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엘리트, 스포츠 상품·기업 유니폼 신사업 추진
까스텔바작 실적 개선, 해외 사업 성과 등 숙제도
패션그룹형지 창업주 2세 최준호 부회장(왼쪽 위)의 그룹 내 역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신사업, 해외 사업 등 최 부회장의 경영 청사진이 주목된다. 사진은 인천광역시 송도 패션그룹형지 본사. /패션그룹형지 |
[더팩트|우지수 기자] 패션그룹형지의 2세 경영인인 최준호 부회장 체제가 힘을 얻고 있다. 최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선 뒤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 부회장은 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직을 맡으며 신사업, 해외 시장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준호 부회장은 그룹 부회장과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작 대표에 이어 지난달 30일 형지엘리트 대표이사까지 맡게 되면서 그룹 내 역할이 커지고 있다. 기존 형지엘리트 대표이사는 최병오 회장이었는데, 이번 인사로 장남 최 부회장이 대표직을 이어받게 됐다.
최준호 부회장은 지난 2년 동안 형지엘리트 사장으로서 주요 전략을 진두지휘하며 성과를 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실적이다.
형지엘리트는 지난 회계연도 기준 역대 최대 매출액을 달성하며 그룹 핵심 계열사가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형지엘리트의 제23기 회계연도(2023년 7월~2024년 6월) 매출액은 1327억원으로 전 회계연도 대비 40%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2% 오른 70억원이다.
최 부회장은 형지엘리트의 신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저출산 영향으로 학령인구가 줄어 학생복 시장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보고 '스포츠 상품'과 '기업체 유니폼' 부문을 키우는 중이다.
최 부회장이 직접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 스포츠 상품 사업은 야구, 축구 등 프로 구단 유니폼을 제작해 판매하는 사업이다. 현재 SSG랜더스, LG트윈스, 한화이글스, 롯데자이언츠 등 야구단과 협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최 부회장이 직접 스페인 축구 구단 FC바르셀로나와 계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 스포츠 사품 사업은 제23기 회계연도 기준 매출액 211억원을 달성했다. 전 회계연도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이 기간 B2B(기업간거래) 의류 공급 사업인 기업체 유니폼 사업의 매출액도 78% 늘어난 604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본업인 교복 사업의 매출액 성장률이 2.8%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신사업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달 형지엘리트 대표이사직에 앉은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오른쪽)은 스포츠 상품, 기업체 유니폼 등 학생복 외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최준호 부회장과 에르네스트 알리베스 이 세르보사 FC바르셀로나 리테일 본부장이 유니폼 제작 계약 체결 후 기념 촬영하는 모습 /형지엘리트 |
최 부회장은 형지엘리트의 해외 학생복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형지엘리트가 중국에서 설립한 합자법인 '상하이엘리트의류유한회사(상해엘리트)' 매출액은 제23기 회계연도 기준 183억원으로 전기 대비 15% 올랐다. 회사 측은 지난 8월 기준으로 연간 납품 목표의 100%를 이미 달성한 만큼 올해 연말에는 매출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형지엘리트에서 성과를 보인 최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형지엘리트 중국 상해 법인을 직접 방문한 최 회장은 "최근 형지엘리트 대표이사로 바통을 이어받은 최준호 부회장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더 잘할 수 있게 중국 현지 법인을 격려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룹 내 최 부회장의 역할이 커지면서 그가 대표를 맡고 있는 까스텔바작의 경영 개선 과제도 부각되고 있다. 까스텔바작은 지난 2014년 패션그룹형지가 사업권을 인수한 프랑스 골프웨어 브랜드다. 이 브랜드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6% 감소했고 18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지난 2021년 설립된 미국 법인 까스텔바작USA도 성장이 더디다. 까스텔바작USA는 아직 매출액을 발생시키지 못했고 3년 넘게 쌓인 누적 순손실은 8억5000만원이다. 태국 사업과 지난 2018년 개점한 대만 매장도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까스텔바작 관계자는 "미국 시장의 경우 세계적인 경기 불황 및 국제 정세 등에 따라 신중하게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 진출한 중국, 대만에 이어 아세안을 중심으로 유통시장을 확대하며 아세안 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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