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성거래 전제 스폰서 계약서 최초 확인' 계약서에는 '계약 목적'(제1조)을 비롯해 서비스 조항(제2조), 비밀유지 조항(제3조), 계약 금액 및 계약횟수(제4조 1항, 2항), 계약서 작성일(제5조), 계약 관련 및 당사자 신원(제6조), 특약사항(제7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손해리 기자 |
[더팩트|강일홍 기자] 일부 여자 연예인들의 성(性)을 전제로 한 스폰서십 계약서가 변형된 연예활동 계약서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연예인 지망생과 모델 등을 고용해 거액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된 뒤 연예계 스폰서의 실체가 다시 화두가 된 가운데 <더팩트>는 연예계에서 은밀하게 통용되고 있는 연예인 성매매 스폰서 계약서를 단독 입수했다.
'서비스 계약서'란 명칭이 붙은 '스폰서 계약서'는 지난해 법정 판결로 비화된 여배우 S양 등 연예인 성매매 사건 이후에도 관련자(브로커)들이 이같은 계약서 양식을 만들어 사용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더팩트>가 처음 입수한 '스폰서 계약서'의 명칭은 '디지털 서비스 계약서(방송인)'로 돼 있다. 이는 성매매로 인한 돈 거래 내역이 적발될 경우를 대비해 변형된 '광고계약서'의 근거가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서에는 '계약 목적'(제1조)을 비롯해 서비스 조항(제2조), 비밀유지 조항(제3조), 계약 금액 및 계약횟수(제4조 1항, 2항), 계약서 작성일(제5조), 계약 관련 및 당사자 신원(제6조), 특약사항(제7조)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계약서에 따르면 (남자)성 매수자(갑)가 의뢰하고 (여자연예인)성 매도자(을)가 이행할 서비스와 관련된 의무조항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디지털 서비스계약서(방송인)=은밀한 스폰서 계약' 계약서 명칭은 '디지털 서비스 계약서(방송인)'로 돼 있고, 이는 성매매로 인한 돈 거래 내역이 적발될 경우를 대비한 자구책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 입수 |
'갑이 의뢰하는 서비스 전반에 대해 을은 계약 기간에 관계없이 계약된 횟수만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과 함께, '을의 서비스 의무 내용은 갑이 의뢰한 TV광고, 극장용 광고, 인터넷 광고, 이벤트, 기타 계약관련 논의 등을 포함한 일체를 말한다'고 전제해 성매매가 아닌 광고 등 여타 엔터테인먼트 행위로 위장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비밀 유지조항'에서 '본 계약관련 내용 전반은 미국 국방성에서 인증한 방식만을 이용하여 저장 관리하고 기타 신뢰성 있는 보안절차로 감독한다'는 부분. 무엇보다도 당사자들이 비밀유지와 쌍방 보안관리 감독에 만전을 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각 조항에 대해 을은 계약내용을 거부할 권리가 있지만, 거부시에는 계약금 관련 금액 일체를 지급 받을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특약조항의 경우 스폰서 요구조건, 여행(해외) 동반 경비 별도, 모임 동반 참석(비용별도) 등을 별도로 규정했다.
지난해 검찰 조사에 의해 밝혀진 연예계 성매매 사건의 경우 사업가 등 2명이 2010년 2월부터 2011년 9월까지 서울과 중국을 오가며 여자 연예인 9명과 1차례에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까지 대가를 지불하며 성관계를 가졌다. 가장 많은 금액이 오간 한 연예인의 경우 3차례에 대한 조건이 5000만원에 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명할수록 보완 철저 더 은밀한 거래' 한때 연예인 성매매 브로커로 활동했다고 밝힌 관계자는 "한번에 최소 5천만원 이상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스폰서가 안전장치로 요구하는 문서"라고 말했다. /손해리 기자 |
연예인 성매매 실체를 확인 취재하던 중 만난 한 관계자는 스폰서 계약서의 존재 이유에 대해 "해당 여자 연예인이 돈만 받고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이를 회수하기 위한 장치로 신상명세가 상세히 기록된 약정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스폰서 입장에서는 한 번에 최소 5000만원 이상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는데 안전장치가 없으면 거래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때 유명 여자 연예인을 기업인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연결시키는 '성거래 브로커'로 활동했다고 밝혔다.
그가 밝힌 스폰서 계약서의 거래는 주로 서울 강남의 유명 스파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스파에 고용된 여성 컨설턴트가 연예인들에게 고액 피부마사지 등을 할인해주며 친분을 쌓은 뒤 기획사 실장으로 불리는 알선자와 은밀히 소통한다. 대개는 스폰서가 연간 수천만원짜리 스파 서비스 티켓을 찍으면 통상 10%~15% 정도의 수수료를 떼고 현금으로 당사자에게 건네지는 방식이다.
그는 "이미 저는 손을 뗐지만 여전히 비슷한 형태의 거래는 이어지고 있고, 이름난 연예인일수록 워낙 철저한 보안을 거쳐 은밀히 거래되기 때문에 적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적발된 연예인 성매매 건과 관련해서는 "경찰이 단속 내용을 흘리면서 걸그룹 출신이 포함된 것처럼 발표해 연예계 성매매로 크게 부풀려졌다"면서 "사실은 IPTV 영화에 잠깐 출연한 L모 양 등 무명 연예인 1~2명이 끼어 있었을 뿐"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사건과 달리 이번에는 의도적으로 연예인을 거론해 판을 키운듯한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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