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예능 '미스터트롯' 제작진이 2일 첫 방송을 앞두고 제작 중단까지 고려한 일화를 밝혔다. /TV조선 제공 |
TV조선 '미스트롯'에 이어 '미스터트롯'까지 말 그대로 '대박'이 났습니다. '미스트롯'이 워낙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기에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단숨에 전 시즌을 넘어서며 벌써 시청률 2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 속에서도 유독 빛나는 '미스터트롯'의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요. <더팩트>가 살펴봤습니다. <편집자주>
2·30대, 온라인으로 활발한 '덕질'...사연에 빠진 중장년
[더팩트 | 문병곤 기자] '미스터트롯'이 폭넓은 세대의 인기를 받고 있다. 중장년의 인기는 물론이고 트로트 열풍에 힘입어 젊은 세대에게도 화제가 되고 있다. <더팩트>는 '미스터트롯' 시청자들에게 '나만의 우승후보' 설문를 진행했다. 총 23명이 설문과 간단한 인터뷰에 답했다. 이번 설문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세대별로 응원하는 출연자들이 다르다는 사실.
SNS 활동이 활발한 2, 30대는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출연진들에 주목했다. 특히 30대는 '미스터트롯'을 트로트 프로그램으로 규정짓지 않고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들과 비슷한 맥락에서 생각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덕질'(팬 활동)도 활발했다. 40대에선 실력과 끼를 겸비한 출연진들이 주로 화제가 됐다. 5, 60대 이상에서는 앞서 즐겨봤던 프로그램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였다. 주로 KBS '아침마당', SBS '스타킹', '영재발굴단' 등의 프로그램이 언급됐다.
홍잠은 TV조선 '미스터트롯'에 최연소 출연자로 등장해 자신의 끼를 뽐냈다. /TV조선 '미스터트롯' 캡처 |
◆20대: 홍잠언, 정승제, 이찬원
역시 SNS의 영향이 컸다. 클립 형식의 짧은 동영상을 주로 보는 20대는 최근 SNS상에 올라와 인기를 끌었던 최연소 출연자 홍잠언을 주로 언급했다.
23세 대학생 김연수 씨는 "얼마 전에 SNS를 보다가 이슈 페이지에서 홍잠언을 봤다. 귀여운 모습도 모습인데 나이에 맞지 않게 '나도 사나이'라고 노래 부르는 모습이 재밌었다"고 밝혔다.
인터넷 수학 강사 정승제를 언급한 20대도 있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공부할때 봤던 분이다. 친구들이 캡처 사진을 보내줘 출연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그냥 잘생겨서"라는 이유로 이찬원을 고른 20대도 있었다.
이찬원은 30대 '미스터트롯' 팬들 사이에서 아이돌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찬원 SNS 캡처 |
◆30대 : 이찬원, 임영웅
30대의 특징은 SNS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덕질'을 한다는 점이다. 특히 이찬원은 아이돌 같은 외모, 노래 실력, '잔망미' 등으로 많은 팬을 가지고 있다.
팬들은 이찬원의 팬아트는 물론이고 이찬원의 매력이 드러나는 방송 분량을 '움짤'로 만들어 공유한다. 그가 노래 '진또배기'를 부른 점에서 착안해 그에게 '찬또'라는 애칭을 붙여주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20대 여성은 "아이돌한테도 안했던 덕질을 이찬원에게 하고 있다. 가끔씩 새어나오는 사투리, 순수한 모습, 잔망스러움 모든 게 좋다. 꾸밈없는 모습이 사랑스럽다"고 팬심을 드러냈다.
가수 임영웅은 3,40대 팬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임영웅 SNS 캡처 |
◆40대 : 임영웅, 이찬원, 김호중
40대에선 임영웅의 인기가 돋보였다. 자신을 임영웅의 팬이라고 소개한 주부 정민영 씨는 "'미스터트롯'에서 불렀던 노사연의 '바램'을 듣고 팬이 됐다"며 "무대를 보다가 울었다. 임영웅의 나긋하고 진심 어린 목소리 덕분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48세의 문주현 씨는 "임영웅은 중년의 BTS"라며 "'바램' 무대에서 어머니를 위해 불렀다는 말을 듣고 감동했다. 노래도 잘 부르고 효심도 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임영웅 외에도 30대에서 인기를 얻은 이찬원과 '스타킹 고딩 파바로티'를 기억한다며 김호중을 언급한 40대도 있었다.
SBS 예능 '스타킹'에서 '고딩 파바로티'라는 별명을 얻은 성악가 김호중이 TV조선 '미스터트롯'에 출연했다. /TV조선 '미스터트롯' 캡처 |
◆50대: 김호중, 양지원
예선 무대에서 진을 차지한 김호중의 인기는 50대에서 가장 빛났다. 설문에 참여한 50대 시청자 5명 중 4명이 김호중을 가장 좋아하는 출연자로 뽑았다. 이들은 입을 모아 어린 시절 불우했지만 노래로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한 그를 응원했다.
지난 2010년 고등학생이었던 김호중은 '스타킹'에 '고딩 파바로티' 출연해 자신의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고백한 바 있다. 당시 그는 고등학교 시절 교내 폭력과 조폭 세계에 가담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키워주신 할머니가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하늘에서 지켜볼 테니 똑바로 살아라"라는 유언을 남겼고 이를 들은 김호중은 성악에만 매진해 성악가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시청자 오금희 씨는 "SBS 예능 '스타킹'에 출연했을 때도 사연을 듣고 감동했다. 어두웠던 어린 시절을 이겨내고 성악을 시작했던 점이 기특했다. 이제 트로트 가수로 새로운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호중 외에도 양지원을 좋아한다고 밝힌 50대도 있었다. 그는 "KBS1 '아침마당'에서 '양산의 아들'로 화제가 될 당시부터 좋아했다. 어리지만 우직해보이고 노래도 잘 한다. 보이는게 다는 아니지만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정동원은 할아버지와의 애틋한 사연으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은 바 있다. /TV조선 '미스터트롯' 캡처 |
◆60대 이상 : 정동원, 김호중
60대 이상에서는 앞서 언급된 김호중과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할아버지와 애틋한 사연을 공개한 정동원이 지지를 받았다.
앞서 정동원은 '영재발굴단'에 출연했을 당시 "부모님이 이혼해 3살 때부터 할아버지 슬하에서 자랐다. 꼭 트로트 가수로 성공해 할아버지의 폐암을 낫게 해드리고 싶다"고 말해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낸 바 있다.
시청자 박춘자 씨는 "정동원을 보고 있으면 내가 다 뿌듯해진다. 노래도 잘하는데 할아버지를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 짠한 마음이 들어 관심이 간다"며 "얼마 전에 정동원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소식을 들었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정동원의 할아버지 정운재 씨는 지난 16일 폐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녹화 중 비보를 들은 정동원은 급히 경남 하동군에 마련된 빈소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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