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강용석(사진) 변호사는 첫 재판에서 '박 전 대변인의 여성 문제는 사실이기 때문에 허위 사실 유포로 볼 수 없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공직선거법 위반' 첫 재판서 혐의 부인[더팩트ㅣ송주원 기자]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강용석 변호사는 첫 재판에서 '박 전 대변인의 여성 문제는 사실이기 때문에 허위 사실 유포로 볼 수 없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이에 앞서 강 변호사는 '박 전 대변인은 여성 문제로 청와대 대변인을 그만뒀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박 전 대변인에게 고발당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선일 부장판사)는 17일 오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 김용호 전 스포츠월드 기자의 첫 재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은 공판준비기일이라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어 강 변호사를 비롯한 피고인 세 명은 모두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피고인을 대리해 출석한 변호인은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범죄 성립이 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변호인은 "박 전 대변인의 여자 문제는 사실"이라며 "다만 그 사례를 말하는 과정에서 충남지사 예비 후보에서 사퇴한 것을 청와대 대변인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약간 부정확한 부분이 있는데, 착오에 의한 발언일 뿐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변인은 4·15 총선에서 충남 공주·부여·청양에 출마했다가 정진석 국민의힘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앞서 박 전 대변인은 6·13 지방선거 충남지사 출마를 선언했으나, 2018년 3월 여성 당직자 공천 특혜 의혹이 일자 사퇴했다. 다만 박 전 대변인은 "당 최고위원회에서 저에 대한 악의적 의혹을 충분히 소명했다. 더러운 의혹을 덮어쓴 채로 물러날 수 없다"라며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강 변호사 등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운영진은 '박수현(사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여성 문제로 청와대 대변인을 그만뒀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박 전 대변인에게 고발당했다. /이효균 기자

강 변호사 등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운영진은 공개된 장소에서 대담을 개최할 때 준수할 사항을 지키지 않은 혐의도 있다. 지난 4월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는 총선 기간 유튜브 방송에서 '옥외대담'을 진행하던 강 변호사 등이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인천지검에 고발했다. 사건을 이송받은 서울중앙지검은 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재판에 넘겼다.

변호인은 해당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적용된 혐의가 모순된다는 등의 이유로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피고인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공직선거법 81조와 101조인데, 각각 법이 허용하는 대담과 허용하지 않는 대담에 관한 조항"이라며 "두 혐의를 함께 기소하는 건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 결정례에 따르면 인터넷 매체를 이용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은 허용된다"며 "유튜브 역시 인터넷 매체"라고도 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대한 구체적 의견 진술과 증거 의견 정리를 위해 준비 절차를 한 차례 더 속행하기로 했다. 강 변호사 등의 두 번째 재판은 다음 달 15일 오후 2시 20분에 열린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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