판사 사찰 의혹'에 연관됐다. 징계위는 증인 출석을 강제할 권한은 없다.

징계위가 직권으로 증인 채택한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은 '판사 사찰 문건'을 대검 감찰부에 제보했다는 의혹을 놓고 심문이 이뤄질 전망이다.

박영진 울산지방검찰청 형사2부장이 10일 오전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징계위에 참석하고 있다./과천=임영무 기자
박영진 울산지방검찰청 형사2부장이 10일 오전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징계위에 참석하고 있다./과천=임영무 기자

증인이 몇명 출석할지, 심문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에 따라 당일 결론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증언 내용 외에 윤 총장 측의 심문권 논란도 변수다. 윤 총장 측은 증인을 신청한 이상 질문할 권리도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징계위는 구속 전 영장 '심문' 절차처럼 위원회가 질문하고 답변하는 절차일 뿐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단 특별변호인의 보충 질문 요청은 존중하겠다는 단서는 달았다. 이밖에 징계위원 구성을 비롯해 여러 절차적 문제를 놓고도 공방이 이어지면 당일 끝맺기가 어려울 수 있다. 윤 총장 측은 이후 행정소송을 생각해서라도 절차적 과정을 분명히 짚고 넘어갈 전망이다.

징계위는 코로나19 사태 등 국가적 위기 시기라는 점을 감안해 신속히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애초 2차 기일도 11일을 제안했다. 더이상 시간을 끌지 않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읽힌다. 다만 윤 총장의 방어권 역시 최대한 보장할 방침이다. 징계위 역시 향후 소송을 대비해 법적 시빗거리를 최소화해야 하는 처지다. 일정을 무리하게 밀어붙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 이유다.

15일 열릴 징계위에서는 증인 신문 절차를 마치면 윤 총장 측의 의견진술을 듣는다. 이 과정에서 윤 총장의 정치적 중립성이 또다른 쟁점이 될 수도 있다. 정한중 징계위원장 직무대리(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는 윤 총장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정치권 진출을 시사하고 야권 대선 후보로 여론조사에 오르내리는 점을 큰 징계사유로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 1차 징계위 때도 윤 총장 특별변호인에 같은 맥락의 지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위원장 직무대리는 자신에게 제기되는 편향성 논란에 2년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 직에 걸맞게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를 공개 지지했지만 법무부 검찰과거사위 위원장 대행 시절 초미의 관심사였던 고 장자연 씨 사건 성범죄 혐의를 검찰에 수사 권고하지 않기로 결정해 진보성향 단체들의 원성을 듣기도 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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