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넬, "비워내면서 밀도 있는 사운드 연구"②
입력: 2021.09.03 00:00 / 수정: 2021.09.03 08:44
넬은 이전엔 밀도감 높은 사운드의 곡들을 작업해 왔다면 지난 4~5년간은 비워내면서도 감정적으로 밀도감 있는 사운드를 연구하고 발전시키고 있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넬은 "이전엔 밀도감 높은 사운드의 곡들을 작업해 왔다면 지난 4~5년간은 비워내면서도 감정적으로 밀도감 있는 사운드를 연구하고 발전시키고 있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2일 9번째 정규 앨범 'Moments in between' 발매

[더팩트 | 정병근 기자] 2일 9번째 정규 앨범 'Moments in between'을 발매한 넬은 최근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순서대로 쭉 들으시면서 이야기를 따라가 보시는 것이 중요한 요소 핵심 포인트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은 첫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쭉 이어지는 스토리라인이 있다는 점이다.

새 앨범은 앞서 싱글로 먼저 선보였던 'Crash(크래시)', 'Don't hurry up(돈트 허리 업)', 'Duet(듀엣)'에 '파랑 주의보', 'Don't say you love me(돈트 세이 유 러브 미)', '유희', '위로(危路)', '말해줘요', '정야', 'Sober(소버)' 7개의 신곡이 더해져 총 10곡이 수록됐다. '유희'와 '위로(危路)'가 더블 타이틀곡이다.

<다음은 낼과 주고받은 일문일답 ①편에 이어>

- 현 시점에서 넬의 사운드는 뭔가?

우리 네 사람이 하는 게 넬의 사운드라고 20살 때부터 생각했다. 우린 프로그래밍과 리얼 악기의 조화를 중요시하는 팀이고 계속해서 조금씩 발전시켜오고 있다. 확장하고 싶은 영역은 여백이 주는 아름다움이다. 이전엔 밀도감 높은 사운드의 곡들을 작업해 왔다면 지난 4~5년간은 비워내면서도 감정적으로 밀도감 있는 사운드를 연구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 타이틀곡 '위로'의 한자가 일반적인 위로와 다른 의미다

한자로는 '위험한 길'이란 뜻이다.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싶었다. 곡 내용 자체가 굉장히 아름다운 대상, 푹 빠져 있는 대상에 관한 곡인데 그 안에서도 불안함을 느끼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다. 화자가 느낄 불안함과 막연한 두려움을 같이 포함시키고 싶었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대상과 있음으로 해서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이게 맞는 것인가 끝이 보이는 두려움이 공존해서 위험한 길이라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 다행히 거기에 맞는 위로라는 한자가 있었고 표기도 항상 한글 옆에 한자로 표기하려고 한다.

- 코로나19 시기가 앨범에 영향을 미친 것이 있나?

음악적으로 큰 영향을 줬다고 보기는 어렵다. 앨범 작업을 할 땐 코로나 시국이 아니어도 스튜디오나 작업 공간에 처박혀 있다. 다만 작업을 하다가 힘들었을 때 바람을 쐬거나 여행을 간다거나 공연 혹은 페스티벌에서 사람들을 만나 에너지를 얻고 다시 작업에 열중하는 그런 것들이 해소가 안 됐다. 쌓여 있는 스트레스를 간직한 채로 작업을 했던 건 있다.

- 급변하는 음악 시장에서 어디에 중점을 두나?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한동안 많이 했다. 고민하다 보니 이렇게까지 고민할 일인가 싶어서 우리 할 일 열심히 하자 싶었다.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야 하는 게 가장 큰 첫 번째 일이고 만족스러운 음악을 만들면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형태가 바뀔 뿐이지 음악을 소비하는 사람은 늘 있으니까 단순하게 답을 내렸다. 홍보나 마케팅에서 계속 고민을 하고는 있다. 조금 더 잘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할 뿐 음악에 변화를 주진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꿈처럼 갖고 있던 게 음반이 나와서 당시 반응이 좋으면 좋겠지만 오래 시간이 지난 뒤에도 시대가 느껴지지 않고 오래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거였다. 바람이 있다면 이 음반도 10년 20년 후에 들어도 좋다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 급변하는 음악 시장 속에서도 유연하게 잘 흘러갈 수 있는 비결은?

우리 음악을 팬들이 아껴주셨기 때문에 큰 탈 없이 계속 음악을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변화에 발맞춰서 우리도 변했더라면 중심이 흔들렸을 거 같다. 우리가 변화에 빨리 빨리 대응할 사람들도 아니고 묵묵히 우리 음악 하자 그러면 좋아해 주실 분들은 좋아해주실 거라고 빨리 결론 내린 게 별 탈 없이 해올 수 있었던 비결 아닌가 한다.

- 위기였던 적이 있나?

작년에 경제 활동이 전혀 없었다.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일반 직장인이라면 굉장히 힘든 상황이었다. 4명이 다 다른 사람들이니까 히들어하는 방식이나 크기도 다르다. 결과적으로 그걸 해결하는 방법은 냉정하게 우리가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지를 생각하는 거였다. 돈을 벌기 위해서 그걸 1순위로 놓고 하는 거라면 그만 두자고 했다. 근데 그게 아니고 더 큰 목표가 있고 음악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현실적인 어려움이 음악을 못 하게 할 순 없다. 더 소중한 게 있기 때문에 감수하고 더 열심히 할 수 있었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 콘서트가 9월 10~12일로 예정돼 있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앞서 3~4월 정도로 기획했던 공연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많은 공연들과 다를 바 없다. 이 음악을 어떻게 공연으로 잘 풀어낼 수 있을까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고 있다. 불안감은 있다. 정부 지침에서 허용이 되는 선에서 방역수칙 최대한 잘 지켜서 안전하게 진행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오래 기다린 만큼 추억을 담을 수 있게 시간을 들여서 앨범을 들어주시면 좋겠다. 빨리 좋은 공연장에서 만나고 싶다. 9월에 있는 공연을 일단 잘 끝내고 싶고 재미있는 시간 가졌으면 좋겠다. 좋은 공연이나 페스티벌 등 여러 장소에서 앨범과 음악 얘기하고 들려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끝>

kafka@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관련기사> [인터뷰] 넬, 10개 트랙으로 빚은 하나의 스토리①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