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망쿳, 필리핀·홍콩 강파. 슈퍼태풍 망쿳이 16일 홍콩에 접근하면서 폭우와 강한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홍콩 시내 거리에 가로수 한 그루가 쓰러져 있다. /홍콩=AP.뉴시스 |
'슈퍼 태풍' 망쿳, 이번에는 베트남
[더팩트|이진하 기자] 필리핀을 강타한 슈퍼 태풍 '망쿳'이 홍콩과 마카오, 중국 일부지역에 상륙해 엄청난 피해를 남겼다.
홍콩 기상청은 16일 오전 슈퍼 태풍 망쿳의 본토 상륙을 앞두고 최고 경계등급인 T10을 긴급 발령했다. 홍콩에서 T10이 발령된 것은 60여 년 동안 15번이 있었다.
태풍 망쿳이 홍콩에 당도하자 동부 제방에선 2~3층 높이의 파도가 몰아쳤다. 북동부 톨로항에서는 파도가 4.5m를 기록했다. 또 긴급 콜센터에 22그루의 나무가 뽑혀 도로를 덮친 것으로 보고됐다. 해안가에 있는 호텔 창문들이 깨지는 피해도 발생했다.
특히 홍콩은 오피스빌딩 밀집 지역이라 강한 태풍 '망쿳'이 지나간 자리에는 유리창문이 부서지고 사무실 내에 종이들이 휘날리는 모습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볼 수 있었다. 시내 곳곳의 가로수 수백 그루가 돌풍으로 인해 쓰러지거나 뿌리채로 뽑히는 곳도 있었다. 일부 저지대는 물에 잠기고 도로가 망가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망쿳이 홍콩을 벗어나며 주민들도 거리에 나올 수 있게 됐지만, 정부는 휴교령을 유지하고 있다"며 "일부 대학이나 회사 역시 수업을 취소하고 사무실을 폐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슈퍼태풍 망쿳이 16일 홍콩에 접근하면서 폭우와 강한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한 남성이 빅토리아만 인근 건물에서 파도가 거칠어진 바다 풍격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고 있다. /홍콩=AP.뉴시스 |
필리핀에 이어 홍콩과 광저우, 마카오까지 강타한 망쿳은 1979년 태풍 '호프'이래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망쿳이 홍콩에 상륙하기 전날 지하철 지상 구간과 버스는 운행이 중단됐고, 수백 명의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또 889개에 달하는 항공편 결항으로 관광객 10만 명의 발이 묶였다.
마카오에서도 피해는 이어졌다. 2만여 가구에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도로가 침수되고 도심 주요 도로 2곳이 폐쇄됐다. 또 역사상 처음으로 42개 카지노가 전면 폐쇄되기도 했다. 카지노들은 망쿳의 세력이 약해지자 오전 4시쯤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망쿳으로 인해 17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중국 본토에 상륙한 망쿳은 광둥성, 하이난성, 광시 좡족 자치구 등 중국 남부 지역도 일부 피해를 줬다. 중국중앙(CCTV)방소에 따르면 "어제 광둥 성에서는 태풍으로 인해 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현재 태풍 망쿳의 이동경로는 광둥성을 지나 광시좡족 자치구를 거쳐 베트남으로 향하고 있다. 그러나 필리핀과 홍콩, 마카오 등을 강타한 위력은 점차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