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결성 과정부터 방송사고 비하인드까지…나인아이의 이모저모
그룹 나인아이가 <더팩트>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신인의 풋풋함으로 현장을 싱그럽게 만들다가도, 때로는 '아이돌 2회차'인가 싶을 정도의 성숙함으로 기자를 놀라게도 했다. 다인원 그룹답게 매력도 재능도 각양각색인 그룹 나인아이다.
<더팩트>와 만난 나인아이는 인터뷰 당일을 기준으로 아직 데뷔한 지 한 달도 안 돼 들뜬 모습이 한눈에 보일 정도로 풋풋했다. 대부분의 멤버들은 "데뷔 한 달 차가 됐는데, 실감이 나는 편은 아니다. 한 달이란 시간이 '데뷔했다'고 느낄 새도 없이 바쁘게 지나간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주형은 "난 오히려 실감하고 있는 편"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데뷔 후 음악방송 출근길이나 팬사인회 스케줄을 하면서 팬들을 만나지 않나. 연습생으로 생활하다 이렇게 우리를 좋아하는 분들이 진짜로 있다는 걸 알게 되니까 신기하게 느껴졌다. 팬들의 사랑을 보면서 내가 데뷔를 했고,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달간 다양한 일정을 소화했지만, 인터뷰는 아직 익숙지 않은 나인아이였다. 때문에 인터뷰어로서 10명의 멤버들을 어떻게 해야 잘 이끌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는데, 이는 괜한 우려였다. 나인아이는 유창한 말솜씨와 적극적인 태도로 금세 현장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생소한 자리이기에 떨리지 않는 건 아니었다. 다만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베리는 "혹시라도 말실수를 할까 봐 항상 조심한다. 인터뷰가 하나라도 잡히면 멤버들에게 그때부터 예상 질문을 물어봐 달라며 시뮬레이션을 반복한다"고 전했다. MBTI가 P라며 즉흥성이 강하다고 밝힌 이든 또한 인터뷰만큼은 미리 준비하는 편이란다. 그는 "중요한 정보나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 등은 메모장에서 적어 두고 암기한다"고 솔직한 비법을 밝혔다.
다소 어렵거나 갑작스러운 질문의 답변을 도맡은 제원은 "나 또한 항상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인터뷰의 경우에는 더듬지 않고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말하고자 한다. 이 부분을 계속 신경 쓰면서 노력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나인아이의 성숙함에는 몇몇 멤버들의 경험치가 녹아있었다. 미디어를 경험해본 멤버들만 4명이었다. 제원은 '프로듀스X101', 반은 '언더나인틴', 민준은 '극한데뷔 야생돌', 서원은 '댄싱하이'에 출연한 경력이 있었다. 각각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경험은 팀의 올곧게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됐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서 저와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친구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후 지금 소속사에 돌아오고 나서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죠." (민준)
"'댄싱아이'에서 탈락의 쓴맛을 본 셈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제가 뭐가 부족한지 알게 되고, 약점이나 장점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었어요. 알게 된 것들을 토대로 데뷔를 준비할 때 어떻게 해야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지 연구했어요." (서원)
그룹 나인아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나인아이의 막내 지호는 팀의 구성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나름 최고참 멤버다. 이에 지호는 멤버들을 세대별로 나눠 소개하는 독특함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는 "0세대인 나를 기준으로 1세대는 제원 위니 서원, 2세대는 주형 민준, 3세대 태훈 반 이든 베리로 나뉜다"고 말했다.
가장 오래된 멤버로서 텃세도 있었냐 묻자 멤버들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저마다의 일화를 공개했다. 먼저 제원은 "멤버가 많다 보니 순서를 지켜 해야 할 때가 많다. 그중에서도 첫 번째로 하는 사람이 이점이 있을 경우, 갑자기 지호가 '입사 순서대로 하자'고 제안한다"며 "그럴 때면 꼭 최고참 대우를 받는다"고 폭로했다.
