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체크] '탄핵 논란' 김흥국, 이사진과 갈등 빚은 분배금이 뭐길래?
입력: 2017.04.04 00:05 / 수정: 2017.04.04 07:39

제5대 대한가수협회장 김흥국(오른쪽)이 지난해 KBS2 희망콘서트 진행과 지원급 집행 과정을 두고 이사회와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남윤호 기자
제5대 대한가수협회장 김흥국(오른쪽)이 지난해 KBS2 '희망콘서트' 진행과 지원급 집행 과정을 두고 이사회와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 | 김경민 기자] 대한가수협회(이하 가수협회)가 지난해 말 '희망콘서트'를 강행하면서 김흥국 회장과 이사진 간의 심한 내홍으로 비쳐진 뒤, 김흥국이 이에 해명 보도자료를 내는 등 파문 진압에 나서고 있다.

최근 가수협회 김흥국 회장은 지난해 12월 22일 오전 0시 10분 방송된 KBS2 '희망콘서트'를 명목으로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이하 음실련)로부터 지원받은 실연자(가수) 분배금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이사회와 대립각을 세운 뒤 사퇴 압박을 받았고, <더팩트> 단독 보도([단독] 김흥국 대한가수협회장 '탄핵 위기', 이사회 '사퇴 압력')로 알려졌다.

이사회 상당수 멤버들은 김흥국 회장의 독단적 결정에 반발하고,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은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었다. 김 회장은 이와 관련, 3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이사회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더팩트>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김흥국 회장과 가수협회 이사회의 갈등은 무엇인지,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는 음실련 분배금은 무엇인지에 대한 양측 주장과 쟁점을 'FACT체크'로 조명했다.

가수협회 이사진은 김흥국(왼쪽)이 음실련 지원금으로 연말 콘서트를 강행한 것에 대해 원칙과 절차를 무시한 독단이라며 동의하지 않고 있다. 사진은 김흥국과 대화하는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김원용 회장. /이덕인 기자
가수협회 이사진은 김흥국(왼쪽)이 음실련 지원금으로 연말 콘서트를 강행한 것에 대해 "원칙과 절차를 무시한 독단"이라며 동의하지 않고 있다. 사진은 김흥국과 대화하는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김원용 회장. /이덕인 기자

√ FACT 체크 1=가수협회 이사회가 김흥국 사이 갈등의 씨앗은 분배금?

가수협회장 김흥국과 이사회 사이 내홍의 발단은 음실련으로부터 지원받은 미분배금 사용처와 시기에 대한 의견차에서 비롯했다.

가수협회는 '희망콘서트'를 음실련과 공동주관으로 진행했다. 앞서 음실련은 '희망콘서트'를 위해 가수 출연료 등으로 가수협회에 2억 5000만 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음실련은 가수와 연주자들의 저작권료 관리를 대행하고, 필요에 따라 문체부 승인을 거쳐 저작권료를 협회에 지원하는 단체다. 지원금의 집행 기간은 6개월이다.

이사회 측은 지원금의 집행 기간이 올해 상반기까지로 충분히 여유가 있어 보다 합리적인 공연을 기획하자는 주장이었으나, 김흥국 회장이 지난해 연말 측근 몇명과 '희망콘서트'를 강행했다고 주장을 제기했다.

음실련 지원금은 사실상 실연자들에게 돌아가야 하는 미분배금이다. 이를 협회에 지원 형식으로 분배하는데, 가수 출연료로만 집행될 수 있다. 가수협회가 행사를 기획하고 보다 많은 가수를 무대에 올려 출연료로 지원금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반면 '희망콘서트'는 김흥국을 비롯한 소수 가수들만 참여한 채 회원들의 전체적인 동의 없이 진행됐다는 게 이사회의 주장이다.

김흥국은 희망콘서트 강행에 불만을 제기한 이사진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이덕인 기자
김흥국은 '희망콘서트' 강행에 불만을 제기한 이사진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이덕인 기자

√ FACT 체크 2=이사진 주장에 대한 김흥국의 해명 내용은?

