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남보원, 시대를 위로한 희극인을 기억하며
입력: 2020.01.22 00:00 / 수정: 2020.01.22 00:00
희극인 남보원이 지난 21일 폐렴 투병 끝에 타계했다. /더팩트DB
희극인 남보원이 지난 21일 폐렴 투병 끝에 타계했다. /더팩트DB

고 백남봉과 투맨쇼로 당대 최고 인기

[더팩트 | 문병곤 기자] '시대의 희극인' 남보원이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21일 남보원의 타계 소식이 <더팩트>의 보도([단독] '원맨쇼 달인' 코미디언 남보원 21일 오후 '폐렴' 사망)로 알려졌다. 고(故) 남보원은 실향민 1세대로서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묘사한 콩트로 많은 이들을 울고 웃게 했다. 시대를 위로한 희극인의 타계에 많은 이들이 명복을 빌고 있다.

영어단어 No.1(넘버원)에서 예명을 차용한 남보원의 본명은 김덕용이다. 평안남도 순천시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전쟁을 계기로 남한에 내려왔다. 1963년 영화인협회 주최 '스타탄생 코미디' 1위로 데뷔했다.

그의 주특기는 사물 성대모사였다. 비행기 엔진소리, 이륙 모사음, 뱃고동, 기차의 기적소리 등은 실제와 흡사해 듣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그는 한국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만 알 수 있는 폭격기의 폭격음 모사 등으로 전쟁 당시 상황을 실감 나게 묘사했다. 남보원은 이 성대모사를 이용해 전쟁의 처절한 상황을 하나의 희극으로 만들어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1960년대 코미디가 주로 무대에서 벌어졌던 만큼 그는 마치 한편의 전쟁 영화를 보는 듯한 콩트로 인기를 끌었다.

희극으로 시대의 아픔을 위로했던 고 남보원은 그 공을 인정받아 1996년 예총예술문화상 예술부문을 수상했으며, 1997년 제4회 대한민국연예예술상 대상 화관문화훈장, 2015년 제3회 대한민국 신창조인 대상 행복사회만들기 부문, 2016년 제7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또 그는 고 백남봉과 함께한 투맨쇼로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라이벌이자 절친한 선후배였던 두 사람은 팔도사투리를 이용한 만담으로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다.

고 남보원은 지난 2010년 백남봉이 타계했을 당시 장례식장에서 두 사람의 주된 레퍼토리였던 '한 오백년'을 불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 많은 이 세상 야속 한 님아, 정 주고 몸만 가니 눈물이 나네'로 시작하는 가사는 평생 함께 무대에 올랐던 라이벌 백남봉에 대한 남보원의 마음을 대변해 많은 이들을 슬픔을 자아냈다.

고인은 21일 오후 3시 40분께 입원 치료 중이던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사망했다. 가족에 따르면 고인은 닷새째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치료를 받다 이날 운명했다.

장례식은 빈소가 마련된 서울 삼성의료원에서 코미디협회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23일 오전 서울 삼성의료원에서 엄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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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획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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