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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르포] 대박난 타임스퀘어, 이웃사촌 '집창촌'에 속앓이
입력: 2009.12.23 11:14 / 수정: 2009.12.24 11:11

[더팩트|황진희기자] 이렇다 할 백화점, 문화공간이 없던 서울 서부권에 혜성처럼 등장한 타임스퀘어. 사람, 도시, 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선진국형 라이프스타일 센터를 표방하며 지난 9월 16일 대대적으로 문을 열었다.

국내 최대의 복합 쇼핑몰인 타임스퀘어는 연면적 37만㎡로 규모로는 부산 센텀시티와 강남 코엑스몰을 뛰어넘는다. 구 경방 공장터와 경방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터를 모두 아우르는 타임스퀘어는 경방그룹(대표 이준홍 회장)이 소유하고 있다.

이곳에는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 대형 웨딩홀 및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들어서 하나의 공간에서 쇼핑과 휴식, 오락을 두루 만끽할 수 있다. 때문에 타임스퀘어는 가족단위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개점 100일만에 영등포의 랜드마크로 떠오른 타임스퀘어.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탄생 100일을 맞는 타임스퀘어의 명암을 살펴봤다.

◆ 서울 서부권 최대 쇼핑몰의 순항

22일 다녀온 타임스퀘어는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타임스퀘어 광장에 설치된 33m의 대형 트리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 연말 쇼핑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 서점.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걷힌 듯 한 기대감마저 안겨줬다.

통계상으로도 타임스퀘어는 하루 방문객 21만명, 평일 매출 20억원, 주말 매출 40억원, 총 매출액 2000억원을 달성하며 아직 분양단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든파이브와 여러 차례 비교되기도 한다.

문래동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씨는 “아이와 함께 서점에 나와 책도 보기 좋고, 남편과 함께 영화를 보러 나오기도 좋고, 가끔씩 친구들을 만나 식사를 하기에도 편해 자주 들른다”며 “문화생활을 즐기기에도 좋지만 타임스퀘어로 인해서 아파트 집값도 많이 올라서 더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래동 자이 아파트의 가격은 지난 9월 초와 비교해 3000만원~7000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타임스퀘어의 성공과 더불어 주변지역 상권도 덩달아 들썩이는 모습이다. 주변 지하상가와 재래시장 상인들은 국내 최대 쇼핑몰의 오픈이 자신들에게 독이 될까 우려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반기는 상황이다. 타임스퀘어 주변에서 떡갈비를 판매하는 노점상인은 “영등포역에서 내리는 사람들이 타임스퀘어 가려면 이 길을 다 지나다녀야 되니까 덕분에 사람이 많아졌다”며 “처음에는 노점상인들 다 잡아먹을까봐 걱정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타임스퀘어 오픈 전보다 장사가 잘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개장 초 성공여부가 불투명했던 타임스퀘어는 애초의 우려를 불식시키듯 순항하고 있다. 하지만 복합쇼핑몰로는 보기 드물게 남녀노소 전 연령층을 타깃으로 삼는 타임스퀘어에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다.

◆ 별들이 소곤대는 타임스퀘어의 밤

남쪽 출입구에는 이상한 팻말과 직원 1명이 대기하고 있는 작은 초소가 있다. 타임스퀘어 바로 옆, 붉은 불빛이 여전한 집창촌 때문이다.

타임스퀘어에서 영등포역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목과 남쪽 지하 주차장에서 나오는 길은 영등포 집창촌과 연결되어 있다. 이 길을 지나려면 어김없이 홍등가를 마주쳐야 한다. 또 타임스퀘어 7층에 있는 CGV극장 화장실에서도 집창촌을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다. 주변이 어두운 저녁이 되면 집창촌의 내부는 물론 손짓을 하는 여성들까지도 선명하게 보인다.

회사원 심모씨는 “아이들과 외식하러 나왔다가 놀란 적이 있다. 아이들끼리만 영화관에 간다고 하면 적잖이 걱정된다”며 “온 가족이 하루 종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더니 오히려 가족들을 당황시키는 공간이 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타임스퀘어측은 집창촌으로 향하는 통로를 24시간 통제할 뿐 구체적인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영등포구청은 내년에 수립되는 '서울시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영등포 집창촌 재개발을 포함시켜 달라고 서울시에 요청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시행될 확률만 높을 뿐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이 없다.

1950년대 헌병대와 육군 보급부대가 영등포역 앞에 자리 잡으면서 형성된 집창촌은 아직도 영등포 골목을 홍등으로 밝히며 첨단 쇼핑몰과 어색한 동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어색한 동거의 피해자는 타임스퀘어를 찾는 가족단위 고객들이다. 서울 서부권의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는 것을 반기던 고객들은 웃으며 들어왔다가 인상을 찌푸리며 나가는 상황을 되풀이하고 있는 셈이다.

jini8498@tf.co.kr
< 사진설명 : 1.타임스퀘어 남측 출구와 연결된 영등포 집창촌 / 2.타임스퀘어 전경 / 3.해가 지면 곧바로 영업을 시작하는 집창촌 / 4.늦은밤 집창촌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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