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에 경고사격까지…홍콩 시위대vs경찰 충돌 격화
입력: 2019.09.01 11:11 / 수정: 2019.09.01 11:11
지난달 31일 홍콩 시위대가 경찰 반대에도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AP
지난달 31일 홍콩 시위대가 경찰 반대에도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AP

경찰 강경 진압에 홍콩 시위대 벽돌 화염병으로 맞서

[더팩트 | 정병근 기자] 홍콩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가 13주째 이어지면서 경찰과의 충돌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홍콩 경찰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불허한 지난달 31일 수만 명의 홍콩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평화적으로 진행됐던 2주 전 주말 집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발사하며 강경 진압했고 시위대는 벽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맞섰다. 그러자 경찰은 실탄으로 경고사격까지 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이날 경찰은 중국의 자극을 우려해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사령부 건물 인근에 바리케이드를 치며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시위가 격화된 곳은 주요 관공서였다. 시위대는 정부 청사, 경찰청 등에 화염병과 벽돌을 던지며 거세게 항의했다.

전날 경찰이 홍콩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홍콩의 야당) 사무총장과 야권 인사인 앤디 챈 등 다수의 야권 운동가를 체포한데다 이날은 지난 2014년 8월 31일 홍콩 행정장관 직접선거 시도가 무산된 지 5년째 되는 날이기도 했다. 그런 이유로 시위대의 반발도 수위가 높아졌다는 해석이다.

시위를 주도하는 민간인권전선은 대규모 폭력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시위를 취소했으나 시민들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시위와 행진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3시께부터 시민 수천 명은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사령부 건물 인근에서 "홍콩을 해방하라. 시대의 혁명이다!"라고 외쳤고 같은 시간 센트럴역 인근에서는 '차이나치(CHINAZI·중국+나치)'라고 쓴 대형 오성홍기(중국 국기)가 등장했다.

경찰은 애드미럴티의 정부청사 앞에서 시위대를 향해 파란색 염료가 들어간 물대포를 발사하며 진압에 나섰다. 입법회 건물 인근에서는 시위대들이 화염병을 던지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에 최루탄을 발사하며 강하게 진압했다.

시위대는 경찰을 피해 장소를 옮기며 시위를 계속했다. 방독면과 헬멧을 착용한 젊은 시위대들은 오후 6시께는 경찰의 강경 태세에 밀려 정부청사에서 퇴진하던 시위대가 바리케이드와 우산 등을 쌓아놓고 화염병을 던져 큰 불이 일기 시작했다. 불은 소방관들에 의해 진화됐다.

SCMP는 빅토리아 공원 인근에서 경찰이 시위대와 대치를 지속하다 하늘을 향해 실탄 한 발을 결고하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18일 170만 명이 모였던 홍콩 시위는 잠시 평화 국면을 맞기도 했지만 시위 주최 측이 오늘을 기점으로 다시 폭력 시위 양상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kafk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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