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황준성기자] 스마트폰이 아닌 이유로 왕따 당한 W, 그럼 리액션폰은?
SK텔레시스의 스마트폰 ‘리액션폰’이 이번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다. SK그룹은 지난 7월부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인 갤럭시S를 모바일 오피스 주축폰으로 삼고 2만5,000대 넘게 구매한 바 있기 때문. 당시 SK텔레시스는 휴대폰 W를 출시한 상태지만 스마트폰이 아니란 이유로 SK그룹의 모바일 오피스 사업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지난 20일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 중 마지막으로 SK텔레시스가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마침 SK그룹도 오는 11월경에 2차 모바일 오피스 사업을 계획 중에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SK그룹이 계열사인 SK텔레시스의 스마트폰을 채택할지 주목하고 있다.
◆ 성능면에서 뒤처지지 않아
실제로 리액션폰은 타 업체의 스마트폰과 견주어 볼 때 뒤처지지 않는, 오히려 뛰어난 성능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늦은 만큼 타 업체의 스마트폰보다 더 기본 체계에 신경을 쓴 것을 알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시스 관계자는 “리액션폰은 빠른 속도가 가장 큰 경쟁력이다. 안드로이드 2.2버전(프로요)운영체계(OS)에 1㎓의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장착했다”며 “워낙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이름도 리액션폰이라고 지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뛰어난 기반에 사용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시스도 리액션폰에 자신감 찬 모습이다. 물론 아직 애플의 아이폰이나 삼성전자의 갤럭시폰이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성능면에서는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이 종합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뛰어난 성능 자랑에도 SK그룹이 2차 모바일 오피스 사업에 리액션폰을 채택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SK텔레시스가 최신원 SKC 회장이 이끄는 자회사이기 때문.
◆ 복잡한 지배구조의 SK, 결국 각자도생(各自圖生)?
물론 두 회사 모두 SK그룹이다. 하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신원 SKC 회장은 복잡하게 얽혀있다.
본래 SK그룹은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이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과 SKC를 설립해 SK그룹의 기반을 만들었다. 그러나 고 최종건 회장이 향년 48세의 다소 젊은 나이로 타계해 동생인 고 최종현 회장이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그 후 최종현 회장의 아들인 최태원 회장이 SK그룹을 이어 받았고, 최종건 회장의 아들인 최신원 회장은 SKC 경영권을 받았다. 때문에 종종 그룹 분리설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재계에 따르면 “최신원 SKC 회장이 사촌동생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그룹 계열분리 조정안을 제시한 적 있었다”고 알려졌다. 최신원 회장은 SKC와 SK네트웍스, 워커힐의 경영권을 맡는 대신, 그룹의 주력사업인 SK에너지와 SK텔레콤 등 다른 계열사에 대해서는 최태원 회장 측이 맡는다는 것.
당시 업계는 “사촌 간의 경영을 해왔던 SK그룹이 계열분리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SK그룹 관계자는 “계열분리는 없을 것”이라며 “이는 검토도 되지 않은 사항이다”라고 밝히며 그룹 분리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SK그룹의 1차 모바일 오피스 사업이 시행되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S를 모바일 오피스의 주력폰으로 삼자 또 다시 분리설이 거론됐다. 이에 당시 SK그룹 관계자는 “SK텔레시스에서 아직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바일 오피스 사업에서 제외됐다”며 “언제 또 모바일 오피스 도입이 될지는 모르지만 SK텔레시스에서 스마트폰을 출시하면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계는 SK그룹의 2차 모바일 오피스 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번 1차 모바일 오피스 사업처럼 스마트폰이 아니란 이유로 최신원 SKC 회장이 이끄는 SK텔레시스의 휴대폰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
재계 관계자는 “이번에도 SK그룹이 SK텔레시스의 휴대폰을 모바일 오피스 사업의 주축폰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또다시 분리설이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룹에서 계열사를 도와주지 않으면 누가 도와주겠냐, 이는 각자도생하자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최소한이라도 SKC와 그에 관계된 회사가 리액션폰을 채택하지 않을까 분석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시스 관계자는 “SK그룹 모바일 오피스 도입은 각 관계사별 실정에 맞게 최적화된 단말기를 도입하고 있고, 앞으로 SK텔레시스는 SKC를 비롯한 그룹 임직원 및 B2B 시장으로까지 스마트폰 비즈니스 영역이 확대되기를 바란다"며, 계열분리 질문에 대해서는 "W 브랜드 스마트폰 도입여부가 계열분리로 확대 해석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도 “SK그룹 모바일 오피스는 각 관계사별, 부서별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제”라며 “각 계열사 및 손자 회사에 가장 알맞은 스마트폰을 지급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SK텔레시스의 휴대폰이 또다시 SK그룹의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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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기자들이 풀어 놓는 취재후기 = http://press.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