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윤정원 기자]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부 해안의 3개 주(州)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확산하며 사망자가 17명으로 늘었다.
12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에서 동시다발한 대형 산불이 해당 지역을 매연으로 뒤덮으면서 진화와 실종자 수색 작업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사망자가 전날(15명)보다 2명 증가해 17명이 됐다고 집계했다.
미 전국합동화재센터(NIFC)에 따르면 이날 기준 아이다호·몬태나주를 포함한 미 서부 지역에서는 약 100여 건의 대형 산불이 진행 중이다. 서부 3개 주의 피해 면적만 따져도 1만9125㎢로, 한국 국토 면적(10만210㎢)의 약 5분의 1(19.1%)에 해당한다.
미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대기질 감시 서비스 '에어나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 대부분 지역과 아이다호주 일부 지역은 산불로 대기질이 건강에 해로운 수준이다. 의사들은 산불 연기가 사람들을 코로나19에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주 역사상 피해 규모가 1·3·4위에 달하는 대형 산불 3건이 한꺼번에 진행되는 등 24건이 넘는 대형 산불이 번지고 있다.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가운데 기록적인 폭염과 강한 바람이 포개지며 산불의 확산을 부채질해 피해 규모가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310만 에이커(약 1만2545㎢)로 불어났다. 건물도 3900채 이상 파괴됐다.
이미 100만에이커(약 4047㎢) 이상이 불탄 오리건주에서도 겨울 우기가 될 때까지 최소 8건의 대형 산불이 진화되지 않을 것으로 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전날까지 이 주에서 나온 산불 사망자는 6명에 그쳤으나, 주 비상관리국 국장 앤드루 펠프스는 "불에 탄 건물 수를 고려할 때 대규모 사망자가 나올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주 서부의 잭슨·레인·매리언카운티에서는 많은 실종자가 신고된 상황이다. 오리건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비치크리크 화재'는 지금까지 18만6000에이커(약 753㎢)를 태우면서 여러 마을을 폐허로 만들었다.
워싱턴주의 산불 상황도 최근 5일 새 크게 악화했다. 지금까지 피해 면적은 62만6000에이커(약 2533㎢)다. 워싱턴주에서는 16개의 대형 산불이 진행 중으로, 주 동부의 작은 마을 몰든은 소방서·우체국·시청·도서관을 포함해 전체 건물의 80%가 산불로 전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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