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소녀부터 금발미녀까지…거리로 나선 노출녀들
입력: 2012.10.03 09:09 / 수정: 2012.10.03 09:09

[더팩트|박설이 기자] 올 8월과 9월, 중국 곳곳에서 일본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국유화에 반대하는 대규모 반일 시위가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그런데 반일에 앞서 중국의 시위 트랜드를 주도한 것은 따로 있었다. 다름 아닌 미녀들의 노출이었다. 올 초 '노출의 여왕' 간루루(干露露)가 등장한 이래 중국 곳곳에서 미녀들이 옷을 벗어던지고 거리로 나섰다.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지만 이슈화 목적은 충분히 달성한 중국의 거리 노출녀들을 모아봤다.

◆ 명절 임대녀 "가짜 여자 친구 돼 드려요"

부모의 결혼 압박에 이색 시위를 벌인 명절 임대녀/웨이보 캡처
부모의 결혼 압박에 이색 시위를 벌인 '명절 임대녀'/웨이보 캡처

중국의 추석인 중추절과 국경절 시즌 함께 고향에 내려가 주겠다며 피켓을 들고 나온 미모의 20대 여성이 있다. 지난 9월 말 어느 날 중국 우한(武漢)시에 나타난 이 여성은 호피 무늬의 야한 원피스를 입고 자신을 명절용 여자 친구로 빌려 주겠다고 선언했다.

등과 치골이 훤히 드러나는 원피스 차림의 여자는 올해 23세 옷가게 사장으로, 결혼과 연애를 강요하는 부모에게 시위를 하려는 목적으로 거리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 "환경 지키는데 왜 옷을 벗나요?"

중국의 경제 발전과 함께 중국인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환경 보호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노출'을 이용한 시위족이 등장해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인삼밭 조성으로 인한 산림 훼손을 반대한 반나체 시위녀./웨이보캡처
인삼밭 조성으로 인한 산림 훼손을 반대한 반나체 시위녀./웨이보캡처

지난 8월 어느 날 중국 톈진(天津)시 거리에서는 한 젊은 여성의 반나체 시위가 시민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이 여성은 "산을 파괴하고 인삼을 재배하는 행위를 반대한다"는 팻말을 높이 들고 자연보호를 호소했다. 원피스를 입고 거리로 나섰던 여성은 시위 도중 옷을 내리고 반나체인 상태로 거리에 서서 시위를 벌였다. 이 여성의 정체는 누드모델로 활동 중인 장샤오위라는 여성이었다.

참게 포획 및 허례허식 반대를 외친 환경단체 일원이 랩을 몸에 감고 이색 퍼포먼스를 펼쳤다./화성온라인 보도 캡처
참게 포획 및 허례허식 반대를 외친 환경단체 일원이 랩을 몸에 감고 이색 퍼포먼스를 펼쳤다./화성온라인 보도 캡처

환경을 위한다며 옷을 벗은 사례는 또 있었다. 최근 중국 창사(長沙)시 한 게요리 전문점 앞에는 몸의 중요 부위에 랩을 감고 거리로 나선 미녀가 등장했다. 얼굴을 가린 여성은 몸에 피를 표현한 붉은 물감을 칠한 모습이었다. 환경운동 단체 회원들과 함께 나타난 이 여성의 시위 목적은 참게 포획과 명절 허례허식을 반대하는 것이었다.

청두시 번화가에 등장한 낙엽녀가 지구온난화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시나닷컴 영상 캡처
청두시 번화가에 등장한 '낙엽녀'가 지구온난화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시나닷컴 영상 캡처

낙엽으로 비키니 수영복같은 의상을 만들어 입고 거리로 나온 '낙엽녀'도 있었다. 이 여성은 낙엽으로 장식한 짧은 톱과 미니스커트만을 차려입고 수많은 행인이 오가는 청두(成都)시 번화가에 나왔다. 거리 바닥에 앉은 여성의 앞에는"나를 뜨겁게 하지 마세요. 다구(達古)빙하에 관심을 가져 주세요"라고 적힌 큰 종이가 놓여있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선 것이다.

