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비하인드(하)] '순두부 계란탕' 작품이 일으킨 '사고'
입력: 2022.07.28 00:00 / 수정: 2022.07.28 00:00

우영우가 박은빈이어야만 했던 이유→후반부 관전 포인트까지

유인식 감독(왼쪽)과 문지원 작가가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비하인드를 전했다. /ENA 제공
유인식 감독(왼쪽)과 문지원 작가가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비하인드를 전했다. /ENA 제공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순두부 계란탕' 같은 작품이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제작진은 신드롬급인 인기와 화제성을 두고 '사고 수준'이라고 표현했다. '순두부 계란탕'이 어떻게 '사고'를 치게 됐는지 작품의 비하인드를 들어봤다.

ENA채널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 연출 유인식, 이하 '우영우') 기자간담회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유인식 감독과 문지원 작가가 참석했다.

작품은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우영우(박은빈 분)가 다양한 사건들을 해결하며 진정한 변호사로 성장하는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린다.

주인공인 우영우의 성장기가 주된 내용인 만큼 여느 때보다 작품을 이끌어갈 배우가 중요했다. 제작진은 박은빈을 낙점했고, 그의 캐스팅을 위해 1년간 기다렸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진 비하인드 중 하나다. 당시 박은빈은 '우영우'가 지닌 무게감을 알기에 부담스러움을 느꼈고, 결국 출연을 고사한 뒤 KBS2 '연모'를 택했다.

기다림을 감수하면서까지 박은빈이어야만 했던 이유가 있었을까. 유 감독은 "우영우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많지 않았다"며 "박은빈이 하지 않으면 작품 자체가 진행이 어려울 것 같았다"고 밝혔다. 그는 "박은빈도 부담을 가질 만큼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별다른 대안이 없었고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기다림과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며 "박은빈 포에버"라고 외쳤다.

"우영우 역할의 엄청난 대사량도 문제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대사하고 반응해야 하는 방식이 중요했기 때문에 배우에 대한 신뢰가 가장 필요했어요. 많은 대사를 정확하게 전달하면서도 배우만의 색깔이 캐릭터를 온전히 잡아먹지 않아야 했고, 그동안 맡았던 배역마다 인물이 바뀌는 것처럼 보이는 집중력과 기본기를 지닌 배우를 원했죠. 동시에 배역이 곧 제목인 타이틀롤의 비중을 소화하는 배우로서 누구나 납득할만한 배우여야 했고요. 모든 조건에 충족하는 배우는 박은빈이 거의 유일했어요. 무엇보다 박은빈이 연기한다면, 영우는 어떤 식으로든 매력적인 인물로 그려질 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유인식 감독)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유인식 감독이 배우 박은빈을 꼭 섭외해야만 했던 이유를 밝혔다. /ENA 제공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유인식 감독이 배우 박은빈을 꼭 섭외해야만 했던 이유를 밝혔다. /ENA 제공

