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연예인과 스폰서①] 스폰? 사랑? 은밀한 관계 '어제와 오늘'
입력: 2017.07.14 04:00 / 수정: 2017.07.14 09:28

연예계 스폰서 의혹으로 확대. 최근 여자연예인 K가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손태영 대표와 연인 관계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스폰서 논란으로 확대됐다. 위 사진은 영화 노리개 스틸 중 한 장면으로 해당 기사와 무관함. /영화 노리개 스틸
'연예계 스폰서' 의혹으로 확대. 최근 여자연예인 K가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손태영 대표와 연인 관계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스폰서 논란으로 확대됐다. 위 사진은 영화 '노리개' 스틸 중 한 장면으로 해당 기사와 무관함. /영화 '노리개' 스틸

국내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손태영 대표와 연인 관계를 청산한 여자 연예인 K(28)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각종 선물과 쇼핑, 해외 여행, 심지어 집세와 이사비용까지 무려 10억여원을 지원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당초 연인 사이로 알려졌던 둘의 관계는 끝내 소송으로 번졌고, 이 때문에 단순 연인 관계보다는 스폰서 의혹으로 확산됐다. 비교적 깨끗한 이미지로 각인돼 있던 K는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네티즌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받았다. 연예인과 스폰서의 관계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번 논란으로 과거 수십 년 전부터 '은밀하지만 광범위하게' 이어져온 스폰서의 실체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자아냈다. 여자연예인 'K의 논란'을 계기로 촉발된 연예계 스폰서 '과거와 현재'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권혁기 기자] 지난해 2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시크릿 리스트와 스폰서' 편이 전파를 탔다. 방송 내용은 연예인 스폰서의 은밀한 세계를 추적한 것이었다. 방송에서는 어떤 실명도 거론되지 않아 '알맹이가 없는 방송이었다'는 비판도 받았지만, '그것이 알고싶다'가 갖고 있는 파급력으로 인해 많은 이들은 연예가 스폰서 문제에 혀를 내둘렀다. 그만큼 스폰서 문제는 어제 오늘 불거진 게 아니다. 매우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다.

미스롯데 출신인 서미경 씨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로, 그가 81년 돌연 은퇴하고 유학을 떠나면서 당시 스폰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더팩트 DB
미스롯데 출신인 서미경 씨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로, 그가 81년 돌연 은퇴하고 유학을 떠나면서 당시 스폰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더팩트 DB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가 연예계 대표적인 스폰서 논란에 휩싸인 케이스다. 1977년 제1회 미스롯데 선발대회에서 1위에 뽑힌 서미경 씨는 이후 각종 CF와 함께 영화에 출연하며 인기를 끌었지만 1981년 영화 '김두한과 서대문 1번지'를 끝으로 돌연 은퇴를 선언,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러나 2년 뒤 신격호 회장과 사이에서 신유미 씨를 낳았다. 그저 스폰서십을 받는 관계가 아닌 사실혼 관계까지 발전했지만, 당시 연예계와 재계에는 큰 파장이 일었던 게 사실이다. <더팩트>는 지난 2014년 33년 만에 서미경 씨의 근황을 포착해 단독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 [단독]'미스롯데'서미경, 33년 만에 근황 포착…'미모 여전 은둔 경영')

그런가하면 중견 여배우 김보연과 국내 굴지의 대기업 회장의 스폰서 루머도 있었다. 김보연은 "톱스타라면 스캔들을 겪지 않을 수 없지만 굉장히 힘들었다"며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우리나라 최고 재벌의 애를 낳았다는 소문이 있었다. 모 백화점이 내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는데 어느날 딸이 와서 '그 백화점이 엄마 것이었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고 KBS2 예능 '승승장구'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배우 김보연은 과거 대기업 회장의 딸을 낳았다는 루머에 휩싸인 바 있다. 스폰서 논란에 대해 김보연은 모 백화점이 내 것이라는 루머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더팩트 DB
배우 김보연은 과거 대기업 회장의 딸을 낳았다는 루머에 휩싸인 바 있다. '스폰서 논란'에 대해 김보연은 "모 백화점이 내 것이라는 루머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더팩트 DB

실제로 여성 연예인들과 스폰서들을 이어주는 브로커도 있다. 수년 전 기자와 만난 한 매니저는 "지금은 톱스타이지만 데뷔 초기 B급 정도로 분류됐던 여배우를 담당하고 있을 때"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6개월에 3억'이라며 한 달에 1~2회 원나잇으로 '콜'이 왔을 때 가는 조건인데 첫 만남에 절반인 1억 5000만원을 받고 6개월 마지막 날 잔금을 받는 형식이었다"고 회상했다.

