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산=송은주기자] 지난 7일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레드카펫으로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주변에는 수많은 부산시민과 영화팬들이 모여 스타들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그러나 지난해 레드카펫이 너무 성대하게 열렸던 것에 비해 올해는 초청된 스타들의 절반만이 레드카펫에 올랐다.
여배우들의 레드카펫 패션은 기대했던 만큼 실망이 컸다. 너 나 할 것 없이 웨딩드레스 일색이었다. 개성은 실종되고 식상한만이 가득했다. 레드카펫 때마다 빼어난 패션 감각으로 뽐냈던 여배우들은 밋밋하고 지루한 드레스를 선택해 주목조차 받지 못했다.
실루엣이 강조되고 러플로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드레스가 대세였다. 여기에 스팽글이나 시퀸으로 포인트를 살짝 준 스타일이 인기를 끌었다. 타프타와 튤과 같은 웨딩드레스에 많이 쓰이는 소재가 주를 이뤘다. 대다수 스타들은 70년대 할리우드 여배우가 연상되는 레트로 헤어스타일을 연출했다. 빨간색 립스틱으로 관능미와 섹시함을 동시에 발산한 스타들도 많았다.
더팩트은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베스트&워스트 드레서를 선정했다. 베스트 드레서는 개성 없는 레드카펫에서 화려한 드레스를 무난하게 소화한 손예진에게 돌아갔다. 워스트 드레서는 보기만 해도 부담스러운 의상과 메이크업으로 치장한 김윤진이 선정됐다.

★ Best | 손예진 "동료들 덕 좀 봤어요"
손예진은 이날 함께 레드카펫에 오른 동료들의 도움을 단단히 받았다. 그를 제외한 대다수의 여배우들이 비슷비슷해 보이는 웨딩드레스풍의 의상을 선택했다. 그 틈바구니에서 손예진은 시퀸과 망사로 포인트를 준 튜브 롱 드레스로 주목 받았다. 드레스만을 놓고 봤을 때는 조금 올드한 감이 있었으나 손예진 특유의 매력으로 아름답게 빛났다.
이 드레스는 허리선부터 발끝까지 서서히 퍼지는 스타일로 볼륨감이 강조됐다. 스킨 컬러 시폰과 망사가 겹겹이 쌓여졌으며 그 위에 얇은 블랙 망사를 씌웠다. 상의 부분에는 꽃잎 모양 시퀸이 하의는 물결 모양의 비즈를 이용해 화려하게 장식했다. 여기에 블링블링한 미니클러치백과 여성스러운 꽃반지를 매치했다.

★ Good | 민효린 "화이트 드레스는 이렇게"
민효린은 자신의 이미지에 딱 맞는 드레스를 선택했다. 전체적으로 꽃잎 모양이 펀칭되어있는 화이트 튜브 롱 드레스를 입었다. 드레스 끝부분이 물결모양으로 처리되어있어 사랑스러운 느낌이 배가됐다. 드레스 뒷부분이 늘어트려져 뒤태가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드레스 앞과 옆은 로맨틱하게 뒤는 섹시하게 만들어져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다.
허리에 드레스 안감과 같은 컬러인 블랙 리본 벨트를 착용했다. 리본을 허리 옆으로 하여 유치함을 없애는 센스를 발휘했다. 귀에 딱 붙는 미니멀 귀걸이와 실버 클러치백을 매치했다. 내추럴하게 아래로 땋아 올린 헤어스타일은 드레스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사랑스러운 디테일과 분위기로 수많은 화이트 드레스를 입은 스타들 중에서 돋보이는 결과를 얻었다.

★ Bad | 최강희 "패셔니스타 맞아?"
이번 레드카펫에서 패셔니스타 최강희는 없었다. 마치 웨딩화보를 찍다가 급하게 레드카펫에 등장한 최강희만 있었을 뿐이었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독특한 감각으로 주목받던 그는 이번 영화제 레드카펫에서 많은 팬들을 실망 시켰다. 이날 그는 결혼식장 버진로드에 더 잘 어울릴법한 화이트 슬리브리스 드레스를 선보였다.
이 드레스는 가는 끈과 가슴라인이 깊게 파여진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밋밋한 실루엣과 지루한 분위기는 매력 넘치는 최강희를 평범하게 만들었다. 액세서리를 볼드하고 화려한 것을 선택했다면 심심함이 덜했겠지만 그는 미니멀한 것을 선택했다. 전체적으로 조금 무성의한 느낌이 강했다. 여기에 면사포까지 썼더라면 완벽한 웨딩드레스룩이 될 뻔했다.

★ Worst | 김윤진 "어머 깜짝이야!"
김윤진의 레드카펫 드레스룩을 사자성어로 정의하자면 과유불급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이 지나치게 과했다. 이런 그녀의 용기가 놀라울 정도이다. 그는 깃털, 스팽글, 비즈와 같은 드레스가 화려하게 보일 수 있는 디테일이 총 집합된 롱 드레스를 입었다. 이 모든 것들이 조합을 이루지 못하고 겉돌았다.
모두들 가슴라인을 앞 다퉈 강조할 때 김윤진은 거꾸로 어깨와 겨드랑이를 강조했다. 때문에 모든 시선이 그 쪽으로만 쏠렸다. 과감하지도 적당하지도 않은 애매한 위치의 등라인은 전혀 섹시하지 않았다. 웨이브를 넣어 볼륨을 준 닭 벼슬 모양 업헤어두와 새빨간 립컬러는 과하다는 느낌뿐이었다. 의상, 헤어스타일 그리고 메이크업 모두가 부담 그 자체였다.
<글=송은주기자, 사진=이승훈·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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