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얼씨구!②] 송가인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의 끈, 놓지 않았으면"(인터뷰) 
입력: 2021.12.21 06:00 / 수정: 2021.12.21 06:00
가수 송가인이 국내 최초의 국악 경연 프로그램 JTBC 풍류대장-힙한 소리꾼들의 전쟁의 심사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더팩트 DB
가수 송가인이 국내 최초의 국악 경연 프로그램 JTBC '풍류대장-힙한 소리꾼들의 전쟁'의 심사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더팩트 DB

JTBC '풍류대장-힙한 소리꾼들의 전쟁'이 안방극장에서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9월 28일 첫 방송 이후 매회 전설의 무대를 탄생시키며 시청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진짜 매력은 국악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를 통해 국악이 가진 멋과 매력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시청자들이 왜 '풍류대장'에 주목하는 지 그 이유를 살펴보고, 심사위원으로 출연 중인 국악 전공 트로트 가수 송가인의 인터뷰를 통해 그 비결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15년 차 국악인에서 트로트 가수로…국악의 끈은 영원히 놓지 못해

[더팩트|원세나 기자] 가수 송가인은 지난 2019년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톱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송가인의 저력은 빼어난 가창력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가창력은 바로 15년 국악인으로 쌓아온 경험과 실력이 바탕이 됐다. 따라서 송가인에게 국악과 트로트는 한 몸이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송가인 그 자체다.

송가인은 현재 '풍류대장'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하고 있다. 국악 전공자인 그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쉬운 설명과 예리한 심사로 때로는 냉정하게 출전자들을 평가하는가 하면, 때로는 누구보다 따뜻하게 국악인들의 어려움에 함께 공감하며 위로하고 있다.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그가 느꼈을 다양한 소회를 직접 들어봤다.

다음은 송가인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풍류대장'이 매회 화제를 낳으며 사랑받고 있다. 소감은?

우리 국악이 이렇게 이슈 되는 것 자체에 감회가 새롭고 뿌듯함을 느낀다.

- 처음 심사위원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그리고 제안을 수락한 이유는 무엇인지

'내가 과연 심사할 자격이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내가 심사위원을 함으로써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우리 국악을 더 발전시키고 이슈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와 희망을 품고 임하게 되었다.

-출연진을 거의 다 아는 것 같더라. 그만큼 국악인의 인재풀(pool)이 한정적이라는 이야기일까?

아무래도 대중적인 음악이 아니고 특수한 분야이기 때문에 인원이 많은 거 같지만 너무나 적다. 그만큼 적기 때문에 모두 다 아는 사이이다. 누구나 쉽게 접하기보다는 어려운 종목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본다.

-대중가수로 활동 영역을 옮긴 국악인으로서 만감이 교차할 것 같은데,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15년 넘게 전공을 하다가 트로트 가수의 길로 접어들었을 때는 잘될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이길 또한 힘든 길이었다. 그래서 트로트를 할 때 국악의 끈을 놓지 못하고 같이 가져가야만 했던 시기가 있었다. 트로트를 하면서도 우리 국악을 불러드리면 듣는 분들은 너무나 좋아해 주셨기에 우리 국악을 놓지 못하고 있다. 국악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니까 많은 분이 조금씩 국악에 관심도 가져주고 들어주고 공연도 찾아가 봐주고 하고 있다. 전국에서 나로 인해 국악 학원을 찾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다. 그럴 땐 '내가 국악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8회 RC9(얼씨구)와 김주리의 무대를 본 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는데, 그때의 심정은?

우리 전통음악을 잘하고 있는 친구들을 대중음악을 위해 너무 변형을 시키는 건 아닌지 전통을 흐트러트리지는 않는지 미안함이 들었다. 짧은 시간 안에 대중가요와 전통음악을 가지고 새롭게 편곡을 한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곡을 소화해 내는 것도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이유는 누구나 쉽게 한 번에 할 수 있는 음악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국악이 가지고 있는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

송가인은 국악 전공자로서 풍류대장에서 전문적인 심사평을 전하며 때로는 냉철한, 때로는 따뜻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방송화면 캡처
송가인은 국악 전공자로서 '풍류대장'에서 전문적인 심사평을 전하며 때로는 냉철한, 때로는 따뜻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방송화면 캡처

-지금까지 본 무대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무대를 꼽자면? 그 이유는?

최재구 씨의 창작판소리였다. 국악 하면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편견이 많은데 이분은 그걸 깬 유일한 사람인 것 같다. 우리 소리도 요즘 유행하는 트랙에 맞춰 얼마든지 재창작 된다는 걸 보여준 무대인 것 같다. 그래서 젊은 층도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 탄생한 것 같아 기쁘다.

-본인이 생각하는 강력한 우승 후보는?

모두 쟁쟁하고 너무 잘하고 있어서 한 팀만 고르긴 어려울 것 같다.

-경연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출연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우리 전통음악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그동안 너무나 수고했고 고생했다. 이 무대들을 통해서 스스로도 많이 발전하고 배워 나가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되는 시기일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전통음악을 꿋꿋하게 앞으로 앞장서서 지켜나가 주길 바란다.

-'국악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국악이 가진 멋과 매력을 선사하겠다'는 것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다. 기획 의도가 대중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너무나 잘 전달됐고, 대중음악 못지않게 더 멋있는 음악이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어떤 무대는 정말 대중가요 없이도 충분히 매력을 뽐내는 무대였다는 생각이 든다.

-'풍류대장'이 '국악의 대중화'에 어느 정도 기여를 했을까?

시청률이 높게 나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마니아층이 많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영상에 댓글들을 보면 '국악이 이렇게 좋은 음악인지 몰랐어요' 하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높은 뷰수를 보자면 그래도 국악이 많이 알려지고 있다는 것은 증명이 되고 있는 것 같다.

-국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대중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우리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많이 찾아줘야, 우리 것이 살아 숨 쉬고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국악이 더욱더 발전되려면 관심이 필요하다.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아 줬으면 좋겠다. 우리 국악을 어렸을 때부터 접하는 친구들은 거의 드물다. 그래서 제도 자체가 유치원에서부터 알려주고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어렸을 때부터 접하면서 익숙해지면 대중과 아주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알려준다면?

내년 1월 새 앨범을 발매한다. 이번에 발표하는 신곡은 '망향가'로 이산가족과 실향민의 애환을 담은 곡이다. 지난 정규 앨범 이후 13개월 만에 발표하는 것이라서 준비를 많이 했다. 기다려주신 팬들께 얼른 들려드리고 싶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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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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