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스만 디자인 개발 이야기 공개…기아 브랜드 가치 최우선
지난 29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4 제다 모터쇼' 기아 부스에서 브랜드 최초 픽업트럭 '타스만'이 공개된 가운데, 디자인을 총괄한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디자인 담당 부사장이 타스만 디자인과 관련된 철학과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기아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기아 최초 픽업트럭인 타스만에 대해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디자인 담당 부사장은 기아의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기아의 특수 목적 차량 개발과 '봉고'의 역사를 타스만에 녹여냈다고 밝혔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사우디 제다 모터쇼 현장에서 카림 하비브 부사장이 기자들과 만나 타스만 디자인 개발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들어봤다.
Q. 타스만 디자인 개발 과정에서 어떤 에피소드들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A. 전체 개발과정이 굉장히 재미있었는데 첫 픽업트럭이고, 마켓에 새로 진입하는 순간이다 보니 픽업은 마켓에서 요구하는 것이 많고 충성고객과 좋은 경쟁차들도 많아서 배울 점 많은 개발 과정이었다. 그리고 저희는 첫 진입이다 보니 (디자인적으로) 뭔가 다르고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하고자 했으며 동시에 픽업으로서 유저들이 수용하고 인정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Q.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나 송호성 기아 사장 등 경영진과의 소통은 어땠는지?
A. 정의선 회장이나 송호성 사장 모두 디자인센터에 많은 신뢰를 해주고 이루고자 하는 바에 대해서 매우 경청 해준다. 때로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봐라" 또는 "어떤 게 더 추가되면 좋겠다" 등의 제안을 많이 한다.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많은 것이 변할 수 밖에 없지만 바깥에 전시된 스케치를 봐도 원래 아이디어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Q. 타스만 개발은 어디서 어떤 영감으로 시작됐는지 궁금하다.
A. 첫 번째 영감은 기아의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그래서 저희의 영감의 기초가 되는 첫번째는 브랜드 가치다. 브랜드 가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진보적인 것'과 '경건한 것', '단순한 것', '책임감 있는 디자인'이다. 저희가 새롭게 세그먼트에 진입했을 때 인정받기 위한 픽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통적이면서 정직한 픽업을 만드는 것에 중요성을 뒀다. 디자인 스케치를 보면 엔진, 승객실, 적재함 베드 등 세가지 박스를 볼 수 있다. 측면에서는 더 구분돼 잘 보이는데, 위에서도 캐빈이 더욱 뚜렷하게 보여진다. 그래서 저희 영감은 세가지 박스의 총합이었다.
Q. 현대차·기아를 통틀어 처음 출시되는 픽업트럭인데, '기아의 픽업'이라는 하나의 대표적 이미지를 구축을 위해 어떤 부분을 가장 염두에 두고 디자인했는지.
A. 우리는 타스만을 현대차그룹의 첫 픽업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타스만의 캐릭터만 봐도 기아 브랜드의 특징들이 굉장히 잘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기아는 특수 목적 차량을 개발해온 긴 역사가 있다. 상용차인 '봉고'만 해도 한국에서도 굉장히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차고 또 업무 용도로도 굉장히 인정받은 그런 차량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긴 히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타스만이 기아의 가치와 캐릭터를 잘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Q. 타스만의 오프로드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디자인적인 요소는 무엇인지?
A. 우선 펜더 디자인으로 오프로드에 특화된 디자인을 했다. 전통적으로는 픽업에서 펜더는 휠을 둥글게 감싸고 있는데 우리는 조금 더 수평적인 구조 디자인을 원했고, 휠에 조금 더 많은 공간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런 특성으로 오프로드적인 면을 더 강조한다고 생각을 하고, 또 유틸리티를 강조했는데 헤드램프, 연료 캡과 외부 적재 공간을 모두 결합함으로써 그런 기능적인 요소를 부각시켰다.
29일(현지시간) 기아가 브랜드 최초의 픽업트럭 '더 기아 타스만'을 '2024 제다 모터쇼'를 통해 공개했다. /김태환 기자 |
Q. 패밀리카적인 측면에서도 적용한 디자인 요소가 있나?
A. 패밀리카라는 표현보다는 승객 편의성에 집중했다. 우선 레그룸은 동급 최고 수준으로 자리가 넓으며, 2열 시트도 뒤로 젖힐 수도 있어서 장거리 주행에 매우 좋다. 또 뒷자리 시트 바닥을 들어올리면 하단에 컨테이너 적재 공간이 있다. 그런 면에서도 굉장히 사용자 편의성을 강조하는 디자인이다.
Q. 픽업 트럭 단점인 2열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디자인적 노력이 돋보이는데,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A. 우선 적재 공간에 많은 중점을 뒀다. 컵 홀더 공간이라든지 콘솔에서의 적재 공간 그리고 시트 아래의 공간을 고려했다. 앞서 언급했 듯 시트가 뒤로 젖혀지는 앵글 각도까지 고려했다. 또한 2열 시트 아래 대용량 트레이 공간도 만들었다. 컨테이너를 아예 제거하면 자전거도 실을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유틸리티를 신경 썼다.
Q. 향후 전기차 버전도 나올 것 같은데, 전기차 버전 디자인 방향성에 대해 살짝 힌트 준다면?
A. 디자인이 아니라 상품 쪽에 문의해야 할 질문이다. 하지만 EV 라인업에서 보면 기아는 EV를 잘 만들기 때문에 기회가 생기면 좋은 EV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Q. 최근 쏘렌토, 카니발 등 SUV 모델들의 그릴 비중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타스만 전면부 그릴은 몸집 대비 비중이 작고, SUV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그릴이 강조되지 않는 느낌이다. 전면부에서 그릴을 강조하지 않은 이유는?
A. 강력한 인상을 만들기 위해 그릴을 크게 만드는 것은 손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쏘렌토와 카니발 같은 경우 그릴이 커지는 것은 자연적인 진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타스만의 경우 그릴을 더 크게 만드는 것보다 (차량) 전면부의 볼륨이 더 크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디자인 목표였다. 단순히 화난 인상보다는 강인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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