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혜수의 책임감이 된 '소년심판'의 힘②
입력: 2022.03.16 00:00 / 수정: 2022.03.16 00:00

"한 마음으로 만든 작품, 많은 분들과 공유할 수 있어서 감사해"

김혜수는 소년심판 대본 속 기교 없는 대사에 끌렸다며 작품의 무게감은 상당했다. 그렇기에 더 큰 책임감을 느낀건 사실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김혜수는 '소년심판' 대본 속 기교 없는 대사에 끌렸다며 "작품의 무게감은 상당했다. 그렇기에 더 큰 책임감을 느낀건 사실"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더팩트|박지윤 기자] "'소년심판'은 한 사람이라도 봐야 할 이유가 너무나 명확한 작품이에요."

배우 김혜수는 '소년심판' 제작발표회부터 지금까지 작품이 가진 글의 힘과 영상매체의 순기능을 강조했다. 모든 참여자들이 작가의 의도를 오롯이 담아내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만든 작품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동의를 얻는 것에 감사함을 표하며 말이다.

대사의 묵직함에 끌렸다는 김혜수는 '소년심판'의 주제가 갖는 무게감과 작가의 의도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심은석을 만나 법관이자 사회의 어른, 그리고 피해자의 가족으로서 시청자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대본을 보면서 가장 좋았던 점 중 하나는 말에 기교가 없다는 점이었죠. 기교 없이 묵직한 대사의 힘이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했어요. 심은석은 틀린 말을 하지 않아요. 누구든 꼭 해줬으면 하는 말을 하죠. 이는 단지 주인공이기에 멋있거나 인상적인 말을 한다는 것, 그 자체에 그치지 않는다는 게 작품의 포인트고, 심은석의 역할이었어요."

"어떤 작품이든 준비를 철저히 하고 책임감을 느끼지만 '소년심판'의 무게감은 상당했어요. 그렇기에 다른 어떤 작품보다 책임감이 더 크게 느껴진 건 사실이에요. 작품이 가진 메시지에 부합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단지 강한 캐릭터가 아니라 소년범과 소년범죄를 혐오하지만 그럼에도 법관이자 사회의 어른으로서 가진 신념과 그 신념을 통해 소년범이나 피해자 가족을 대하는 태도, 법관 사이의 관계 등 모든 것을 다 신경 썼죠."

극 중 심은석은 억울하게 피해입는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해당 사건을 경찰보다 더욱 깊숙하고 집요하게 파고든다. 늘 자신의 시선 끝에 피해자의 사진을 두면서 말이다. 이는 사건을 마주하는 심은석의 태도와 소년범, 그리고 소년범죄를 바라보는 그의 신념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대본상에 심은석을 표현하는 것들이 충분해서 그걸 놓치지 않는 게 중요했죠. 하지만 피해자의 사진은 제가 감독님께 의견을 낸 부분이에요. 심은석이 소년범죄를 들여다볼 때 '오늘 판결을 통해서 피해자는 억울함이 해소됐는가. 가해자는 반성하는가'라고 해요. 이를 보면서 아이디어가 떠올랐죠. 대사의 맥락과 이 행동이 맞닿아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홍종찬 감독님이 제 마음처럼 화면에 잘 담아주셨어요."

김혜수는 작품을 준비하면서 모두가 염원했던 마음이 대중들에게 닿은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고 끝인사를 전했다. /넷플릭스 제공
김혜수는 "작품을 준비하면서 모두가 염원했던 마음이 대중들에게 닿은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고 끝인사를 전했다. /넷플릭스 제공

이렇게 심은석으로서 모든 걸 쏟아낸 김혜수는 함께 호흡한 배우들에게 잊지 않고 고마움을 전했다. 영화 '굿바이 싱글'에서 짧은 호흡을 맞춘 후 다시 만난 이성민은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어른이라고, 영화 '내가 죽던 날' 이후 또 한 번 연기 호흡을 맞춘 이정은은 왠지 모르게 의지가 되는 배우라고 표현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성민 선배님은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참 좋은 어른 같아요. 현장에서 연기해본 배우들은 다 알 거예요. 선배님은 자신의 연기에 굉장히 겸손하세요. 극 중 강원중과 대립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촬영을 끝내고 제 마음 한켠에 뭔가 붙잡는 게 있었어요. 그래서 김무열 씨와 이성민 선배님께 재촬영을 요청한 적이 있어요. 선배님의 연기는 너무 좋았는데 제가 부족해서 다시 촬영을 하는 거라 너무 죄송스러웠는데, 선배님이 '얼마든지'라고 응원해주셔서 큰 힘이 됐죠."

"이정은 씨는 같은 또래임에도 불구하고 참 포근하고 어른스러워요. '내가 죽던 날'을 통해 같은 공간에서 연기하고 내면을 주고받는 경험 자체가 소중했어요. 좋은 배우를 현장에서 만나는 것만큼 좋은 수업은 없으니까요. 이번에도 저에게 또 좋은 자산이 됐어요. 작품을 다 보고 이정은 씨에게 문자가 왔더라고요. 저를 보면서 참 많이 반성했다는 내용이었는데, 우리가 하는 연기라는 직업을 얼마나 진중하고 겸손하게 대하는지 느껴졌어요."

'소년심판'은 소년범뿐 아니라 피의자와 피해자의 가족까지 조명하며 다양한 시선을 균형 있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단순히 소년범죄를 비난하는 게 아닌, 이를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를 다시금 돌아보게 했기 때문이다. 김혜수는 인터뷰가 진행된 약 1시간 동안 심은석이 튀어나온 듯 소년범죄에 관해 목소리를 높이다가도, 작품의 일원이자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소년심판'을 향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에 감사함을 드러냈다.

"'소년심판'은 한 사람이라도 봐야 할 이유가 너무나 명확한 작품이에요. 재미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이 작품을 전달하는 참여자들의 진심이 정말 중요했고, 모든 분들이 한마음으로 참여했어요. 재미와 함께 작품이 가진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것이 영상매체의 엄청난 순기능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작품이 나오는 것도 쉽지 않고, 잘 만들어져서 시청자들의 동의를 얻는 것도 쉽지 않죠. 그렇기에 이 작품을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이렇게 많은 분들과 공유할 수 있어서 감사해요. 작품을 준비하면서 모두가 염원했던 마음이 닿은 것 같아서 감사해요."<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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