태훈은 본의 아닌 오해를 하기도 했다. 지호의 연습생 기간만 알고 나이는 모른 상황에서 비롯된 오해였다. 그는 "내가 입사했을 당시 최고참이 있다고 들어 지호의 존재만 알았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형들은 다 나와서 연습을 하는데 지호만 저녁 6~7시에 연습실에 오더라. 그걸 보고 '최고참은 출근도 마음대로 해도 되는구나' 싶었다. 지호가 학교에 다녀온 걸 몰랐다"고 털어놔 모두에게 웃음을 안겼다.
이처럼 햇수로만 4년째 동고동락 중인 나인아이는 처음 숙소 생활을 시작할 때를 떠올리며 수학여행을 온 기분이었다고 돌이켰다. 때문에 지금까지도 멤버들에게 가장 기억이 남는 시절이었다.
"10명의 데뷔조가 꾸려지고 숙소에 들어오게 됐는데 다들 합숙하는 기분이었어요. 얼마나 설렜는지, 연습 끝나고 늦은 시간에 돌아왔는데도 불구하고 주방에 둘러앉아 새벽 2~3시까지 수다를 떨 때도 많았죠." (주형)
데뷔 활동 중에는 더 큰 에피소드도 있었다. '인기가요' 방송 사고였지만, 해당 영상이 각종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나인아이의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도 됐다. 당시 제원은 퍼포먼스를 이어가던 중 멤버들의 올린 팔 사이로 지나가야 하는 안무에서 타이밍이 맞지 않아 얼굴을 맞는 사고가 발생했다. 의도치 않은 상황에 제원은 당황한 듯 눈을 질끈 감고 이를 꽉 깨물었고, 이 영상은 많은 웃음을 안겼다.
수많은 연습을 했던 나인아이로서는 속상한 사고였다. 눈 감고도 맞출 수 있는 안무였지만, 편집 음원 앞에서 긴장을 한 탓에 발생한 돌발 상황이었다. 제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긴장감을 이기지 못했던 것 같다. 얼굴이 부딪쳤을 때는 정말 머리가 하얘졌다. 어떻게든 정신을 차려 나머지 안무를 다시 소화했지만, 무대에서 내려온 후에는 속상하고 아쉬웠다"고 밝혔다.
이들은 "내가 사고의 시초였다. 내 파트를 앞줄에서 하는데 순간 편집 음원인 줄 모르고 먼저 틀렸고 결국 내 실수가 이후 안무까지 영향을 끼친 것 같다. 멤버들에게 미안하고 저희를 위해 일해주는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에게도 죄송했다"고 털어놨다.
멤버들의 걱정과 달리 반응은 뜨거웠다. 신인 아이돌의 실수이기에 대중 역시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봤고 오히려 웃음으로 승화됐다. 이에 제원은 "처음에는 속상했지만, 아이돌로서 우리의 목표가 즐거움을 주는 거지 않나. 우리의 모습으로 힐링을 줄 수 있었던 것 같아 결과적으로는 좋았다"고 전했다.
끝으로 나인아이는 4세대 아이돌 시장에서 자신들만이 지닌 강점을 소개했다. 각자 생각하는 바는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다인원 그룹이 보여줄 수 있는 '다채로운 매력'이었다.
"제가 퍼포먼스 리더다 보니까 아무래도 퍼포먼스적인 요소로 꼽고 싶어요. 먼저 저희는 무대를 꽉 채울 수 있는 에너지가 있어요. 또 다인원이다 보니 구성적인 안무가 많아요. 퍼포먼스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들을 잘 풀어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에요." (태훈)
"멤버들의 장점이 다 달라요. 이 멤버가 잘하는 게 있다면 저 멤버는 또 다른 걸 잘해요. 각자의 장점들이 합쳐졌을 때 완성되는 강점이 나인아이만의 매력인 것 같아요." (이든)
"음색이 다 다르면서도 예쁘다는 점도 저희만의 매력이에요. 열 명의 음색이 한 곡에서 조화를 이루면서 나인아이만의 독보적인 장르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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