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 침체 우려 부각 등 영향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 달 기준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거래대금은 감소하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올해 글로벌 증시를 주도한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등장으로 꾸준히 거래 규모를 늘려가던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가 최근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면서 지갑을 닫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8월 12일~9월 11일) 해외 주식 투자자의 미국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7월 12일부터 8월 11일까지 거래대금(546억270만달러, 73조1600억원) 대비 25.40% 감소한 407억3000만달러(54조5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서학개미 거래대금이 4분의 1가량 감소한 배경으로는 8월 초부터 이어진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와 미국 고용지표 부진 등이 겹치면서 이 기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등 미국 주요 지수나 엔비디아, 애플, 테슬라 등 서학개미들이 선호하는 종목들의 주가가 급락한 게 원인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서학개미들의 최근 거래대금 감소를 관망세에 따른 일시적인 결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투자자들이 그간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이어진 탓에 시장에서 발을 뺐고, 투심을 돌릴만한 뚜렷한 경제지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지갑을 열지 않았다는 해석에서다.
1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른 증시 반등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뉴욕 증시는 8월 CPI가 시장 전문가 전망치(2.6%)를 밑돈 것이 확인되자 미국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올해 서학개미들의 투심을 크게 불러일으킨 엔비디아 역시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9.44% 내리다가 11일 장에서 8.15% 급등해 CPI 결과를 반겼다.
증권가에서는 서학개미들의 거래대금이 다시 살아날 시기로 미국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FOMC는 시장을 달래주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