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거리에서 K3·K5·엘란트라·쏘나타 등 다수 주행
쏘렌토·싼타페도 '인기'…두바이선 제네시스 G90도
2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기아 K5를 활용한 현지 택시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사우디 제다=김태환 기자 |
[더팩트 | 두바이=김태환 기자] 산유국으로 유명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제2도시 '제다'와 아랍에미레이트 최대 도시 '두바이'에서는 어떤 한국차들을 탈까. 현지인들은 경제성이 뛰어난 소형 세단인 엑센트와 페가스, 준중형 세단인 K3와 엘란트라를 많이 선호했다. 영업용 택시로는 내구성이 검증된 쏘나타와 K5가 주를 이루었으며 싼타페, 쏘렌토와 같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역시 곳곳에서 목격됐다. 부자도시 두바이에서는 제네시스의 SUV GV80과 플래그십 세단 G90이 발견되기도 했다.
<더팩트>는 10월 28일(현지시간)부터 10월 30일(현지시간)까지 사우디 '2024 제다 모터쇼' 취재를 하는 도중, 이동하면서 만나본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차량을 확인해 봤다.
사우디는 중동 지역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약 5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2018년 총 9만8132대를 판매했지만, 지난해 기준 17만2004대로 약 75% 가까이 판매가 증가했다.
2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한 공터에 기아 쎄라토(K3)가 주차돼 있다. /김태환 기자 |
사우디 제2의 도시이자 이슬람 '메카'로 인해 순례자들이 북적이는 도시 제다에서는 도로 곳곳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생산한 차량을 목격할 수 있었다. 특히 세단이 많이 목격됐는데, 현대차의 엑센트, 기아의 페가스와 같은 소형 세단이 주를 이루었다.
산유국이라 기름값이 저렴한데도 경제성이 높은 소형 차종을 선택한 것과 관련해 현지 가이드는 "일부 왕족들이 잘 사는 것이지 평범한 서민들은 수입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택시모델을 통해 내구성을 입증한 중형 세단 현대 쏘나타와 기아 K5는 택시 모델로 많이 목격됐다. 심지어 제다 모터쇼 기자단이 투숙을 위해 방문한 호텔에서는 투숙객이 택시를 부르자 서울에서 보던 것과 똑같은 흰색 LF쏘나타 뉴라이즈 모델이 택시로 왔다. 이후 또 들어온 택시는 가장 최신 쏘나타인 DN8 페이스리프트 버전이 들어오면서 '여기가 한국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준중형 세단인 K3와 엘란트라(아반떼) 역시 많이 목격됐다. 사막의 뜨거운 기온과 더불어 모래폭풍이 몰아치는 기후 특성상 내구성이 높은 차량이 인기가 많고, SUV와 픽업트럭에 대한 선호도도 높다고 현지 가이드는 설명했다.
SUV로는 중형 크기의 싼타페, 쏘렌토가 종종 목격됐으며, 간혹 현대차 투싼이 지나다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다 해안가 지역 부촌으로 가면 아제라(그랜저) 신형 모델이 종종 목격되기도 했다.
2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거리에서 현대자동차 아제라(그랜저)와 쏘나타(YF)가 주차돼 있다. /김태환 기자 |
귀국하기 전 항공기 경유를 위해 방문한 아랍에미레이트 최대 도시 두바이에서는 의외로 '슈퍼카'들이 즐비한 풍경이 아니었다. 두바이 중심부를 관통하는 16차선 고속도로 '셰이크 자예드 로드'에서도 아침과 낮시간, 퇴근시간과 밤에 각각 30분~1시간 주행하면서도 슈퍼카는 단 한대도 목격되지 않았다. 오히려 오토바이부터 소형차, 중형차, 대형차, 고급차가 뒤섞여 있는 '자동차 박물관' 같은 느낌이었다.
이와 관련해 현지 가이드는 두바이에서도 사우디처럼 부자는 극소수이며 나머지 사람들은 수입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바이는 시민권을 가진 국민과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장기 비자를 얻은 외국인 사업가, 일자리를 위해 유입된 인도·파키스탄 계열 외국인 노동자들로 구성돼 있다.
두바이 역시 시민권자들과 더불어 돈세탁을 위해 현지에 사업체를 차린 외국인 기업가들이 부를 독차지하고 있다. 인구 구성에 있어 두바이 시민권자는 전체 두바이 인구의 약 10%, 외국인 사업가들이 10%, 노동 계층이 70~80%로 구성돼 있다고 현지 가이드는 설명했다.
3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 셰이크 자예드 로드에서 현대자동차 쏘나타를 활용한 택시가 주행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
특히 사우디에서는 오토바이가 거의 목격되지 않았는데, 두바이에서는 배달 오토바이들의 꽤 많이 목격되기도 했다. 최근 타라밧(Talabat)이라는 배달 앱이 론칭되면서 오토바이 배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반영된 결과다.
한국 차들은 중형 세단과 SUV, 고급세단이 대부분이었다. 사우디 제다에서는 많이 목격됐던 소형 세단 차량들이 상대적으로 적어, 두바이가 확실히 '부자 도시'라는 것이 느껴지기도 했다.
아울러 한국 기업과 사람들에 대한 긍정 이미지가 자동차 판매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현지 가이드가 귀띔해 줬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부르즈 칼리파'를 삼성물산에서 건설하고, 담수화 설비는 두산중공업이 만들었다. 또 쌍용건설은 '아틀란티스 더 로열 호텔'을 건설하고 인공섬 팜 주베이라에 위치한 랜드마크 호텔 '주메이라 에미리트 타워 호텔'을 시공했다.
건설사들이 두바이 현지에서 다양한 랜드마크와 시설들을 빠르고 튼튼하게 지어주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차량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3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 셰이크 자예드 로드에서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세단 G90이 주행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
두바이에서 세단은 쏘나타와 K5가 택시로 주로 보였다. 두바이는 현대차와 계약을 체결하고 쏘나타 택시를 본격 도입하기로 했다. 현지 도로에서 택시를 보면 토요타 코롤라와 캠리,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 K5 등 4개 차종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일본차와 한국차 비중은 6대 4 정도였다.
SUV도 곳곳에서 목격됐는데, 기아 스포티지, 현대차 투싼 등 준중형 크기의 차량이 주로 보였다. 카니발과 같은 미니밴도 곳곳에서 보였다. 특히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SUV GV80과 플래그십 세단 G90도 목격됐다. 부자 도시인 만큼 고급차에 대한 수요가 높아 보였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는 아랍에미레이트에서 2018년 1만2643대의 차량을 팔았고, 지난해에는 2만2145대를 판매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