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황준성기자] ‘피는 물보다 진하지 않다?’
SK그룹 분리설이 다시 한 번 수면위로 떠올랐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계열사 휴대폰 W 대신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인 갤럭시S를 모바일 오피스 주력 기기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SK그룹은 모바일 오피스 도입 방침에 따라 SK텔레콤을 비롯한 SK브로드밴드, SKC&C 등 거의 모든 계열사 직원들에게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문제는 최태원 회장의 사촌형인 최신원 회장이 이끄는 SK텔레시스 역시 휴대폰을 제조하고 있다는데 있다. SKC의 자회사인 SK텔레시스는 지난해 11월부터 휴대폰 제조에 뛰어들어 W라는 브랜드를 런칭했고, 특히 올 하반기에는 스마트폰도 내놓을 계획이다. 따라서 최신원 회장은 사촌동생이 계열사를 배제하고 타사 제품을 쓰는 것이 불만일 수밖에 없는 것.
이에 일각에서는 SK그룹의 모바일 오피스 계획과 SKC, SK텔레시스의 모바일 오피스 배제로 SK그룹이 분리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돌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신원 SKC회장을 배제하고 본격적으로 그룹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취지로 본 것이다. 실제로 예전부터 SK그룹의 분리설이 나돌았다.
본래 SK그룹은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이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과 SKC를 설립해 SK그룹의 기반을 만들었고, 향년 48세의 나이로 타계해 동생인 고 최종현 회장이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그 후 최종현 회장의 아들인 최태원 회장이 SK그룹을 이어 받았고, 최종건 회장의 아들인 최신원 회장은 SKC 경영권을 받았다. 때문에 종종 그룹 분리설이 거론됐었다.
지난해 9월 재계에 따르면 “최신원 SKC 회장이 사촌동생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그룹 계열분리 조정안을 제시한 적 있었다”고 알려졌다. 최신원 회장은 SKC와 SK네트웍스, 워커힐의 경영권을 맡는 대신, 그룹의 주력사업인 SK에너지와 SK텔레콤 등 다른 계열사에 대해서는 최태원 회장 측이 맡는다는 것. 당시 업계는 “사촌 간의 경영을 해왔던 SK그룹이 계열분리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SK그룹 관계자는 “계열분리는 없을 것”이라며 “이는 검토도 되지 않은 사항이다”라고 밝히며 그룹 분리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SK그룹이 삼성전자 갤럭시S를 모바일 오피스의 주 기기로 도입하면서 다시 분리설이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다. SK텔레시스 관계자는 “현재 스마트폰을 개발 중에 있어 SK그룹에서 W를 모바일 오피스에 사용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히며 SK그룹의 갤럭시S 도입 결정과는 무관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 오피스에는 갤럭시S뿐만 아니라 개인의 취향에 따라 블랙베리나 시리우스 등 다양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며 “언제 또 모바일 오피스 도입이 될지는 모르지만 SK텔레시스에서 스마트폰을 출시하면 사용할 수도 있다”고 밝혀 SK그룹 분리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