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그룹·김군호 전 대표이사 갈등
오는 10월 31일 임시주총 예정
에프앤가이드의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10월 31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발현될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경영권 갈등 결과의 키로 작용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 |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금융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창업자와 최대주주 간 경영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약 30%의 주식을 가진 소액주주의 표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대주주 측이 약 25%의 주식을 더 갖고 있는 상황 속에 소액주주들의 결정으로 경영권 분쟁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에프앤가이드는 오는 10월 31일 오전 10시 임시주주총회를 연다고 지난달 20일 공시했다. 이날 의안의 주요내용은 권형석 화천기계·화천기공 대표이사 총괄 사장, 권형운 화천기계 대표이사 사장,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이사 사장, 김현전 동양생명보험 부사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이다. 서명석 전 대표이사 사장과 김현전 부사장은 에프앤가이드의 2대주주인 김군호 전 에프앤가이드 대표이사 측이다.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을 충족한 자 중 다득표 순서에 따라 2명이 선출된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날 임시주총에서 올해 6월 반기보고서 기준 29.32%의 주식을 가진 소액주주의 표심이 화천그룹 측과 김 전 대표이사 간 경영권 분쟁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화천그룹은 에프앤가이드의 최대주주인 화천기공(12.19%)과 특수관계인인 화천기계(9.91%)를 통해 에프앤가이드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김 전 대표이사는 11.5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아울러 화천그룹 측은 최근 장내매매와 전환사채 전환으로 지분율을 늘려 현재 에프앤가이드 주식을 48.03% 확보한 상태다. 김 전 대표 측은 23.12%의 지분만 보유한 상황이다.
화천그룹과 김 전 대표이사 간 경영권 다툼은 약 20년 간 재무적 투자자(FI)로 있던 화천그룹이 지난해부터 사내이사 선임 등을 요구하며 본격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에프앤가이드는 지난 2000년 삼성그룹 사내벤처로 시작했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인 김 전 대표는 에프앤가이드를 2004년 삼성그룹에서 인수하면서 화천그룹과 손을 잡았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화천그룹 3세인 권형석 화천기공 대표는 유병진 사내이사 선임 등의 안건 통과를 위한 임시주총 소집 허가 소송을 법원에 냈고 김 전 대표는 이후 2주 만에 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1년 뒤 올해 9월 2일에는 권형운 화천기계 대표가 본인과 형인 권형석 대표를 에프앤가이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임시주총 소집 허가 소송을 냈다. 이에 김 전 대표는 9월 11일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와 김현전 동양생명보험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할 것이라며 임시주총 소집 허가 맞불 소송을 제기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김 전 대표 측은 임시주총 개최 2주 전인 10월 16일쯤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를 공시하고, 같은 달 18일부터 30일까지 집중적으로 소액주주 설득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화천그룹 측인 화천기계는 9월 26일 에프앤가이드 주식 35억8205만5550원을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한 투자의 목적이라고 명시했지만 임시주총 또한 고려했다는 의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