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지혜·이현경기자] "20's 초이스? 결국 엠넷의 선택"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엠넷 20's 초이스. 20대가 직접 투표에 참여해 후보를 선정하고 수상자를 선택하는 시상식이다. 10대가 투표하는 미국의 '틴초이스어워드'의 한국판으로 모든 시상이 팬들의 손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올해 시상식은 그 어느 해보다 팬들의 의견이 무시됐다. 대신 철저하게 엠넷의 선택에 따라 시상이 진행됐다. 일례로 각 부문 최다투표 1위가 트로피를 손에 넣는 경우는 드물었다. 반면 최근 엠넷과 업무협약을 맺은 JYP 사단이 주요상을 독식했다.
사실 엠넷 시상식에 공정성을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엠넷 주최 시상식 마다 공정성 시비가 불거졌고, 수상논란이 일었다.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YG나 JYP에 상을 몰아주며 '패밀리 시상식'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해마다 반복되는, 그리고 올해도 여전히 되풀이된 20's 초이스의 문제점을 짚었다.

◆ "20's 초이스=참석상?…패밀리 시상식"
올해도 '20's 초이스'는 '참석상'에 가까운 시상식으로 전락했다. 한 해 대중 문화에서 활발하게 활약한 스타에게 상을 수여하는 시상식이 아니라 오로지 참석하는 사람만이 상을 탈 수 있는 '그들만의 축제'였다.
시상자를 제외하고 참석한 약 20여명의 연예인 중 상을 받지 못한 팀은 '나인 뮤지스', '시크릿', '미스에이' 뿐 이었다. 그외 모든 가수들에게는 하나씩 트로피를 안겼다.
더욱이 수상의 영광을 안은 '2AM', '2PM', '포미닛', '비스트', '에이트',백지영 등은 주최사인 엠넷과 돈독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회사의 소속가수다. JYP엔터테인먼트, JYP와 형제 격인 큐브엔터테인먼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가수들이 상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한 가요 관계자는 "수상 결과를 보면 엠넷과 JYP의 끈끈한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며 "두 회사는 최근 업무 제휴 협약을 맺었다. 한마디로 파트너 관계인 것이다. 이에 대한 보은수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반대로 엠넷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기획사 소속 가수들은 무관에 그쳤다. 올해 가요계에서 가장 큰 활약을 펼친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는 시상식에서 얼굴도 찾아볼 수 없었다. 엠넷과 SM엔터테인먼트의 불편한 관계가 시상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 "2위가 트로피를?…수상, 신뢰성 논란"
트로피가 한쪽으로 몰리다 보니 심사 과정의 공정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20'S 초이스'는 20대 팬들이 후보를 정하고 수상자를 선정하는 심사 방식을 취하고 있다. 엠넷은 "이번 시상식의 수상자는 인터넷 투표 50%, 오프라인 리서치 50%를 반영해 선정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투표는 포털 사이트 다음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러나 수상자 20팀 중 인터넷 투표 결과가 공개된 부분은 10개에 불과했다. 석연찮은 수상 결과도 속출했다. 인터넷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스타가 정작 시상식에서는 트로피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다.
일례로 '다음 검색 HOT스타상' 부문의 최다 득표자는 54.2%의 지지를 얻은 재범이었다. 그러나 시상식 트로피는 32.4%로 2위에 오른 2PM에게 돌아갔다. 여자 가수 부문도 인터넷 투표 1위를 차지한 브라운 아이드 걸스가 아닌 4위 티아라가 수상했다. 남자 배우 부문 투표에서는 이민호가 1위를 자치했지만 수상자는 이정재였다.
누구나 검색만 하더라도 알 수 있는 명백한 투표 결과 였지만 주최측은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은 채 뜻밖의 수상 결과를 내놓았다. 결국 '20'S 초이스'는 인기 투표와 수상 결과에 엇박을 내며 스스로 공정성 논란을 자초한 셈이 됐다.

◆ "투표는 가이드 라인?…이상한 심사 기준"
엠넷 측은 공정성 논란에 대해 "인터넷에 공개된 분야별 투표는 가이드 라인이다. 이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다고 상을 주는 게 아니다.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고 상에서 배제되는 것도 아니다. 대중문화 전반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을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초 공개한 바와 달리 투표 반영 비율에 대해서도 이상한 기준을 적용했다. 엠넷 관계자는 "이번 심사에서는 인터넷 투표보다 오프라인 리서치에 더 많은 비중을 뒀다. 팬클럽 회원들이 집중적으로 투표를 할 것을 우려해 오프라인에서 20대 500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전했다.
결국 '50:50'이라는 당초 심사기준은 엠넷의 입맛에 따라 취사선택됐다. 수상 역시 수십만 명이 참여한 인터넷보다 500여명의 오프라인에 더 비중을 둔 결과였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이 신뢰받을 수 없는 이유는 오프라인 설문 조사의 후보와 투표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s 초이스'의 시작은 분명 참신했다. 'MAMA'라는 엠넷의 음악 시상식과는 별개로 젊은 세대의 문화와 감성을 반영한 시상식이라는 기획은 여타 시상식과는 확실한 차별화를 둘 수 있다. 하지만 개최 4년째인 올해도 20's 초이스는 여전히 20대의 공감도 얻어내지 못했다.
<글=김지혜·이현경기자, 사진=이호준·송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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