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원자력 수출 및 협력 원칙에 관한 기관 간 약정' 체결
美 웨스팅하우스 갈등 해소 및 관련 주 수혜 기대
한미 양국 정부가 원자력발전소 수출 협력에 나서면서 관련 종목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에너지부 회의실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부 장관이 임석한 가운데 '한·미 원자력 수출 및 협력 원칙에 관한 기관 간 약정(MOU) 체결식이 열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한미 양국 정부가 원자력발전소 수출 협력에 나서면서 관련 종목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정부가 차세대 원전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업계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 정부가 지난 8일(현지시각) 원자력 수출 및 협력 원칙에 관한 기관 간 약정(MOU)을 체결하면서 관련 주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증권가 의견이 제기됐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투자분석실은 하나구루아이 보고서에서 "한국과 미국 사이 원자력 수출·협력 업무협약 정식 서명에 투자심리 개선이 기대된다"며 오늘의 테마로 '원자력'을 꼽았다.
관련 종목으로는 현대건설과 한국전력, 비에이치아이, 한전KPS, 오르비텍, 한전기술, 우진, 지투파워, 우진엔텍 등을 제시했다.
하나증권은 "민간 원자력 기술에 대한 두 나라의 수출통제 관리를 강화하며 제3국의 민간 원자력 발전 확대를 위한 협력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체코 원전 수출에 걸림돌로 지적되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 분쟁도 이번 협정 체결로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양사는 한수원이 수출하는 한국형 원전에 자사의 원천 기술이 적용됐다며 웨스팅하우스가 지난 2022년 지적재산권 관련 소송을 제기한 이후 2년이 넘게 분쟁을 이어왔다.
하나증권은 "두 나라 정부 사이 협력 기조가 확인됐다"며 "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사이 분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번 MOU에서 양국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촉진하고, 최고 수준의 비확산과 원자력 안전, 안전조치·핵안보 기준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또 3국으로의 민간 원자력 기술에 대한 수출통제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한미 양국 정부가 원자력발전소 수출 협력에 나서면서 관련 종목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황주호 한국원자력산업협회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신년사를 말하고 있다. /장혜승 기자 |
한국 정부는 차세대원전 의지도 재확인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장관은 지난 1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원자력산업협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고온가스로(HTGR), 소듐냉각고속로(SFR), 용융염원자로(MSR) 등 차세대 원자로 개발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12·3 계엄과 탄핵사태로 현 정부의 원전생태계 복구 약속이 지켜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여야 국회의원들도 참석해 정국 혼란에서도 흔들림 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이철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은 "일부에서 정부 정책이 바뀌는 거 아닌가 우려하는 분도 있지만 한 번의 비용지출로 충분하다"며 "다시는 혼란이 없도록 더욱 소통하고 대화해서 원전생태계의 끊임없는 발전과 대한민국 원전의 발전이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지구촌 모든 인류에게 수혜를 줄 수 있는 주역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의원도 "(업계에서) 걱정하지 않도록 당내에서 충분한 역할하고 친원전 분위기가 강화될 수 있도록 애쓰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가 신한울 1·2호기 준공 및 신한울 3·4호기 착공 등으로 원전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해라면 올해는 원자력산업이 국가 경제 발전을 선도하고 나아가 국민 생활의 편익 증진은 물론 해외 판로개척 및 확대의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는 "탄핵 정국으로 (원전 정책 추진) 동력이 떨어질까 걱정은 되지만 그래도 문재인 정부 때처럼은 안 될 것"이라며 "원전 안전에 대한 국민들 인식도 시간이 지나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zz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