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늘어나면 고려아연 재무구조 더 큰 리스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예원 기자 |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글로벌 독립 투자 리서치 플랫폼 스마트카르마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에 대해 위험성을 경고했다.
더글라스 킴 스마트카르마 애널리스트는 지난 5일 '최씨 일가가 제안한 대규모 차입 후 고려아연의 재무구조와 부채 비율에 대한 영향(Impact on Korea Zinc's Balance Sheet and Debt Ratios Post Massive Debt Raise Proposed by Choi Family)'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최윤범 회장이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 인상하려고 부채를 더 높일 수 있겠지만, 이는 고려아연의 재무구조에 더 큰 리스크를 부과하는 것"이라며 "고려아연 소액주주들을 위한 최선의 이익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더글라스 킴 애널리스트의 이날 보고서는 MBK파트너스·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항해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주당 83만원)에 나선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 마감일인 MBK파트너스·영풍의 공개매수가 인상(주당 75만원→83만원)에 따라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가를 다시 올릴지 여부에 대한 해설이다.
더글라스 킴 애널리스트는 "MBK파트너스가 같은 공개매수 가격을 제시해 기존 투자자들에게 회사를 대규모로 활용하기로 한(회사가 대규모 차입을 하기로 한) 최씨 일가의 결정이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평가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부여했다"며 "소액주주들은 공개매수 후에도 주주로서 오너십을 유지할 것이고, 그들은 회사가 더 잘되기를 바랄 것이다. 그런데도 회사가 부채를 과도하게 끌어 쓴다면 이는 회사의 신용 비율이나 재무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며, 고려아연 본연의 사업 능력 강화에도 지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최 회장 측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위한 2조7000원 규모의 7%대 고금리 차입을 단행할 경우 고려아연의 이자보상비율과 주가 등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제기했다.
더글라스 킴 애널리스트는 "최대 7% 고금리의 2.7조원 대규모 차입으로 인한 연이자 비용 1890억원이 추가되면, 올해 말 예상 이자 비용만 2390억원이 돼 고려아연의 이자 보상 비율(Interest Coverage Ratio – EBITDA/Interest Expense)은 기존 27.4배에서 5.7배로 급격하게 줄어든다. 이자 보상 비율은 회사가 이자를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느냐는 것으로 회사의 현금창출능력이 충분한지에 대한 지표 중 하나다"면서 "이런 시나리오에서는 고려아연의 주가는 공개매수가 종료되면, 50만원에서 60만원 선으로 재조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더글라스 킴 애널리스트는 보고서 말미에 쌍방 공개매수로 격화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각을 담았다. 그는 "현재 주당 83만원에서는 투자자 대부분이 MBK 파트너스를 편들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