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렁큰타이거의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라는 노래를 아시나요? 발매된 지 벌써 20년이나 된 이 노래는 당시, 힙합 장르의 대중화를 이끄는데 큰 공을 세웠습니다. 지금은 힙합을 대표할 만한 곡이 셀 수 없이 많아졌습니다. 힙합만 다루는 프로그램도 다양해졌죠.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힙합이 대중에게 얼마나 가까이 다가왔는지, 또 힙합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말이죠. 그래서 힙합을 알지 못하는 '힙.알.못' 기자가 래퍼들을 직접 만나고 체험해봤습니다. <편집자 주>
랩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더팩트|박슬기 기자] "난 작두 타지 네 박자 위에서 내 무대는 굿판이고 또 그분이 오셔 정중히 모셔" /딥플로우의 '작두' 中
이 구간만 몇 번을 불렀는지 모르겠습니다. 몸소 느끼고 체험하는 것만큼 좋은 게 없어서 직접 랩을 배워봤습니다. 힙합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Mnet '쇼미더머니777'에서 심사위원으로 출연 중인 래퍼 딥플로우를 만나 그의 대표곡인 '작두'를 배웠습니다.
딥플로우는 랩에 'ㄹ'도 모르는 저에게 랩을 알려줘야 하는 상황이 당황스러웠을 겁니다. 제가 입을 떼자마자 망연자실하며 머리를 숙였거든요. 분명 쉽다고 한 부분이었는데 저에겐 참 쉽지 않았습니다. 마음은 래퍼인데 몸이 따라주지 않았거든요. 정말 환장할 노릇이었습니다.
래퍼 딥플로우는 힙합 레이블 VMC 대표다. 최근 기자는 VMC 사무실을 찾아 인터뷰와 함께 랩을 배웠다. /이동률 기자 |
그럼에도 딥플로우는 차근차근 알려줬습니다. 박수를 쳐가면서 말이죠. 제가 워낙 음치, 박치, 몸치라 랩을 하는 게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리듬도 엇박자로 타고 있다는 걸 몸이 강하게 느꼈습니다. 딥플로우는 "평소 좋아하는 노래 중에 아이돌 노래든 뭐든 랩 파트 부를 때 목소리로 부르면 된다"며 "자신 있고 강하게 불러라"고 팁을 줬습니다.
분명 머리론 이해했는데 몸은 이해를 못했나 봅니다. 알려주는 대로 한다고 했는데 좀처럼 나아지질 않았습니다. 첫 구절의 가사인 '난 작두 타지'만 여러 번 외쳤습니다. 이러다 진짜 '작두 타겠다' 싶었습니다.
결국 딥플로우는 말했습니다. "재능이 없는 것 같으니 다른 걸 찾아보세요. 랩은 한 번에 배울 수 없어요."
그렇습니다. 랩은 한 번에 배울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작두'를 완벽하게 부를 날을 기대하며 꾸준히 연습을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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