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보관 냉동배아 출산 美 부부 "엄마와 한 살 차이"
입력: 2017.12.20 15:31 / 수정: 2017.12.20 15:32
25년 된 냉동배아 출산한 미국 부부. 세계 최장 보관기록을 갖고 있는 인간 냉동배아에서 새 생명이 성공적으로 탄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CNN 방송화면 캡처
25년 된 냉동배아 출산한 미국 부부. 세계 최장 보관기록을 갖고 있는 인간 냉동배아에서 새 생명이 성공적으로 탄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CNN 방송화면 캡처

"임신 당시 25살인 나, 배아와 친구가 됐을 수도 있었다"

[더팩트|이진하 기자] 미국에서 불임인 부부가 냉동배아를 입양해 성공적으로 출산했다. 25년 된 배아로 세계 최장 보관기록을 갖고 있어 의미가 크다.

20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CNN은 미국 테네시주의 티나·벤자민 깁슨 부부가 지난달 25일 미국 테네시주 국립배아기증센터에서 50cm에 3kg의 건강한 여자아기 엠마 워런 깁슨을 출산했다고 전했다. 엠마는 1992년 10월 14일 냉동된 배아를 활용해 임신에 성공한 뒤 얻은 결실이다. 엠마는 냉동배아 상태로 25년간 보관돼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워 더욱 주목받고 있다.

티나는 "배아를 입양할 당시 내 나이가 25살이었다"며 "배아와 내가 친구가 됐을 수도 있었다"고 지난 3월 국립배아기증센터에서 냉동배아의 보관기간을 듣고 깜짝 놀랐던 순간을 회고했다. 그는 당시 간절히 아이를 원할 뿐이지 자신의 출산이 세계 최고의 기록인지 아닌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깁슨 부부는 "엠마는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은 소중하고 감사한 존재"라고 덧붙였다.

깁슨 부부가 냉동배아를 입양한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부부는 7년 전 결혼했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남편인 벤자민이 선천적 낭포성 섬유증을 앓고 있었고, 병의 특징 중 하나가 불임이었다. 입양을 결심한 찰나 티나의 아버지가 냉동배아 입양을 제안했고, 8주간의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다.

깁슨부부가 냉동배아를 입양해 출산한 엠버의 모습. /CNN 방송화면 캡처
깁슨부부가 냉동배아를 입양해 출산한 엠버의 모습. /CNN 방송화면 캡처

결정을 내리고 유전적 부모의 기본적인 유전적 정보가 담긴 300여 개의 프로필을 검토하는 과정을 거쳤다. 부부는 "너무 많아서 어떤 배아를 선택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웠다"며 "결국 간단하게 좁히기로 해 우리 커플이 키가 작으니까 키와 덩치가 큰 쪽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국립 배아 기증센터 발생 유전학 실험실 담당인 캐롤 서머펠트 교수는 "이들 부부가 선택한 배아는 한 익명의 기증자로부터 기증받은 3개의 '냉동배아'였다"며 "놀랍게도 3개 모두 성공적으로 살아남았다. 일반적으로 얼린 냉동배아가 살아남을 확률은 75% 정도다"고 설명했다.

서머펠트 교수는 3개 냉동배아 모두 깁슨 부부에게 이양했으나, 첫 번째 시도만에 착상에 성공했다. 이는 냉동배아 착상 성공률이 25~30%인 것을 고려하면 높은 성공률이라고 전했다.

깁슨 부부에게 남아있는 2개의 냉동배아로 또다시 출산을 시도할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티나는 "두 달 전이라면 물어볼 것도 없이 그렇다고 답했겠지만 자연분만을 해보니 다시는 못할 것 같은 기분"이라며 "그래도 1년 뒤쯤에는 내가 다시 '아이를 갖고 싶다'고 할 것 같다"고 말했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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