김흥국 회장은 '희망콘서트'를 강행한 배경을 설명한 뒤, '희망콘서트' 이전에 기획됐다가 불발된 행사를 언급하는 등 역으로 앞선 운영상의 실수들을 꼬집었다.

김 회장은 3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희망콘서트'를 강행한 것에 대해 "어떻게든 주어진 자금으로 연내에 공연을 성사해야 그 다음 해에도 가수들의 저작권리에 대한 권리를 지속적으로 지켜나갈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며 "마침 협회 원로 부회장이 쉽지 않은 연말 공연장 대관과 KBS 편성까지 따왔고, 방송사와 신의를 지키기 위해 일부 이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했던 것이다. 이사회 당시 회장의 판단에 맡긴다라는 상당수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가수들의 미분배 저작권(음실련 지원금)으로 공연을 추진했고, 지난해 9월 17일 시청앞 광장에서 '열려라 대한민국'이라는 타이틀로 기획한 공연이 무산된 사건이 있었다"고 말을 꺼냈다.

김 회장은 "음실련에서 분배하는 자금은 규정상 100% 가수들의 출연료로만 집행해야 하는 조건이었고 공연에 필수적인 제작비, 마케팅 비용은 전혀 사용불가한 상태였다"며 "당시 협회 측에서 이 공연을 위임해 진행하던 기획팀에서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불과 공연 2주일 전까지 아무런 홍보와 협찬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불발될 수밖에 없었다. 만일 그대로 강행이 되었다면 이 역시 담당자의 횡령 배임에 해당되는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김 회장은 이 사고를 들어 "가능하면 연내에 이뤄져야 하는 자금 집행이 수개월간 지연됐다"고 말하며 "당시 '열려라 대한민국' 공연 진행 담당자는 지금까지 아무런 해명도 없고, 오히려 이사회 측에서 구성한 비대위측 편에 서서 회장 사퇴 압력을 넣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흥국은 이들이 아무런 대안도 없이 자신을 비난하는 데만 열을 올린다는 주장이다.

가수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희망콘서트에 소요된 2억5천만 원은 당시 이사회와 회원들의 반발을 감안해 김흥국 회장이 일단 자비로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캡쳐
가수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희망콘서트'에 소요된 2억5천만 원은 당시 이사회와 회원들의 반발을 감안해 김흥국 회장이 일단 자비로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캡쳐

√ FACT 체크 3=강행된 '희망콘서트', 음실련 지원금 행방은?

'희망콘서트' 개최 목적으로 집행된 것으로 알려진 2억 5000만 원은 좀 더 정확히 설명하면 아직 미집행 상태다. 김흥국이 당시 이사회와 회원들의 반발을 감안해 2억 5000만 원을 일단 자비로 지불했기 때문이다. 이사회 추인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집행할 경우 자칫 횡령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이 돈을 추후 김 회장에게 정산할지 여부는 이사회가 총회를 거쳐 결정될 사안이고, 현재는 가수협회에 고스란히 보관 돼 있다.

김 회장은 "분배금 집행의 투명성에 시비를 거는데 회장 취임 이후 가수협회에서 내 이익을 위해 돈 한푼 가져간 적 없다"며 "오히려 수천만 원 사재를 털어 운영비에 충당해왔다. '희망콘서트'도 일부 이사들이 반대해 협회 자금은 한푼도 쓰지 않고 내 돈을 쾌척한 셈이다. 아내가 알면 큰일날 일"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김흥국의 전횡을 문제삼고 있는 이사회 측 한 관계자는 "2억5천만 원을 누구 돈으로 집행했느냐가 문제가 아니다. 어차피 그 돈은 협회 이름으로 쓰여지게 돼 있다. 관건은 김흥국 회장이 시스템을 무시하고, 내부 의견조율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협회의 중요한 일을 농단한 사실이다. 기왕 불거진 마당에 서로 상처를 입지 않게 잘 조율되기를 바라지만, 누군가 책임을 져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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