'한 번 만나보자'라는 생각에 브로커와 미팅을 했다는 그는 "어디 비서라고 했지만 그렇게 보이지는 않았다. 고급 양복과 시계, 비싸 보이는 구두를 신고 벤츠를 끌고 온 그 남자가 그런 제안을 하자, 전 '이 바닥에서 뼈를 묻을 사람이다 내 인생 책임져 줄거냐'라고 말하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또 "차량 제공도 약속했다"고 떠올리며 "차를 꼭 찝어 계약이 성사되면 다음날 바로 회사 앞으로 벤츠 E320이 갈텐데 우선 주겠다. 6개월 동안 잘하면 웃돈을 받고 1년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1년 뒤에는 TV CF 여러 건을 진행시켜주겠다는 말도 있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CF 모델로 기용해주겠다는 것 자체가 기업과 연관돼 있다는 의미였다.

그렇다면 수입이 좋다는 연예인들이 스폰서를 만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연예인들이 높은 수입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과 달리 의식주에 지출되는 비용도 상당하다. 연예계 활동을 위해 '압서방파'(압구정동·서초동·방배동을 줄인 말·영화 '건축학개론' 인용)에 숙소를 마련하고 청담동 유명 헤어숍을 매일 다니려면 그 모두가 돈이다.

영화 베테랑에서는 재벌가 3세인 조태오와 연예인 다혜의 관계가 등장한다. 조태오는 다혜를 은밀하게 만나면서 자신의 건설사 아파트 CF 모델로 기용하다가, 실증을 느끼자 다른 여배우을 발탁한다. /영화 베테랑 스틸
영화 '베테랑'에서는 재벌가 3세인 조태오와 연예인 다혜의 관계가 등장한다. 조태오는 다혜를 은밀하게 만나면서 자신의 건설사 아파트 CF 모델로 기용하다가, 실증을 느끼자 다른 여배우을 발탁한다. /영화 '베테랑' 스틸

옷도 그냥 입을 수 없다. 편하게 입었다가 카메라에 찍히기라도 한다면 하루 아침에 '옷 못 입는 연예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수 있다. 그래서 스타일리스트를 두고 의상도 협찬을 받아야하는데, '연예인이시니 저희 옷 그냥 빌려드릴게요. 제발 입어주세요'가 가능한 연예인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냥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연예인 모두가 열심히 일하고 싶어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원하는대로 일거리가 알아서 찾아와주지 않는다. 만약 스폰서가 작품 캐스팅과 CF 모델 기용에 힘을 써줄 수 있다면, 돈을 떠나 도움을 청하고 싶어질 수도 있다.

영화 '베테랑'에서 재벌가 3세인 조태오(유아인 분)는 자신과 만나던 연예인 다혜(유인영 분)에게 실증을 느끼고 아파트 광고 건에 대해 신인 여배우(박소담 분)를 기용한다. 그러자 다혜는 조태오를 찾아가 "나 오빠 아이 임신했어"라고 하소연을 했지만 통하지 않자 "내가 조용히 지울테니까 나 아파트 광고 계약 연장만 해줘"라고 애원한다.

영화는 허구의 세계이지만 현실에 발을 딛고 있어야 관객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몰입할 수 있다. 과연 '베테랑'이 그저 상상에만 의지한 작품일까. 성공한 기업가와 연예인의 센세이셔널한 스캔들은 그 자체로 이슈이고, 최근 전말이 드러나 여자연예인 K의 불편한 논란이 세인들에 스폰서 관계로 비쳐지는 것 역시 피할 수 없다.

khk0204@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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