극 중 우영우를 두고 상반된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 최수연(하윤경 분)과 권민우(주종혁 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작가는 "두 사람은 우영우라는 인물이 업무량이 과다하고 똑똑한 사람들이 잔뜩 모인 대형로펌에 던져졌을 때 내부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생각하던 중 가장 흥미로웠던 두 유형이다. 최수연은 잘해주고 싶지만 잘해주는 내 모습이 괴로운, 이 괴리감에서 갈등하는 인물이다. 반면 권민우는 대형로펌에 있을 법한 영리하고 생존을 위해 경쟁을 마다하지 않는 그러면서도 소박하고 귀여운 느낌이 나는 인물로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우는 배려가 필요한 인물이지만 동시에 아무리 해도 따라가지 못하는 인물이다. 영우의 주변인들이 복잡한 심정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랬을 때 최수연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고, 권민우처럼 '역차별'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인물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건 아니었다. 문 작가는 "권민우라는 인물을 통해 내 의견을 피력하거나 저런 생각이 잘못됐다고 비판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실제로 이런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썼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작가는 "내가 이름을 공들여 짓는 편은 아닌데, 권민우는 '권'력에 '민'감한 친구라고 생각해서 이름을 권민우라고 짓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우영우'는 현재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넷플릭스 비영어권 드라마 부문에서는 7월 셋째 주(11~17일) 기준, 2주 연속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했다. 이에 외신에서는 '우영우'를 두고 '제2의 오징어 게임'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유 감독은 "상상도 못 한 일이다. 전편이 동시에 업로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아니라, 우리나라 스케줄대로 방송되는 느낌인데도 불구하고 해외 시청자들이 좋아해 준다니 신기하고 놀랍다. 한편으로는 사람 사는 게 어디든 다 비슷하다는 생각도 든다. 동시대의 사람들이 어찌 보면 비슷한 갈증과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오징어 게임'만큼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 작가는 "사실 난 넷플릭스를 통해 다른 나라 시청자를 만난다는 것에 걱정이 많았다. 대사도 많은 데다 한국어로 해야만 온전히 전달되는 말장난도 많았다. 또 한국법과 세계법이 다르기 때문에 법적인 용어에서도 차이가 있다. 때문에 오히려 이렇게 큰 인기를 끌 거라곤 기대는 물론 생각도 안 했다"고 밝혔다. 이내 인기 비결로 '재미'를 꼽은 그는 "창작자로서 자신이 만든 작품을 많은 이들이 재밌게 봐준다는 게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 알기 때문에 재밌다는 반응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고 했다.

문지원 작가가 시즌제와 작품 후반부 관전 포인트 등에 관해 이야기를 전했다. /ENA 제공
문지원 작가가 시즌제와 작품 후반부 관전 포인트 등에 관해 이야기를 전했다. /ENA 제공

벌써부터 시즌제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도 작품의 인기를 입증했다. 유 감독은 "방송도 아직 반밖에 안 나갔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그는 "시즌제가 된다는 건 작품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시즌제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로 맞춰 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며 "현재까지 따로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반환점을 돈 작품은 후반부에 접어든다. 유 감독은 향후 관전 포인트를 직접 전했다. 그는 "전반부는 우영우가 과연 진짜 변호사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 무게중심이 실렸다면, 후반부에서는 우영우가 훌륭한 변호사가 돼가는 과정과 어떤 것이 훌륭한 변호사인지에 대한 고민을 중점으로 우영우의 시점에서 해답을 찾으려고 한다. 또한 구교환 씨를 비롯해 출연을 예상하지 못했던 배우들의 열연도 기대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영우'는 첫 회 시청률 0.9%로 시작해 최신 회차 시청률 13.1%를 기록했다. 무려 13배가량 뛴 수치다. 이처럼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는 '우영우'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문 작가는 "드라마 업계는 아직 낯설다 보니 처음에는 어느 정도로 잘된 건지 감을 못 잡았다. 나중에 감독님께 물어보니 '사고 수준'이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유 감독 역시 시청률 예상이 안 되는 건 마찬가지다. 그는 "지금까지 전혀 예상을 안 했었다. 마음 같아서는 이만큼 올랐으니 더 올랐으면 한다. 하지만 지금도 꿈도 꿔보지 못한 상승세로 시청률이 많이 올라가고 있다 보니 너무 행복한 인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문 작가는 "우리 드라마가 '순두부 계란탕'처럼 밝고 따듯한 드라마이긴 하지만 그 안에 많은 야심과 업계의 관례를 순순히 따르지 않는 여러 도전이 숨어 있는 드라마다. 드라마건 영화건 시청자들이 멍하니 앉아서 즐길 수 있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좋은 떡밥이 주어진다면 각계각층에서 전문가적인 해석을 쏟아낼 수 있다는 게 시청자이고 관객이다. 이러한 소신을 늘 지니고 있었는데 '우영우'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도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많은 분들이 작품에 공감해주는 모습을 보니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순두부 계란탕'이 많은 분들의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다. 지금까지 공개된 회차에서 좋았던 부분들이 있다면, 남은 회차에서도 그런 부분들을 확인하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과 함께 "그러니 저희 드라마 남은 회차도 따뜻한 애정을 갖고 지켜봐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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