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계, 방송 5국 시대 영향. 지상파 3사에 tvN과 JTBC가 합류한 '방송 5사'가 광고계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tvN JTBC 제공 |
광고 파이 주인이 바뀌었다
이제 '지상파vs비지상파' 경계는 무의미해졌다. 케이블 채널 tvN과 종합 편성 채널 JTBC가 비지상파로 묶여 장외에서 겉돌던 때를 지나 방송가를 뒤흔드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tvN과 JTBC의 달라진 위상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지표는 바로 광고 단가다. 광고계에서 tvN JTBC 각 채널을 대표하는 프로그램들은 이미 지상파 인기 프로그램과 어깨를 견주고 있다.
단적인 예로는 tvN '삼시세끼'와 JTBC '냉장고를 부탁해'를 들 수 있다. 두 프로그램은 '국민 예능'으로 불리는 MBC '무한도전'보다 광고 판매가가 높거나 비슷하다.([TF기획-15초시대 새 주인①] '삼시세끼'-'냉장고', '무한도전' 이겼다? 참조) 시청자의 호응도에 가장 민감한 광고계가 이런 변화를 보인 배경은 다름아닌 '콘텐츠의 힘'이다.
최근 들어 방송 프로그램을 만나는 통로가 다양화하면서 지상파와 비지상파 사이 접근성 격차가 줄어들었다. TV 앞에서 리모컨을 돌리는 시간보다 SNS나 온라인 플랫폼으로 콘텐츠를 만나는 기회가 늘어났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한국인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상위권에서 지상파 외 프로그램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갤럽 제공 |
최근 KT경제경영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TV에서도 VOD로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비율이 35%를 차지하고 있고, PC나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서는 약 60% 정도를 웃돌고 있다. 실시간 방송 이용 중 지상파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3년 56.9%에서 지난해 49.6%로 14.7%포인트 하락했다.
사실상 채널명이 가진 인지도보다 콘텐츠 고유의 매력이 프로그램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전적인 요소가 됐다는 것이다. tvN과 JTBC는 새로운 판도를 만드는 콘텐츠를 창출하면서 꾸준히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지상파 MBC KBS SBS만을 한정해 '방송 3사'라고 꼽던 시대도 지났다. 한국갤럽이 조사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7월 기준) 10위까지 보더라도 지상파 대 tvN과 JTBC의 프로그램 비율이 7:3으로, 방송가 내 콘텐츠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tvN '삼시세끼'는 21일 오후 방송분이 케이블, 위성, IPTV 통합가구 기준 평균 11.4%(이하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최고 12.9%의 시청률을 거뒀다. 지난 15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은 시청률 상승세를 타고 15.2%를 기록했다. 방송 시간대와 프로그램의 실제 파급력을 비교했을 땐 약 4%포인트 시청률 차이는 크다고 볼 수 없다.
지상파 편성표를 냉철하게 바라보면 가상 연애 프로그램, 육아 예능 프로그램, 토크와 버라이어티쇼 등 글자 받침 하나 바꿔 끼운 듯한 획일적인 프로그램이 깔려 있다. 물론 반대로 보면, tvN과 JTBC표 프로그램은 신선한 시도를 하는 만큼 안정적인 성공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광고계가 '모시는' 주인인 시청자들에겐 안정적으로 보장된 재미보다 끊임없이 자극을 주는 도전적인 시도에 시선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한정된 광고 파이에서 지상파 삼국시대가 끝나고 '방송 5사'의 경쟁 시대가 찾아왔다. 콘텐츠로 먹고 사는 시대의 강자로 떠오른 tvN과 JTBC이 앞으로 어떤 성장세로 입지를 확고히 다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팩트 | 김경민 기자 shi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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