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8일(현지시간) 폭발 참사와 관련, 정권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AP.뉴시스 |
시위 확산에 조기 총선 카드 꺼낸 정부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8일(현지시간)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출동했다. 이와 관련해 레바논 하산 디아브 총리는 조기 선거 카드를 꺼내 들었다.
AP통신과 현지 매체 데일리스타 등 보도에 따르면 레바논 시위대 수천 명은 이날 베이루트 도심 순교자 광장에 모여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정권의 몰락을 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권 퇴진을 촉구했다.
시위대 일부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며 의회 건물로 접근했다. 경찰은 최루가스와 고무탄 등을 쏘며 시위대를 막았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 200여 명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처럼 레바논 시위가 격렬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은 지난 4일 폭발 참사 이후부터다. 이 폭발로 150여 명이 사망했고, 6000여 명이 다쳤다.
레바논 당국은 항구 창고에 6년 동안 보관한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이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위대는 베이루트 폭발 참사가 질산암모늄을 방치한 인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위가 격렬해지자 디아브 총리는 조기 총선을 제안했다. 그는 이날 TV 연설에서 "조기 총선 없이 이번 위기를 벗어날 수 없다"며 "정당들은 레바논이 폭발 참사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쟁을 중단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8년 5월 치러진 총선에서는 헤즈볼라와 그 동맹이 전체 128석 중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선거가 다시 치러진다면, 경제 회복과 개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헤즈볼라와 그들의 지지를 받아 출범한 디아브 내각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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