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억원 못받은 DL건설, 10일 공사 멈춰
건설업 전반 미수금 증가…신용평가업계 예의주시
DL건설이 지난 10일 경기도 평택시 화양지구 도시개발사업 기반시설 공사를 중단했다. 조합의 공사비 170억원을 미지급한 것이 공사 중단의 배경이다. /더팩트 DB |
[더팩트 | 공미나 기자] 경기도 평택시 화양지구 도시개발사업 기반시설 공사를 맡은 DL건설이 공사비 미지급 사태로 작업을 중단했다. DL건설뿐만 아니라 주요 건설사 상당수가 공사미수금 문제에 시달리고 있어 건설사들의 부실 우려와 공사 중단 사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DL건설은 평택 화양지구 도로 및 상수도 등 기반 시설 조성 공사를 진행 중이었으나 조합의 공사비 미지급을 이유로 지난 10일 작업을 작업을 중단했다. DL건설은 총공사비 1528억원 중 170억원을 지급하지 못했다.
DL건설은 DL이앤씨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도로, 상수도 등 기반시설 조성 공사를 수주했다. 2021년 8월 착공에 들어가 오는 8월 초 준공할 계획이었다.
평택 화양지구 도시개발사업은 경기 평택시 현덕면 화양리 일대 279만㎡ 부지에 2만여 가구를 수용하는 대규모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부지 면적만 서울 여의도와 맞먹는다.
이곳에는 올해 8월 휴먼빌 퍼스트시티(1468가구)를 시작으로 내년 3월까지 e편한세상 평택 라씨엘로(1063가구), e편한세상 평택 하이센트(916가구), 포레나 평택화양(995가구),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1571가구) 등의 입주가 예정돼 있었다.
DL건설은 공사비 지급이 지속적으로 미뤄지며 공사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DL건설 관계자는 "조합은 3월에 공사미수금을 지급하겠다고 했으나 이미 여러 차례 공사비 지급이 미뤄져서 더 기다리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또 발생할 수 있으니 조속한 미수금 지급과 향후 자금 조달 계획을 명확히 알려주며 작업을 재개하겠다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공사비 급증과 건설경기 부진으로 인해 최근 DL건설뿐만 아니라 주요 건설사 상당수의 미수금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10대 건설사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10대 건설사가 국내외에서 공사를 하고도 받지 못한 공사미수금이 17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말보다 7034억원(4.2%) 증가한 금액이다.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신동아건설의 공사미수금은 2022년 말 1056억원에서 2023년 말 2146억원으로 103.2% 증가했다. 서희건설도 지난해 3분기 누적 공사미수금이 3481억원에 달하며 전년 동기(2421억원) 대비 43.8% 늘었다.
신용평가업계도의 미수금 문제를 눈여겨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건설산업을 '비우호적', 신용등급을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건설산업에 대해 지방 및 비주택 미분양 현장을 중심으로 공사미수금 등 영업자산 회수가 지연되거나 PF우발채무 부실을 인식할 가능성 상존한다고 내다봤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분양경기 저하 및 추가 원가 발생 등에 따른 공사미수금 누적으로 건설사들의 운전자금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며 2025년 건설업계 실적전망을 '저하'로 신용등급 방향성을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