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출 없이 특별 편입만 실시
코스피 지수 PBR, 085배···여전한 'K-디스카운트'
19일 한국거래소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을 내달 20일 특별 변경할 예정인 가운데 해당 리밸런싱이 국내 증시 부양에 재료로 작용할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한국거래소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발표했던 밸류업 지수의 구성 종목 특별 변경을 추진하면서 최근 침체를 겪고 있는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을 내달 20일 특별 변경한다.
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 공시를 이행했거나 연내 공시를 계획 중인 기업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밸류업 공시기업 중심의 지수 운영 방침에 따라 밸류업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는 기업 중 일부를 지수에 조기 편입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 24일 지수 발표 전 밸류업 본공시 기업은 12개사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기준 34개사가 추가로 본공시를 했고, 25개사가 연내 본공시를 예고했다.
신규 편입 심사 대상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 내달 6일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이행한 기업이다. 편입종목 심사, 위원회 심위, 시장 공지 및 업계 준비 등을 위해 변경일 전 최소 2주의 기간이 필요해서다.
거래소는 특별 변경임을 고려해 상장지수펀드(ETF) 등 연계 상품 운용에 불편이 없도록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특별 편입만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편출은 내년 6월 정기변경을 통해 이뤄진다.
이에 따라 구성 종목이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으며, 내년 정기 변경 시 편출을 통해 100종목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는 기존 구성 종목이 조기 편출될 경우 해당 기업 및 투자자에게 예상치 못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결정이다. 특별 편입 종목 등 세부 내용은 변경일 전에 별도로 발표하기로 했다.
이번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 특별 변경으로 지난 지수 발표 당시 포함되지 않았던 종목들의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지난 9월 밸류업 지수 발표 당시 저평가주로 꼽혀온데다 대규모 주주 환원책을 발표했던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종목에 포함되지 않아 논란이 일었었다. 시장에서는 이들 금융주들과 함께 높은 수준의 주주 환원을 약속한 SK텔레콤, KT 등도 종목에 편입될지 주목하고 있다.
이들 금융주, 통신주 등뿐만 아니라 이번 특별 리밸런싱으로 국내 증시의 밸류업에 의지를 갖고 프로그램에 동참한 기업들이 편입될 것이기에 이번 리밸런싱이 최근 급격히 침체된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의 PBR은 지난 15일 기준 0.85배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지난 13일 이후 3거래일 연속 이어졌으며, 지난해 11월 1일(0.84배) 이후 1년 만에 기록한 최저치다.
코스피 지수 PBR은 지난 3월 21일에는 올해 처음으로 1배 수준을 상회했다. 또한 지난 7월 9~16일에는 1.03배까지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PBR이 최고점을 찍었던 7월 11일에는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2900선에 근접하기도 했다.
코스피 지수의 PBR이 1배를 하회한다는 것은 지수를 구성하는 전체 종목의 시가총액이 청산가치를 밑돈다는 뜻이다. 연초에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등 드라이브를 걸면서 우상향 곡선을 그렸던 코스피 PBR은 다시 저평가 상황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극심한 저평가 영역에 위치해 불안 심리 완화 만으로도 반등이 가능하다"며 "트럼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실적과 수급 불안이 정점을 통과하면서 기술적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18일 자동차, 금융, 인터넷, 이차전지 등 트럼프 정책 피해주의 동반 강세가 시사하듯이, 트럼프 트레이드의 심화 현상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 국내 증시에서는 주가 복원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코스피의 방향성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삼성전자가 지난 금요일 7%대 폭등한 데 이어 전일에도 5%대 급등세를 보이면서, 주가 레벨다운 고착화라는 최악의 사태는 모면한 상황"이라 진단했다.
이어 "여기서 삼성전자 수급 상 외국인이 지난 금요일 1280억원 순매수에서 1600억원 순매도로 다시 전환했다는 점은 주가의 추가 반등에 대한 의구심을 유발할 수는 있으나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증시의 전반적인 진입 메리트는 여전히 높은 구간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