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연대 대표 돌연 '사퇴'···주주 간 파열음
임종훈 대표, 주주 민심 잡기 나서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 가운데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대표가 사퇴하는 등 소액주주 간 파열음이 일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한미사이언스가 임시주총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캐스팅보트로 여겨지는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들의 표심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최근 소액주주들 간에 파열음이 일었고, 경영권 분쟁에서 대립하고 있는 '3자 연합(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측과 '형제(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측은 여론전에 나선 모습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이달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임시주총에서는 이사회 정원을 기존 10명에서 11명으로 확대하는 안건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한미약품그룹은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의 3자 연합과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등 형제 측이 그룹 전체 경영권 향방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형제 측이 현재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3자 연합은 전문 경영인 체제 도입을 주장하며 지주사 이사회 재편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 9명 가운데 형제 측 이사가 적어도 5명으로 3자 연합 측보다 수적 우위에 있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모두 통과된다면 3자 연합 측이 그룹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대주주 3자 연합 측이 48.13%, 형제 측이 29.07%를 차지하고 있다. 3자 연합 측의 지분이 더 커 우세한 상황이지만 업계에서는 소액주주와 국민연금 등 지지 여부에 따라 상황이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소액주주들의 전체 지분은 23.25%이며, 국민연금은 6.05%를 보유 중이다.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의 캐스팅보트가 된 소액주주의 표심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소액주주들 간 파열음이 관측돼 어느 쪽을 지지하게 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준용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지난 6일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통해 "주주대표에서 공식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연대 이름으로 3자 연합을 공개지지한다고 밝혔다가 주가 급락 등을 이유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 2일 지지를 철회했다. 소액주주연대가 3자연합을 지지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 등에 지난 1일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24.08%, 한미약품은 4.37% 하락했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에 모인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는 총 2.26% 지분을 보유했으나 3자연합 지지 선언 이후 주주들의 탈퇴가 이어지며 지분율이 1.96%로 줄어들었다. 앞서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는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등 형제 측을 지지하며 경영권을 확보하는데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다.
소액주주들 간의 분열 속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지난 7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한미그룹 밸류업 및 중장기 성장전략'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주들의 민심 얻기에 나섰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주요 전략 과제로 인수·합병(M&A) 및 공동 판매(코프로모션)를 통한 신규 치료영역 확대, 혁신 신약 연구개발(R&D) 역량 개선, 원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확대, 유럽 및 북미 등 신규 시장 개척 등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약 8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8년 매출 2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임 대표는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 결과와 관계 없이 저를 중심으로 한 경영 체제가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 달 19일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진 재편을 통한 새 리더십이 구축될 것"이라면서 내년과 2026년 정기주주총회 등을 통해 경영권을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내년 3월 정기주총 시 3자 연합 측 이사진으로 분류되는 이사진 3명의 임기가 만료되고 2026년 주총에서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또한 임 대표는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정관 변경을 할 수 없다면서 이사진이 5대 5 동수로 재편돼도 자신을 중심으로 한 체제는 2027년까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3자 연합은 한미사이언스가 발표한 성장 전략에 대해 "한미사이언스의 실적 등을 보면 해당 발표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자금 약 8000억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설명이 필요하다. 임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실적에 관해 설명하고 회사의 정상적 경영에 협조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