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설기획-씨름의 희열①] "이 좋은 걸 어르신만"...잊혀졌던 희열의 재발견
입력: 2020.01.25 05:00 / 수정: 2020.01.26 19:03
민속스포츠 씨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KBS 에능 씨름의 희열이 박진감 넘치는 씨름의 재미를 전하고 있다. /KBS 제공
민속스포츠 씨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KBS 에능 '씨름의 희열'이 박진감 넘치는 씨름의 재미를 전하고 있다. /KBS 제공

민속스포츠 씨름의 부활, 힘과 기술의 향연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이 좋은 걸 어르신들만 봤네", 쭉 존재했지만 존재감 없던 씨름을 접한 '젊은이'들의 반응이다. 씨름, 올해 설에는 더 이상 찬밥이 아니다.

무형문화재 제131호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씨름. 1980년대 시청률 60%를 넘나드는 최전성기를 누렸고 그 인기는 1990년대 초중반까지 이어졌다. 이후 쇠퇴기를 맞아 2000년대에는 존재감 자체가 없었다. 샅바를 놓친지 20년. 마침내 뒤집기 한판의 기회가 왔다.

지난 22일부터 '2020 설날장사씨름대회'가 열리고 있다. 매년 열리는 대회지만 올해는 이전과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지난해 9월 유튜브에 올라온 한 씨름대회 영상이 인기를 끌고 씨름 예능이 탄생한 뒤 맞는 첫 명절이고 대회다. 씨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씨름을 향한 관심의 불씨에 부채질을 한 건 KBS2 예능 '태백에서 금강까지 - 씨름의 희열'(이하 '씨름의 희열')이다. 씨름이 20여년 만에 관심을 받게 된 건 '몸 좋고 훈훈한 선수들'의 영향이 큰데 '씨름의 희열'은 그 관심을 씨름만이 가진 매력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씨름의 희열'은 기획 단계부터 영리했다. 씨름의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 중 하나가 비대한 선수들의 느릿한 경기다. 제작진은 출연진을 태백급(80kg 이하)과 금강급(90kg 이하)로 정했다. 근육질 몸매, 힘, 기술을 두루 보여줄 수 있는 체급이고 16명의 선수로 라인업을 꾸렸다.

씨름의 희열과 16명의 선수들이 모래판 위에서 끊임없는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KBS 제공
'씨름의 희열'과 16명의 선수들이 모래판 위에서 끊임없는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KBS 제공

연예인 못지않은 훈훈한 외모와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갖춘 선수들부터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선수, 실업팀 선배들의 아성에 당찬 도전장을 던진 대학부 최강자들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이 모래판 위에서 끊임없는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헬스장에서 만들어진 고운 근육이 아닌 '날 것의 생근육'이 만들어내는 힘과 기술의 향연은 씨름의 묘미다. '씨름의 희열' 제작진은 이를 잘 담아낸다.

수초 만에 끝나는 경기라고 해도 그 짧은 시간에 두 선수는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이고 여러 기술을 주고받는다. 카메라는 이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잡아낸다. 여러대의 카메라가 사방에서 포착한 장면을 슬로우로 보는 것만으로도 힘과 기술의 경합이 느껴진다.

이 대목에서 해설위원 이만기의 존재가 더 빛난다. 이만기는 천하장사 10회에 오르는 등 씨름의 최전성기를 이끌었고 씨름에 대한 이해도가 그 누구보다 높다. 방송 활동으로 쌓아온 예능 내공도 상당하다. 입담이 더해진 그의 디테일한 해설은 희열의 포인트를 잘 짚어낸다.

김성주는 차분함을 바탕에 두고 재치를 곁들인 진행에 특화됐다. 무엇보다 그는 월드컵 등 국내외 굵직한 스포츠 경기 캐스터로도 활약해왔다. 예능, 교양, 스포츠를 아우르는 김성주는 진지하면서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씨름의 희열'의 맛을 가장 잘 살려낸다.

붐은 화려하고 재치 있는 입담으로 감초 역할을 하는데 그 반대편에 있는 이만기와 잘 어우러지는 건 김성주의 능숙한 조율 덕이다.

김성주(가운데), 붐(왼쪽), 이만기(오른쪽)가 재치 넘치는 중계와 해설로 씨름의 희열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 /KBS 제공
김성주(가운데), 붐(왼쪽), 이만기(오른쪽)가 재치 넘치는 중계와 해설로 '씨름의 희열'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 /KBS 제공

'씨름의 희열'은 1회가 2.0%의 시청률로 시작해 2.4%→3.0%→2.5%→2.3%→2.5%→2.5%의 추이를 보이고 있다. 방송 시간대가 토요일 오후 10시35분이고 비인기 종목을 다뤘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전이다. 무엇보다 시청률 이상의 화제성이 있다.

'씨름의 희열'이 온라인상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던 '훈남 선수들'에만 포커스를 맞췄다면 그 관심은 금세 시들해졌을 것이다. '씨름의 희열'은 그 작은 관심을 씨름에 대한 흥미로 바꿔 놓았다.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씨름 광팬 되었음'(wlsd****), '순수한 승리의 의지와 좌절 꾸미지 않은 그 감정과 진심이 최고다'(karm****), '그 어떤 스포츠보다 빠르고 긴박하네요. 너무 재미있다'(skyb****), '한 번 보면 씨름에 입덕할 수밖에 없다'(dioi****) 등의 반응이 넘쳐난다.

'씨름의 희열'은 라이벌 매치와 체급 대항전이 끝났고 현재 조별리그전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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