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나은 작가 "'그 해 우리는', 서로의 기록이 됐다"①
입력: 2022.02.24 07:00 / 수정: 2022.02.24 08:10

다큐로 시작해 다큐로 끝난 이유

SBS 그 해 우리는을 집필한 이나은 작가가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SBS 제공
SBS '그 해 우리는'을 집필한 이나은 작가가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SBS 제공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그 해 우리는'을 문장으로 만든다면, 뒤를 채울 서술어는 무수히 많다. 누군가는 형용사로 누군가는 동사로 서술어를 만들어 각자 자신만의 문장을 완성할 것이다. '그 해 우리는'을 집필한 이나은 작가는 "그 해 우리는 서로의 기록이 됐다"고 표현했다. 작품의 소재였던 다큐멘터리가 기록인 데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눈으로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극본 이나은, 연출 김윤진)은 연인 관계였던 최웅(최우식 분)과 국연수(김다미 분)가 10년 전 학창 시절 출연했던 청춘 다큐멘터리의 역주행으로 인해 헤어진 지 5년 만에 재회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이나은 작가는 15부까지 가편집 영상을 봐가면서 본방사수를 함께했다. 하지만 마지막회 만큼은 오직 본방송을 통해서만 확인했다. 김윤진 감독을 비롯한 편집팀의 당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덕분에 마지막회는 나도 시청자와 같은 입장에서 어떤 결말이 날지 떨면서 봤다. 그래서인지 내게 참 많은 위로가 됐던 회차였다. 아직도 여운에 젖어있을 정도로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작품은 커플이 다시 얽히면서 겪는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진솔하고 애틋하게 그려내며 많은 공감을 이끌었다. 완성도 높은 극본과 이를 섬세한 부분까지도 살려낸 배우들의 호연은 입소문으로 이어졌다. 이에 힘입어 '그 해 우리는'은 넷플릭스 TV 부문 국내 1위, 글로벌 순위 5위에 오를 정도로 국내외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나은 작가는 '그 해 우리는'의 인기 비결로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를 꼽았다. 그는 "우리 작품은 국적에 따라 달라지는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분들이 느끼고 경험했던 청춘의 이야기다.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만큼 해외 시청자들도 본인의 과거를 떠올리면서 공감을 해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SBS 그 해 우리는을 집필한 이나은 작가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저격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SBS 제공
SBS '그 해 우리는'을 집필한 이나은 작가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저격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SBS 제공

그래서인지 모두의 공감을 제대로 저격했던 이나은 작가는 실제로 작품이 방송되는 동안 "도대체 작가는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궁금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단다. 이에 이나은 작가는 "정말 평범한 인생을 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내 인생이 특별했다면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실수투성이였던 삶을 살았기 때문에 이런 극본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대학생 때 청춘들이 겪을 법한 사랑과 꿈에 대한 실수를 많이 했고, 그에 대한 아쉬움이 늘 남아있었어요. 그래서 다시 한번 기회가 있다면 어떻게 해볼지에 대한 것들을 웅이와 연수의 이야기로 표현한 거죠. 결국 당시의 고민을 담고 그런 절 스스로 위로하는 글을 쓰다 보니 많은 분들께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해 우리는'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는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담았다는 점이다. 이 또한 특별하진 않지만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유에서 시작됐다. 이나은 작가는 "청춘을 떠올릴 때 계절이랑 떼어놓고 생각하기 쉽지 않더라. 나 역시 청춘을 떠올리면 초여름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며 "초여름을 시작으로 우리가 지나온 시간을 계절로 표현하고 싶어 사계절을 명확하게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 보면 시청자들도 본인들만의 청춘의 계절을 떠올릴 것 같았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SBS 그 해 우리는 이나은 작가가 다큐멘터리를 소재로 하게 된 이유 등을 공개했다. /SBS 제공
SBS '그 해 우리는' 이나은 작가가 다큐멘터리를 소재로 하게 된 이유 등을 공개했다. /SBS 제공

'그 해 우리는'에서 사계절 만큼이나 강조된 소재는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다큐멘터리'다. 작품은 주된 서사의 시작부터 전개 방식, 엔딩까지 모두 다큐멘터리 형식이 사용됐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나은 작가는 당초 EBS 다큐를 보고 영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전교 1등과 전교 꼴등의 모습을 담은 다큐를 보고 "저 친구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궁금했다"는 이나은 작가는 자신만의 상상을 이야기로 풀어내기로 결심했다. 그는 "항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그런 점에서 다큐는 이야기가 끝나도 언제든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웅이와 연수의 엔딩은 부부 다큐의 시작을 암시하는 장면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평생 웅이와 연수는 어떻게 살아나가고 있을지 기억해줬으면 하는 생각에 마지막까지도 다큐 형식으로 막을 내렸어요(웃음)."

회차별 부제를 모두 영화 제목으로 사용했다는 점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여기에도 이나은 작가의 세심함이 담겨 있었다. 이나은 작가는 "드라마 소재가 다큐인데, 다큐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기록한다. '그 해 우리는' 또한 우리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또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콘텐츠가 있다면 영화였다. 다큐, 드라마, 영화, 이 3가지가 어우러지면 우리의 이야기를 좀 더 풍성하고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의 일상도 영화처럼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며 위로가 담긴 이유도 덧붙였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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