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①] 나훈아, 광복70주년 기념 MBC 공연 제안 거절
입력: 2015.04.10 16:00 / 수정: 2015.04.10 17:51

나훈아, '데뷔 50주년 광복70주년' 명분과 실리 모두 포기

MBC가 광복 70 주년을 기념하고 가수 나훈아의 데뷔 50주년과 맞물리는 빅 콘서트를 기획했다가 불발에 그친 사실이 <더팩트> 취재 결과 밝혀졌다.

MBC는 두달여 전인 지난 2월 초 외부 공연 기획사와 연계해 서울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 등 초대형 무대에서 진행하는 '나훈아 데뷔 50주년 콘서트'를 제안했다. 이 같은 사실은 나훈아 측과 공연 기획 관계자들에게서도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MBC 예능국 관계자는 9일 "올해가 광복 70주년이고, 내년은 나훈아 데뷔 50주년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어 빅 콘서트를 기획하게 됐다"면서 "MBC는 10년 만에 무대에 서는 나훈아 컴백 공연을 단독 녹화 중계하고, 나훈아에겐 데뷔 5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명분을 주기에 충분한 제안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제안은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나훈아의 거절로 성사되지 못했다. 직접적인 거부 이유는 MBC가 아내 정수경 씨와의 이혼 관련 내용을 방송하면서 자존심과 의리에 흠집을 냈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28일 방영된 MBC TV '리얼 스토리 눈-트로트 황제 나훈아의 돌아온 편지' 편에서는 나훈아와 정수경 씨의 결혼 생활과 이혼소송 문제를 다뤘다. 정수경이 나훈아와 이혼을 결심한 이유부터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은 그간의 나훈아 삶을 재조명했다.

제작진은 정수경 씨를 만나 그의 말을 토대로 사건을 정리하면서 아내의 주장을 상당 부분 할애한 반면 나훈아 측의 해명과 주장은 여동생 최경혜 씨의 코멘트로 간략하게 처리했다. 생활비를 주지 않았다고 알려진 아내 측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게 나훈아 측의 얘기다,

나훈아는 활동 중단 이전까지 지상파 3사 가운데 유일하게 MBC와 특집 공연을 한 전력을 갖고 있다. 때문에 평소 '아군'으로 여겼던 MBC가 방송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자신을 서운하게 한 것은 배신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나훈아 측 관계자는 밝혔다.

2008년 기자회견 당시 나훈아 가수 나훈아는 광복 70주년 기념 빅 콘서트를 열자는 MBC 측 제안을 거절했다. 사진은 2008년 신체 훼손설 및 야쿠자 연루설에 대해 해명 기자회견을 갖는 나훈아. / 더팩트DB
'2008년 기자회견 당시 나훈아' 가수 나훈아는 광복 70주년 기념 빅 콘서트를 열자는 MBC 측 제안을 거절했다. 사진은 2008년 신체 훼손설 및 야쿠자 연루설에 대해 해명 기자회견을 갖는 나훈아. / 더팩트DB

MBC TV '리얼 스토리 눈-트로트 황제 나훈아' 편 서운한 감정

전 MBC 예능국 김종진 PD(현 서울종합예술대 부학장)는 나훈아 빅쇼 기획과 관련해 "(나훈아가)다른 가수들처럼 일반 방송 프로그램에 거의 출연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송사 차원에서 나훈아만을 위한 단독 특집을 편성했다"면서 "희소성 등 특집 프로그램 자체가 흥행이 보장된 콘텐츠로 인정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훈아는 방송사가 스페셜 프로그램에 책정한 출연료의 상당 부분을 줄이는 대신 조명이나 음향 등 무대 설치 비용을 늘려 달라는 요청을 하곤 했다"며 "대중가수로서 그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을 만큼 철두철미한 프로였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이유는 나훈아가 아직 종결되지 않은 아내와 이혼소송 등 대외적으로 여전히 심경이 불편하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의 이혼 문제는 2013년 9월 12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이유 없다'로 결론이 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정수경 씨가 지난해 10월 다시 이혼 및 재산 분할 청구 소송을 내 재점화된 상태다.

가요계의 중견 공연 기획자는 "MBC가 제안한 빅 콘서트는 나훈아 컴백에 명분과 실리를 주는 유일한 기회였다"면서 "이 공연이 불발됐다면 사실상 나훈아의 컴백 무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나훈아와 친분을 유지했던 방송 관계자나 음악 연주인들 역시 "사전 준비가 많은 나훈아 공연의 특성상 50주년 기념 콘서트를 하려면 지금쯤 준비에 들어가야 하는데 전혀 움직임이 없다"고 밝혔다.

공연계에 알려진 나훈아의 콘서트는 혹독한 연습과 무대 감독, 출연 등 사전 준비 과정이 철저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선곡과 편곡은 물론 음향 조명 등 각종 외주 장비 업체 선정, 그리고 무용단이나 보조 출연자 섭외도 나훈아가 직접 결정해 왔다. 나훈아는 미국에 주로 머물면서 세계 각지를 여행하고 있으며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한 나훈아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끊임없는 히트곡으로 '가요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렸으며 작곡과 작사 능력을 갖춘 대표적 싱어송라이터로 '잡초' '사랑 '무시로' '영영' 등 약 2500곡을 취입하고 정규 19개를 포함한 200개의 앨범을 발표했다.

한편 <더팩트>는 2008년 이후 팬들 앞에서 사라진 나훈아의 행방에 관한 기획 기사를 11일 오전 출고할 예정이다.

[더팩트|강일홍 기자 eel@tf.co.kr]
[연예팀│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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