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 실패…케이뱅크 "IPO 조속히 재추친"
케이뱅크가 수요 예측 부진 탓에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기업공개(IPO) 도전에서도 실패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이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정소양 기자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케이뱅크가 유가증권시장 입성에 또다시 실패했다. 수요 예측 결과가 부진하게 나온 탓이다. 케이뱅크는 내년 초 재도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 기업공개(IPO) 도전에서도 고배를 마시며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8일 공모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케이뱅크는 철회신고서를 통해 "최근 실시한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 결과에서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수요를 확인하지 못해 금번 공모를 철회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케이뱅크는 올해 초 IPO를 선언,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은 뒤 9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준비해 왔다.
두 번째 IPO 도전에서도 고배를 마시며 최우형 행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앞서 2022년 상장 예비인가를 받았지만 코로나19 유행 등으로 IPO 시장이 침체하자 케이뱅크는 지난해 2월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번 철회 원인이 온전히 케이뱅크에 있었던 만큼 '삼수' 도전은 쉽지 않으리란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이번 IPO 실패 원인도 부풀려진 기업가치에 있다. 케이뱅크는 주당 희망 공모가로 9500∼1만2000원을 제시했는데, 이번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은 희망 공모가 범위(9500~1만2000원)의 하단가격보다 낮은 금액을 써냈다. 이번에 발행된 신주를 포함한 케이뱅크의 총 발행주식 수는 4억1696만5151주로, 희망 공모가 범위 하단가격을 적용하면 시가총액이 4조원을 넘어서지 못한다.
케이뱅크는 내년 초 다시 상장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더팩트 DB |
업계 안팎에서는 케이뱅크가 IPO에 성공하기 위해선 반드시 업비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비트 의존도를 많이 낮춘 케이뱅크지만,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케이뱅크의 총예금 중 업비트 예치금(3조2000억원) 비율은 2021년 말 53%에서 점차 줄어 올해 상반기 말 17% 정도다. 예치금 비중도 2021년 절반이 넘었으나 전체 수신규모 22조 가운데 3조2000억원 정도로 줄어든 상황이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업비트 예치금 이자율이 연 0.1%에서 2.1%로 뛰어 이자 부담이 늘어난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업비트 예치금 3조20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케이뱅크의 연간 이자부담은 640억원이다.
최우형 행장은 이같은 우려에 대해 "전체 수신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굉장히 줄어들었고, 이자율이 올라간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비즈니스로 만회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준형 케이뱅크 전략실장도 "SMB·소호 담보 대출을 출시한 상태"라며 "이 부분에서 최소 4~5조 수준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비트 부분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추가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은 실질적으로 케이뱅크가 업비트 없이도 성장 가능한 모습을 보여줘야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수요 예측이 빗나간 것은 몸값이 과대평가 됐다는 지적과 일맥상통한 것 아니겠나"라며 "케이뱅크가 자신만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줘야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케이뱅크는 상장 과정에서 받은 기관투자자의 의견과 수요예측 반응을 토대로 공모구조 등을 개선해 내년 초 다시 상장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공모구조 등을 개선해 조속히 다시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상장 과정에서 올바른 기업가치를 인정받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