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상점, 마트, 독서실 등 대부분 민간시설이 오후 9시 이후 문을 닫게 됐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지역 코로나19 발생 현황 및 대응 상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소규모 마트·음식점 배달만 허용…공공시설 전면 중단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서울 시내 상점, 마트, 독서실 등 대부분 민간시설이 오후 9시 이후 문을 닫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상황을 감안한 특단의 조치다.
서정협 권한대행은 4일 오후 2시 시청에서 긴급브리핑을 열고 "서울시는 지금의 위태로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오후 9시 이후 서울을 멈추는 결단을 했다"며 "생업에 필요한 최소한의 경제, 사회 활동을 제외한 이동과 활동을 중단하기 위한 선제적인 긴급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 2단계에서 집합금지 됐던 유흥시설과 오후 9시 이후 운영이 중단됐던 음식점, 카페, 실내체육시설, 아파트 내 헬스장 등 편의시설 등의 중점관리시설에 추가해 상점, 영화관, PC방, 오락실, 독서실과 스터디카페, 놀이공원, 이‧미용업, 마트, 백화점 등 일반관리시설도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며 "단 필수적인 생필품은 구입할 수 있도록 300㎡ 미만의 소규모 마트 운영과 음식점의 포장, 배달은 허용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0시 기준 서울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오전 0시보다 295명 늘어난 9716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기록한 기존 최고치 262명을 하루 만에 다시 넘어섰다.
서 권한대행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확진자 수는 지금까지의 조치로는 위기대응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설명한다"며 "감염병 확산이 특정 시설 등을 넘어 이미 일상 전반으로 퍼졌고, 수능 이후 대학별 평가와 연말연시 모임 확대 등으로 집단감염의 위험성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 시내 상점, 마트, 독서실 등 대부분 민간시설이 오후 9시 이후 문을 닫게 됐다.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배정한 기자 |
이번 조치는 5일 오전 0시부터 시행된다.
각종 민간시설 운영 제한과 함께 시와 자치구, 투자출연기관이 운영하는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도서관 등 공공문화시설 66개소, 청소년시설 114개소, 공공체육시설 1114개소 등 공공이용시설은 전면 운영을 중단한다. 다만 사회복지시설은 돌봄 유지를 위해 불가피한 일부만 운영한다.
대중교통 감축운행도 확대한다. 현재 오후 10시 이후 20% 감축운행에서 오후 9시 이후 30% 감축으로 강화한다. 시내버스는 5일부터, 지하철은 8일부터 시행한다. 비상 상황에서는 지하철 막차시간을 자정에서 오후 11시로 앞당기는 방안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서 권한대행은 "그동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감안해 최대한 경제가 순환되는 범위 내의 방역대책을 고민해 왔다"며 그러나 지금으로선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코로나 확산의 중심인 수도권, 특히 전국의 사람과 물류가 모이는 서울의 확산세를 조속히 막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이 뚫릴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더 큰 위기가 닥치기 전에 결단했다"며 "목표는 2주 내 일평균 확진자를 100명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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