자연을 보호하자는 뜻을 전하기 위해 공공장소에서 옷을 벗은 여성들의 모습에 중국인들은 "환경하고 노출하고 무슨 관계야?" "뜨려고 별 짓을 다 한다" "자연보호에 가슴은 왜 보여주나" "확실히 눈길을 끌기는 하지만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벽안의 노출 미녀, 금발 휘날리며 당당 워킹

난징시 시내에 과감한 노출 의상을 입고 등장한 금발 미녀./웨이보 캡처
난징시 시내에 과감한 노출 의상을 입고 등장한 금발 미녀./웨이보 캡처

파란 눈의 금발미녀가 '노출여왕' 간루루의 의상을 입고 중국 거리에 나타났다. 지난 7월 많은 시민이 오가는 난징(南京)시 거리에 나타난 이 여성의 정체는 다름 아닌 광고 모델. 간루루가 입었던 파격적인 반 하의실종 노출의상 차림으로 당당한 워킹을 선보인 이 여성의 손에는 광고 문구가 적힌 팻말이 들려 있었다.

여성은 난징시에 새로 문을 연 한 체중관리센터 홍보를 위해 거리로 나선 것이었다. 금발의 미녀가 들고 있는 미화 10달러 도안이 새겨진 커다란 팻말에는 "사장님이 미쳤어요. 개업 기념 10달러를 드립니다"라고 적혀있다. 당시 중국 인터넷에서 이 금발의 미녀는 '미국판 간루루'라는 별명으로 화제가 됐었다.

◆ 13세 비키니 소녀의 시위, 취지는 좋은데…

선전 번화가에 나타난 13세 비키니 시위 소녀./쿠류닷컴 영상 캡처
선전 번화가에 나타난 13세 비키니 시위 소녀./쿠류닷컴 영상 캡처

중국 선전에서 13세 소녀가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거리로 나와 시민들의 우려를 낳았다. 이 소녀는 지난 7월 부랑자들을 따뜻하게 포용하자는 취지로 거리에 나와 시민들에게 노숙자, 걸인을 향한 온정을 호소했다. 커다란 선글라스로 얼굴을 반쯤 가린 소녀는 영상에서 "사람들이 부랑자에 대한 동정심이 없는 것 같아 스스로 나서게 됐다"고 시위의 목적을 전했다.

자신을 '13세 화해헌신녀'라고 소개한 이 소녀는 "그들도 우리의 어른이고 형제 자매입니다. 그들도 공산주의가 현실화되길 바라고 있습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민들 앞에 섰다. 하지만 이 어린 소녀는 시위의 취지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옷차림으로 오히려 시민들로부터 혹평만 듣고 말았다. 나이가 어린 청소년이 노출이 심한 차림으로 거리에 나선 데 시민들은 "굳이 어린 아이가 벗는 방법을 택해야 했느냐"며 소녀의 행동을 지적했다.

◆ "벗지 말라니…" 분노한 여성들

상하이 지하철 2호선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는 여성들./웨이보 캡처
상하이 지하철 2호선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는 여성들./웨이보 캡처

벗지는 않았지만 '벗지 말라'는 말에 분노한 여성들도 눈길을 끌었다. 성범죄 예방을 위해 '노출이 심한 옷을 입지 말라'는 상하이 지하철 측 권고에 화가 난 여성들이 "나는 야하게 입을 수 있지만 당신은 나를 건드릴 수는 없다"며 시위에 나섰다.

여성들의 시위는 상하이 지하철 측에서 "승객 여러분, 이렇게 입으면 다른 사람을 음탕하게 만듭니다. 지하철에 변태가 많지만 다 잡을 수 없습니다. 여성들은 자중해 주세요"라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데서 비롯됐다. 이 글에 심기가 불편해진 여성들이 강하게 반발했고, 일부 여성들은 상하이 지하철 2호선을 찾아 분노를 행동으로 직접 보여줬다.

이들의 시위 소식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전해져 온라인 상에서 뜨거운 논쟁 거리가 됐다.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지하철 내 노출 의상을 두고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라는 의견과 "옷을 입는 것까지 간섭을 받아야 하느냐"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fsunday@tf.co.kr

온라인이슈팀 issue@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